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백악관 비서실장직 회피 분위기…충성파조차 꺼리는 이유는?

등록 2018.12.11 08:17:3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에이어스 이어 므누신, 멀베이니도 내심 꺼려

에이어스 고사에 멜라니아 입김설도

각종 조사 및 피소 가능성 높아


【워싱턴=AP/뉴시스】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 참모들조차도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기를 원히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7월31일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선서를 받은 뒤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18.12.10

【워싱턴=AP/뉴시스】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 참모들조차도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기를 원히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7월31일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선서를 받은 뒤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18.12.10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안팎의 고질적인 문제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 참모들조차도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우선적으로 물망에 올랐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는 백악관 비서실장직을 고사했다. 이달 말 부통령 비서실장 자리를 떠나 가족이 있는 조지아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했다.

물론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 역시 한때 백악관 비서실장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에이어스 낙점이 블발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에이어스를 밀었지만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반대해서 낙마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가족들의 알력에 휘말렸다는 분석이다.또한 에이어스는 실장직을 단기간 맡기를 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끝까지 일 해주기를 원하는 등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른 비서실장 후보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있다. 그는 트럼프 가족이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므누신 장관은 백악관 비서실장보다는 현재의 재무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기를 원한다고 CNBC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다른 비서실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멀베이니 국장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백악관 비서실장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무장관이나 재무장관이 되고 싶어한다. 물론 장관을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결정은 임명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에 달려 있지만 멀베이니 국장은 비서실장에는 욕심이 없는 듯 하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비서실장 후보군에 들어있지만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주도적으로 맡아야하는 임무가 더 중요하기에 비서실장으로 옮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WP가 익명을 요구한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밖에 공화당 내 강경파인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과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 트럼프 대선 캠프의 부본부장을 맡았던 데이비드 보시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에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WP는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직이 과거와 달리 기피하는 자리로 여겨지는 이유 4가지를 제시했다.

첫번째 이유는 '자방카(Javanka)'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와 딸 이방카의 합성어로 백악관 고문으로 있는 두 명의 입김이 너무 세다는 게 문제다.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패밀리의 관리감독을 받아야하는 입장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켈리 실장은 백악관 실세인 쿠슈너 및 이방카와 끊임없이 충돌했었다. 켈리 실장은 대통령 가족이 백악관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도 한 바 있다. '보스(트럼프)의 아이들'을 다루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WP가 지적했다.

비서실장 자리를 꺼리게 되는 또 다른 문제는 대통령이다. 백악관 비서실장이라면 위로는 대통령, 아래로는 많은 백악관 참모와 직원들을 두루 살펴야 한다.

그러나 WP는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업무 스타일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습관에 집착하고, 주위 사람들은 그의 뜻대로 잘 조율된 기계처럼 철저히 맞춰야 한다.

'쇼맨(showman)'인 트럼프 대통령은 일을 다음번 에피소드를 궁금하게 만드는 리얼리티쇼처럼 진행하기를 원한다고 WP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해야하고, 반대하는 조언을 듣지 않는 습관이 있다.

WP는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가 꺼려지는 세번째 이유로 폭풍우를 몰고올 먹구름이 너무 많다는 은유적 표현으로 묘사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많은 조사를 받고 있기에 비서실장이 되면 잘못한 일이 없어도 업무 이외에 이런저런 조사에 응할 개인 변호사를 고용해야할 것이라고 WP가 꼬집었다.

켈리 실장만 해도 최근 몇달 동안 로버트 뮬러 특검의 질문에 응답해야 했다. CNN 짐 아코스타 기자회견을 둘러싸고 비서실장으로서 소송에 휘말린 것도 그런 골치 아픈 일의 일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비서실장 자리를 회피하게 되는 이유는 공개적으로 모욕받게 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행정부 고위직에 오르는 사람은 극소수다. 통상적으로 백악관 최고위직은 일생에서 유리한 기회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에서 일한 경험이 다른 한편에서 좋은 직업을 갖게 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특히 백악관 비서실장직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면 공개적인 모욕을 겪게 되기에 더욱 더 그렇다.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백악관 비서실장을 끝내 고사한 것은 그는 몇개월 동안만 맡기를 원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까지 맡아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WP가 전했다.

에이어스는 오래 있기로 하고 비서실장을 맡았다가 도중에 밀려나가게 되는 상황이 닥치게 될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