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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빅4'의 신입 회계사 독식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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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0-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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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삼일·삼정·안진·한영은 회계 업계의  '빅4' 다. 이들 대형 회계법인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198명의 회계사를 선발했다. 지난해보다 21.5%(212명) 증가한 규모다. 그럼에도 빅4는 구인난을 토로한다. 뽑은 수만큼 퇴사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근무 강도에 비해 낮은 보수를 퇴사 원인으로 꼽는다. 빅4 회계법인 감사본부에 근무하는 6년차 회계사 A씨는 "연봉이 낮더라도 업무 강도가 그에 비례하면 회사에 남을 것"이라며 "업무강도는 높은데 보상이 적절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빅4 기준 신입 회계사의 연봉은 4500만원(세전, 성과급 포함)가량이다. 5년차 이후의 상승은 타 업종보다 가파른 편이다. 문제는 이 5년을 버티는 게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빅4 소속 공인회계사 경력 현황을 뜯어보면 이런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6월말 기준 삼일회계법인 소속 전체 회계사 1880명 가운데 경력이 5년 미만 회계사 수는 전체의 46.60%에 달하는 876명이다. 삼정회계법인은 이런 비중이 60.76%나 된다. 안진회계법인도 절반이 넘는 56.28%, 한영회계법인은 가장 높은 61.96%에 달했다. 대체로 1년 이상 3년 이하 경력을 가진 회계사 비중이 가장 컸다.

빅4는 이런 인력구조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품질 인력을 써야 감사품질이 높아지지만 빅4는 매년 수습 회계사를 데려다 공백을 적당히 때우고 감사업무에 대해 알 만하면 내다 버리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감사품질은 개선되지 않고 굵직한 회계사고를 줄줄이 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부감사법 개정과 표준감사시간제 시행,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 등으로 회계사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선 회계사의 이탈을 방조하는 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단순히 회계사 채용만 늘리는 관행은 회계 사고를 부추길 뿐이다.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을 통해 감사시간을 이전보다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영리추구 극대화에 따른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감사여건은 또다시 악화할 소지가 크다. 회계사는 자타공인 '자본주의 파수꾼' 아닌가. 회계업계가, 특히 빅4가 영리추구만을 위한 집단에 머물러선 안 된다.

 m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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