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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부, '비트코인 트라우마' 극복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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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2-17 11: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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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천민아 기자 =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정부는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를 거론, 업계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그러던 정부가 올 겨울은 완전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나 법적 규제가 없어 혼란스럽다"며 "업계에서 제발 규제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역설적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규제가 없으니 마음껏 사업을 펼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의 압박이 존재한다. 지난 9월 국내 첫 '가상통화 펀드' 상품을 출시했던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지닉스는 금융당국의 '수사기관 통보' 경고를 받은지 2주 만에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무관심의 이면에는 '알아서 조심하라'는 경고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대응에는 정부의 '비트코인 트라우마'가 기저에 깔려 있다. 문 정부는 올해 초 가상통화를 규제하겠다고 나섰다가 투자자들의 거센 반대를 맞고 취임 후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시 2030 청년층 지지율에서 역풍을 맞은 뒤 지금까지도 예전 수준을 회복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 사이 세계 각국은 가상통화를 제도권 내 편입하고 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당장 일본은 투자수익 과세방안을 논의하고 법적 성격을 논의하는 등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 유망국이었던 한국은 어느새 뒤로 밀려난 상황이다.

사회적 피해도 만만치 않다. 아무런 진입 규제가 없는 탓에 통신판매사업자로만 등록하면 거래사이트를 차릴 수 있다. 가상화폐 공개(ICO) 등도 투자자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 돈스코이호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지금이라도 규제안을 마련하고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타이밍도 나쁘지 않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한달 만에 73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반토막났다.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광풍'에 비견됐던 열기도 가라앉고 투자자들 기대도 높지 않다.

다행히 정치권에서는 규제논의가 일고 있다. 새로 부임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세방안을 확정하고 ICO 대응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회도 얼마 전 가상통화 거래소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더 늦지 않게 정부가 '비트코인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할 때다.
 
mi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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