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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역사, 땅 위로···경남함안 건물지·별자리덮개돌 발굴

등록 2018.12.18 1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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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함안 가야문화권 발굴조사에서 건물지 14동과 별자리 덮개돌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청이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정비' 사업으로 추진한 경상남도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와 함안 말이산 고분 13호분 발굴조사에서 가야문화권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유구와 출토유물을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18일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에서 오후 1시, 말이산 고분에서 오후 2시에 개최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6월 처음 확인한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를 추가 발굴 조사한 결과, 망루·창고·고상건물·수혈 등의 건물, 집수지, 군사시설로 보이는 건물지를 발견했다. 또 목책 둘레와 설치 깊이, 토성벽 축조기법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왕성 내부 공간구조와 가야 토성 축조기법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확인된 건물지는 수혈건물지 12동과 고상건물지 2동 모두 14동이다. 중앙에 빈터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분포하고 있다. 왕성 내부의 공간배치와 관련,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건물지에는 부뚜막을 설치한 것이 있다. 특히 10호 건물지는 판석을 세워 긴네모꼴의 정교한 건물터를 조성하고, 부뚜막을 약 5m 길이로 설치했다. 이는 가야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구조로 고고학뿐 아니라 고대 건축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출토 각종 쇠화살촉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출토 각종 쇠화살촉

7호 건물지는 8×6m의 대형건물지로 내부에서 쇠화살촉 다수, 작은 칼, 말발걸이 등을 발견했다. 조리시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창고로 추정된다.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출토 토기류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출토 토기류

다른 수혈건물지에서도 쇠화살촉과 쇠도끼, 비늘갑옷 조각, 토기받침 조각, 기호가 새겨진 손잡이잔 등 일반적인 집자리나 건물지에서는 출토되지 않는 유물들을 다수 발견했다. 수혈건물지들은 철제무구로 무장한 군사집단이 왕성을 지키려고 상시로 거주한 시설로 추정된다.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고상 건물지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고상 건물지

고상건물지에서는 망루와 대형건물지를 발견했다. 망루는 규모 4.5×4.5m이며, 기둥구멍 지름과 깊이가 약 1m인 점으로 보아 상당한 높이의 시설로 추정된다. 대형 고상건물지는 규모 약 30×6m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야지역 고상건물지 중에서는 상당히 크다.
 
이처럼 토성 내부에서 일반적 생활유적에서 확인되지 않는 무구류와 건물지가 다수 확인된 점으로 보아 왕성지 내부에는 군사집단이 상주했고, 이들은 일반인과 구별되는 공간에 거주했음을 알 수 있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함안군과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조사 중인 사적 515호 함안 말이산 고분 13호분에서는 붉은 안료를 바른 구덩식 돌덧널무덤의 벽면과 성혈 125개가 새겨진 덮개돌을 확인했다.
  
 말이산 13호분은 길이 1.9㎞에 달하는 말이산 주능선 중앙지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봉분 규모가 지름 40.1m, 높이 7.5m에 이르는 아라가야 최대 고분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가 유물 수습정도로 조사한 후 100년 만에 벌인 것이다.

 돌덧널 내부의 붉은 안료는 벽면 네 개 전체에 발려 있다. 벽면을 점토로 바르고 그 위에 붉은 안료로 칠했다. 붉은 안료를 입힌 고분은 돌방무덤에서 주로 확인된다.

가야지역에서는 경남 고성군에 있는 돌방무덤인 송학동 1B-1호분에서 확인된 사례가 있으나, 시기적으로 앞서는 돌덧널무덤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돌덧널은 길이 9.1m, 폭 2.1m, 높이 1.8m의 최대 규모로 도굴갱에서 수습한 유물 연대로 보아 5세기 후반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전경 13호분 돌덧널 덮개돌 아래면의 별자리

함안 말이산 고분군 전경 13호분 돌덧널 덮개돌 아래면의 별자리


별자리는 돌덧널을 덮은 덮개돌 아랫면에 125개가 새겨져 있다. 크기와 깊이는 각각 다르다. 서로 다른 별자리의 크기는 별의 밝기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별자리가 새겨진 면을 주인공이 안치되는 돌덧널 중앙부에 배치한 것을 보면 무덤 축조 당시 의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별자리는 청동기 암각화에서 주로 확인된다. 무덤에 별자리를 표현한 경우로는 고구려 고분벽화가 있다. 별자리가 표현된 위치를 보면 고분 덮개돌 윗면에 드물게 있었다. 돌덧널 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가야무덤에서 발견된 사례 역시 처음이어서 옛 아라가야인들 천문 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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