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일 장군 후손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 기증

등록 2018.10.23 14:32:1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기도박물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추진

여진족 토벌 그린 '장양공시전부호도' 등 10점 기증

【수원=뉴시스】김경호 기자= 용인 이씨 판관공파 장양공 이일 장군의 여진족 토벌을 그린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

【수원=뉴시스】김경호 기자= 용인 이씨 판관공파 장양공 이일 장군의 여진족 토벌을 그린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

【수원=뉴시스】김경호 기자= 경기도박물관이 이일 장군 후손으로부터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 등 유물을 기증받았다.

 경기도박물관은 21일 용인 이씨 판관공파 장양공 이일 장군 종손 이종한씨로부터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 등을 포함한 10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장양공시전부호도'는 이일 장군의 여진족 토벌 작전을 그린 그림이다. 현재 이와 같은 전쟁기록화는 남아있는 것이 드물다. 당시의 군 복식, 무기, 군사 작전 등을 유추해 볼 수 있어 매우 귀중한 문화재로 평가된다.

 이일 장군(李鎰 1538-1601)은 용인 출신으로 21세의 나이에 1558년 무과에 급제했다. 여진족의 니탕개 반란(1583)과 녹둔도 침입(1587)이 있자, 1588년 두만강 건너편에 있는 북간도 지역의 시전부락을 토벌해 300여호를 불사르고, 적의 목 500급을 베는 전과를 올리는 등 북방 방어와 여진족 토벌에 공이 많다.

 임진왜란 당시 세자인 광해군을 도와 왜적을 방어하는데도 기여했다. 용인 처인구 모현면에는 삼도순변사(三道巡邊使) 무용대장(武勇대장) 장양공(壯蘘公) 이일 장군묘가 있다. 용인 향토유적 21호로 지정돼 있다.

 '장용공정토시전부호도'는 함경북도 병마절도사였던 이일 장군이 이 지역을 자주 침략했던 여진족의 시전부락에서 소탕하는 전투 장면을 그린 전쟁 기록화이다. 화면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맨 위에는 전서체로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라는 제목이 쓰여 있다. 화면 가운데에는 여진족을 토벌하는 전투 장면을 그렸다. 맨 아랫단에는 당시 이 전투에 참여했던 이일 장군을 비롯해 휘하 장병들의 계급과 이름이 있는데, 우화열장(右火烈將)으로 이순신의 이름도 보인다.

 전투 장면 그림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부감법으로 그렸다. 산과 강 등의 지형과 살벌한 전투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린 화면에서 당시 조선 기병이 사용한 갑옷과 투구, 칼과 창뿐만 아니라 양익 포위진법이라는 전술이 펼쳐지는 모습 등 생생한 전투 상황을 알 수 있다.

【수원=뉴시스】김경호 기자= 이일 장군의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의 세부 그림.

【수원=뉴시스】김경호 기자= 이일 장군의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의 세부 그림.

원래의 그림은 용인 이씨 종중에서 선조의 업적을 기리고 후대에 전할 목적으로 그린 것이다. 이일 장군의 손자인 경상좌수사 이견(李汧 1616-1668)이 화공에게 몇 점을 그리게 해 여러 후손들에게 나누었다. 세월이 지나 한 점 밖에 남지 않게 되자, 이일 장군의 8세손인 소장 이재관이 1849년에 다시 3점을 모사했다. 이 그림은 현재 육군박물관과 후손에게 각각 1점씩 전하고 있는데 이번에 후손이 소장하고 있던 그림을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기증자 이종한씨는 이일 장군의 직계 종손으로, 2013년 경기도박물관에서 열린 '경기명가 기증유물 특별전, 천년의 뿌리-용인이씨' 전시를 계기로 박물관에 위탁했으며, 이번에 완전히 기증했다.

 이종한씨는 "유물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보존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가족회의를 열어 기증을 결단하게 됐다"며 "돌아가신 아버님도 아마 잘 했다고 하실 것 같다" 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경기도박물관은 유물의 훼손이 심한 편이어서 빠른 시일 내에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보존처리 뒤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유물의 문화재적 가치가 큰 만큼 전문가 평가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