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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그림은 무엇이 다를까? 뉴욕·베이징서 온 젊은작가 2人

등록 2018.10.31 1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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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머핀 안젤 오테로 vs 갤러리 수 자오이치엔 韓 첫 개인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31일 서울 율곡로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여는 안젤 오테로 작가가 오일 스킨으로 작업한 꼴라주형태의 조각같은 대형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31일 서울 율곡로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여는 안젤 오테로 작가가 오일 스킨으로 작업한 꼴라주형태의 조각같은 대형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뉴욕과 베이징에서 온 젊은 작가 2명이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81년, 82년생, 30대 중반의 두 작가는 성장 배경과 환경이 다르지만, 회화의 본질과 역사에 근간을 두고 작업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술시장 불황속 이들 해외 작가 내한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주요 화랑가에서 국내 젊은작가들의 개인전이 뜸한 가운데 열리는 이 전시는 현재 해외미술 시장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한편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망도 자극한다. 

 화랑에서 그림은 전시보다 판매가 목적이다. 갤러리스트가 선택해 한국에 선보이는 해외 작가는 그만큼 판매와도 연결된다는 측면에 강하다. 특히 프렌차이즈처럼 갤러리를 운영하는 해외 갤러리 분점의 전시는 갤러리의 스타일과 정체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한국에 분점을 낸 ▲서울 율곡로 리만 머핀 갤러리의 본격적인 전시마케팅이 시작됐다. 1996년 뉴욕에서 설립한 리만머핀 갤러리는 세계 메이저 화랑으로 꼽힌다.

 홍콩에 이어 한국에 두번째로 아시아시장을 노크한 리만머핀은 지난 8월부터 뉴욕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나리 워드에 이어 이번에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안젤 오테로(37)를 초대했다. 

 11월 1일부터 안젤 오테로의 'Piel de Luna(달의표면)'展을 연다. 작가의 한국 첫 개인전으로, 대형 스케일의 신작 회화, 종이 위의 꼴라주, 오일페인트를 재료로 한 태피스트리(tapestry)처럼 벽에 직접 거는 방식으로 설치되는 작품을 소개한다.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과 잭슨 폴록(JacksonPollock)을 오마주한 추상 표현주의 작품이다. 추상화지만 작업방식이 독특하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안젤 오텔로, Title to be determined, 2018oil skins on fabric84 x 60 x 2.5 inches213.4 x 152.4 x 6.4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안젤 오텔로, Title to be determined, 2018oil skins on fabric84 x 60 x 2.5 inches213.4 x 152.4 x 6.4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오테로는 커다란 유리판 위에 두꺼운 오일페인트를 사용하여 다양한 레퍼런스이미지를 그리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페인트가 거의 다 마를 때쯤 유리표면에서 오일 스킨을 긁어내는데, 이러한 제거의 과정을 통해 이미지를 추상화한다. 그런 다음 그는 이 스킨을 조각내어 자르고, 원래이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를 담아 꼴라주 하는데, 이는 새롭고 더 복잡한 추상적 구성이다. 작품의 배경은 개인적인 기억과 소지품, 역사적인 화가들이사용했던 방식이나 색상에서 비롯됐다.

 이번 한국 전시에는 캔버스에서 페인트를 떼어낸 커다란 스케일의 오일 스킨을 벽에 직접적으로 걸어 선보였다. 이 시리즈는 페인트와 색, 선 그리고 형태를 탐구하는 복잡한 구성요소로써, 잘리거나 꼴라주 되어 사용된 오일 스킨의 잔해로 만들어졌다. 벽에 걸리는 커다란 행잉 꼴라주 작업에서 이 파편들을 마치 붓자국처럼 활용하여 이 전 작품보다 좀 더 조각적인 형태를 취하는게 특징이다.

 안젤 오테로는 2007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학사, 2009 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뉴욕 브롱크스 미술관(2017), 텍사스 휴스턴 현대 미술관(2016), 스페인 라스팔마스 데그란 카나리아의 아틀란티코 국립현대미술관(2015), 조지아 사바나 SCAD 미술관(2013),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현대미술관(2012)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시카고 드폴 미술관, 이스탄불 모던, 오버랜드 파크의 너먼 현대미술관, 노스캐롤라이나 현대미술관, 리치몬드의 버지니아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12월22일까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31일 서울 삼청로 갤러리 수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여는 중국 작가 자오이치엔이 신고전회화를 차용해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31일 서울 삼청로 갤러리 수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여는 중국 작가 자오이치엔이 신고전회화를 차용해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바링허우(80 년대 이후 출생)작가들을 소개해오고 있는 ▲서울 삼청로 갤러리 수는 지난 10년간 지켜봤던 작가 자오이치엔(36)의 한국 첫 개인전을 연다.

  11월2일부터 '미니멀리즘의 신고전주의적 해석' 타이틀로 유럽풍같은 회화와 작가가 자신의 회화를 모티브로 런칭한 브랜드 'Huxi' 아트상품도 선보인다.

 바링허우 작가들은 '중국풍 그림'으로 보이지 않는 놀라움을 전하는게 특징. 최근 20여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차이나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상업적 성공 이후, 치링허우(70 년대 이후 출생), 바링허우(80 년대 이후 출생) 작가들의 현대미술은 다채롭고 자유롭다.

  바링허우 세대 선두에 서 있는 자오이치엔은 1982년 심양에서 태어나 중국 최고 미술학교인 중앙미술학원 판화과를 졸업했다. 80년대 그의 고향 심양은 공업기지로 발전하고 있던  도시로  작가는 수많은 공장과 농민공들을 마주하며 산업화에 대한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을 받으며 자랐다.

 공업사회에서 시장경제, 하이테크놀로지, 인터넷, 디지털 시대로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를 보며 자오이치엔은 오히려 공허함을 느꼈고, 회화 본질로의 회귀와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점점 물질만능주의적으로 변해가는 중국의 친구들보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으로 유학을 간 친구들과 교류했고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자오이치엔, Redeemer, oil on canvas, 150x150cm, 2018

【서울=뉴시스】  자오이치엔, Redeemer, oil on canvas, 150x150cm, 2018


 특히, 르네상스 시기 고전주의의 부활, 인본주의(humanism), 자연의 재발견, 개인의 창조성 등에 대한 특징을 작가는 자신이 경험해 온 것을 바탕으로 신고전주의적으로 재해석하고 포스트 휴머니즘에 대한 연구, 자연의 변하지 않는 순수성을 회화에 새로운 모습으로 구축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도 고전주의적 정신에서 회화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있다. 전통회화의 이미지에 현대의 아이콘을 결합해, 소비사회의 허망함을 부각한다. 전시장 1층에 명품 업체 구찌의 패션과 디자이너를 담아낼 정도로 구찌를 좋아한다는 작가는 전통 르네상스를 차용하는 구찌의 디자인 감각에 매료됐다고 했다.  구찌의 페이즐리 패턴 바지와 성흔을 암시하는 발, 그리고 작품속에 노란색 스마일 표식을 담아 물질만능주의 소비시대를 꼬집는다.

 1520년 독일화가 얀 베거르트가 그린 '성모의 대관식'을 차용한 작품에서 작가는 광배를 스마일로 대체하고 있다. 중세 이콘화에서 나타나는 광배는 예수나 성인을 묘사할 때 머리 주의에 두르는 둥근 원이나 빛을 의미한다. 예수의 권위와  신비함을  극대화시키던  광배 대신 마리아의 머리 뒤에 나타난 스마일은 현대에서 종교와 신성함은 무엇이며 현대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질문한다.

 자오이치엔은 2015년 금일미술관 개인전 ‘데자뷰’ 를 끝내고 오랫동안 가져왔던 회화의 본질에 대한 탐구에 다시 몰두했다고 한다.

  이유는 문화대혁명 이후, 문화에 대한 단절과 훼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동양과 서양의 고전회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한 작가는 "서양 고전과 유적에 비해 훼손되고 소실된 동양 고전의 건축이나 문화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했다"며 "특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바쁜 중국 현대인들은 과거를 굳이 기억하려고 하지 않지만, 인문학, 철학적 관점으로 서양의 고전회화와 건축은 나의 작품에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고 했다.

 갤러리수 김수현 대표는 "이번 자오이치엔 개인전은 고전주의 회화부터 현대적 아이콘을 차용하여 재해석된 미니멀리즘의 신고전주의적 해석 시리즈와 함께 작가의 Huxi 브랜드 제품까지 볼 수 있는 다양한 컨셉으로 구성했다"며 "중국의 3 세대 바링허우 작가들의 색다른 방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2월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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