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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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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0-31 15: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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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가계 통신비 인하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기되는 고질적인 메뉴다. 가뜩이나 살림살이가 팍팍한 다수 국민들이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통신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해법이 간단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부 여야 의원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역시 통신비 인하 차원에서 나온 구상이다. 올 초 이해당사자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법률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는데, 최근 국정감사에서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국내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선 법제화 등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쪽은 휴대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을 분리할 경우 제조사와 통신사 간 경쟁이 유발돼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가계통신비가 인하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년간 10조원에 달하는 판매장려금은 이용자의 통신요금으로 전가된다"며 "유통망으로 흘러가는 비용이 이용자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통신사들이 장려금 지급을 통한 경쟁에서 요금인하 경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제조사의 경쟁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단말기 값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단말기 가격경쟁을 유도해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치권 일각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며 논란에 불을 붙이자 정부도 도입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국감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의원들의 질의에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시 발생하게 될 유통망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확실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국감을 계기로 재점화 된 데 이어 정부까지 필요성을 인정하고 나서자 유통망이 들고 일어섰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으로 매장이 줄어들게 될 경우 수만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집단행동 등 강력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추후 진행된 26일 국감에서 유 장관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과 관련해 "법제화를 꼭 전제하진 않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또 "유통점들이 유지되면서 단말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문제를 두고 통신업계가 한바탕 시끄러운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은 도입 여부가 아닌 '제조사가 단말기 가격을 인하할 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 애플, LG전자가 국내 단말기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만 도입한다 한들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들어서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도입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단말기 제조사들의 독과점 폭리를 어떻게 낮출 것인가에 달려있어 보인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제도 도입의 효과는 불문명한데, 이로 인한 피해는 뚜렷하기 때문이다.

 통신비 인하 효과가 보다 명확해진 뒤, 제조사 문제 해결 등 전제조건이 갖춰진 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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