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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을 자세히 보라"...이동표 화백 '실향 노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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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0-23 16:28:26
김종영미술관, 미술계 귀감 원로작가 선정 초대전
'달에 비친' 전...'통일이다. 고향가자' 연작 등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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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통일이다. 고향가자. 130x160cm 2013 아크릴. 130x160cm 2013 아크릴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우리 미술사는 어떤 역사일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미술은 무엇일까?

 이동표 화백(86) 그림 여정을 살펴보면 20세기 한국미술사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작품의 첫 번째 관객은 작가 자신이다. 그래서 작품은 곧 작가 자신이다. 예술은 ‘절대고독’을 먹고 자란다 하지 않던가. 관객은 그런 작품을 접할 때 비로소 커다란 울림을 느끼며 공감한다.

 이 화백은 지난 세기 골육상쟁의 비극을 그 누구보다도 처절하게 경험했다.

 고향은 황해도 벽성군 동운면 주산리. 어머니는 산후병으로 핏덩이였던 작가를 남기고 유명을 달리했다. 1948년 해주예술학교 미술과에 입학, 화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 그러나 6.25 전쟁 발발로 실향과 이산의 고통은 물론 화가의 꿈도 한동안 접어야 했다. 특히 소설에나 있을 법한 인민군과 국군으로 일인이역을 감당했다.

 1950년 창작실습 차 지방에 체류 중 6.25가 발발하여 일사후퇴 때 혈혈단신 월남했다. 부산에 있는 미군 수송부대에 초상화가로 근무하다 국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삽화가와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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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동표, 실향 노인의 눈물  208X297cm 2017 아크릴

 이후 오랜 시간 ‘어머니’를 그렸고, 6.25 기억을 그렸다. 불혹 즈음에 그는 본격적으로 작업에 전념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이젠 절망이 아닌 ‘바람’을 그리기 시작했다. ‘통일’을 꿈꾼다. 통일이 되면 걸어서 하루거리에 있는 꿈에 그리던 고향을 갈 수 있다. 그림도 덩달아 신났다.

 이전 6.25 동란을 소재로 그린 그림은 잿빛이었으나, 이후 '통일이다. 고향가자.'는 연작은 색조도 화사하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같이 해맑다.
 
 한국 역사의 비극을 온 몸으로 체험한 이 화백의 그림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은 김종영 미술관 신관 사미루에서 이동표 초대전 '달에 비친'전을 열고 있다.

 조각 미술관에서 회화 전시는 2010년부터 이어져왔다. 김종영미술관이 신관 개관후 매년 가을, 미술계에 귀감이 될 원로 작가를 선정하여 초대전을 개최하고 있다.

 박춘호 학예실장은 "이동표 화백의 작가 노트에 '내 그림을 자세히 보라'는 절규같은 글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이번 전시는 시류에 흔들림 없이 오롯이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풀어 온 이동표 화백의 화업을 새롭게 조망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12월 2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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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어머니, 목판에 아크릴 유화 오브제, 170.2×90.0cm,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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