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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트럼프와 언쟁한 CNN기자 "출입금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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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1-08 19:24:40
백악관, CNN에 기자에 출입금지 조치
CNN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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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7일 (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악관 여성 인턴이 CNN 짐 아코스타 기자에게 마이크를 받으려 다가가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코스타 기자와 언쟁을 벌였다. 2018.11.8.


【서울=뉴시스】 이운호 기자 = “당신은 형편없고 무례한 사람이다. CNN은 당신 같은 사람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부끄러워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 중 기자들과 또다시 언쟁을 벌였다.  CNN 소속 짐 아코스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왜 중미에서 남부국경으로 이동 중인 캐러밴 행렬을 미국에 대한 “침략(invasion)"으로 정의하고 이들을 ”악마화(demonize)"하고 있냐고 묻자 트럼프대통령의 얼굴은 한 순간 차가워 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 역시 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길 바란다”며 다만 모든 “이민자들은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로 나간) 수백 개의 기업들이 곧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는 곧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며 대화를 끝내려 했다. 

하지만 아코스타 기자가 이민자 혐오를 부추기는 내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중간선거용 광고를 언급하자 트럼프는 “나는 정부를 운영 할테니 당신은 CNN을 운영하라”며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물러서지 않은 아코스타가 트럼프와 러시아의 연관설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트럼프는 “그건 사기다. 그만 하면 됐다. 이제 자리에 앉으라”며 다그쳤다.

곧 기자회견 현장에 있던 백악관 인턴이 기자에게 다가가 마이크를 뺐으려 했고 아코스타가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신체접촉이 있었다.

아코스타가 가지고 있던 마이크는 곧 피터 알렉산더 NBC 기자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화가 아직 풀리지 않은 듯 “CNN은 당신 같은 사람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부끄러워해야 한다. 당신은 세라 허커비를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됐다. 당신은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된다. 당신은 무례하고 형편없는 사람”이라며 아코스타 기자를 향해 계속해서 폭언을 던졌다. 아코스타 기자는 지난 8월 2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 논하던 중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과 다투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아코스타에 이어 마이크를 받은 피터 알렉산더 NBC 기자는 트럼프에게  “그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기자다”라며 동료 기자를 옹호했다. 트럼프는 알렉산더를 향해 “솔직히 나는 당신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며 “당신도 좋은 기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당신들이 CNN처럼 가짜 뉴스를 방송으로 내보낼 때, 언론은 그저 국민의 적이 된다”며 논쟁을 끝냈고 상황은 그렇게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후 샌더스 대변인이 백악관 성명을 통해 아코스타의  백악관 출입을 추후통보가 있을 때까지 금지 한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샌더스는 아코스타 출입을 금지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언쟁 대신 기자회견 중 마이크를 두고 백악관 여성 인턴과 실랑이를 벌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샌더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 인턴의 몸에 손을 올린 아코스타의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absolutely unacceptable)"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를 믿으며 곤란한 질문에 언제든지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백악관 인턴으로 자신의 업무에 충실한 젊은 여성의 몸에 손을 대는 기자의 행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백악관의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출입금지를 당한 직후 CNN의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코스타는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로답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여성 인턴이 다가왔을 때 자신은 그저 질문을 하고 싶었을 뿐이며 “백악관이 주장하듯이 그녀의 몸에 손을 대지도 그녀를 만지려 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아코스타는 “나는 이번 사건이 언론 모두를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언론의 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악관을 출입한 지난 5년 동안 “단 한번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단순히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려 했다는 이유로 취재를 거부 당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는 이날 아코스타의 출입을 금지한 백악관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WHCA 대표 올리버 녹스는 정부 인사들이 어떻게 느끼던지 기자의 질문은 어떤 방식으로든 막을 수 없으며, 출입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기자의 질문을 통제하려는 백악관의 이번 조치는 “나약하고 잘못된 행동 (weak and misguided action)"이라고 밝혔다. 

CNN은 아코스타가 백악관 여성 인턴에게 손을 대려 했다는 샌더스 대변인의 주장은 "거짓(lie)"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백악관의 이번 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CNN은 짐 아코스타 기자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 7월 25일 CNN 소속 케이틀런 콜린스 기자가 트럼프에게 한 질문이 “부적절했다(inappropriate)"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성명 발표장에 접근을 불허한 바 있다.

 unoi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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