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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안정'에 기운 한은 금통위…"경기둔화 조짐" 우려도

등록 2018.11.06 17: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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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매파 기조 강해진 모습

이일형·고승범 "잠재 수준 성장세…금융불균형 우려"

"성장세 둔화 조짐" 금리동결 의견 '팽팽'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8.10.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8.10.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한층 강해진 모습이다. 그러나 경기 성장세 둔화 조짐을 우려하며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섰다.

6일 한은이 공개한 '2018년도 제19차 금통위 의사록(10월18일 개최)'에 따르면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고승범·이일형 위원은 수년간 저금리 기조로 누적된 금융 불균형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 위원은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2.8~2.9%)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A위원은 국내 경기에 대해 "경제 성장은 예상했던 경로의 오차범위 내에 있고 하락세를 지속하는 잠재 성장률 수준을 시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전 전망치보다 낮아지긴 했으나 기조적인 성장 흐름에서는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민간소비는 상대적으로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물가를 떠받치는 수요압력은 유지될 것"이라며 "관리품목을 제외한 소비자물가가 올초부터 2%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경기 회복에 맞물린 물가상승압력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점차 목표치에 근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을 주장한 B위원도 "최근 경기, 고용, 물가 여건이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이고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해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금융안정에 보다 중점을 둔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와 장기화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세웠다. 한은이 금리를 묶어두면 한·미 금리차는 연말 1.0%p로 벌어질 전망이다.

아직은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위원들 중 2명도 경기 성장세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내놓으며 금융안정 쪽에 더 무게를 실은 모습이었다. C위원은 "최근의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상황을 볼 때 통화정책 완화정도를 축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지속 등 먼 시계에서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할 필요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D위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소득증가율을 상회하고 있고, 개인사업자 대출도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며 "다만 대부분의 지표 개선세가 아직 미약하고 소비자와 기업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변화가 계속되고 있어 추이를 좀 더 확인하는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 둔화 측면에서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위원들도 있었다. E위원은 "성장률의 절대 수준은 잠재 성장률 부근이지만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는 조짐"이라며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는 올해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둔화될 전망이고, 민간소비 증가세가 향후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금 상승률의 확대기조가 분명하지 못해 내수물가 압력이 반등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며 "관리물가가 내년 하반기로 접어들며 상승요인으로 반전될지도 현재로서는 판단이 어려운 불확실성 변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하락하고 있고, 수입물량 둔화로 순수출 증가가 상쇄되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라며 "임금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소비에 긍정적 요인이나 고용 부진, 자영업 사업소득 위축 등 부정적 요인이 있고 투자도 단기간내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관련 지표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다소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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