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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교수 "세상만사는 모호함"...김종영미술상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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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2-18 16:57:39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서 내년 2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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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영미술관, 김태호 전시전경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판재로 만든 거대함은 모호함의 연속이다. 마치 뱃머리 같기도 하지만 딱히 무엇이라 말하기도 어렵다. 바닥에는 군데군데 검은 유리가 깔려있다. 한쪽 벽에는 드로잉인지 회화작품인지 모를 소품작품들이 연속해서 걸려있고 300호 정도 커다란 그림도 전시됐다. 심지어 계단 위 벽에도 그림들이 걸려 있다. 전체가 하나인지 아니면 별개의 작품인지 아리송하다.

김태호(65)서울여대 교수가 회화인듯 입체면서 설치같은 작품처럼 '모호함'을 주제로 한 전시를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었다. 2016년 김종영 조각상(상금 2000만원)제14회 수상 기념전이다.

 전시 타이틀 '모호함'은 그가 삶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살면서 모호한 게 점점 많아짐을 깨달았다. 심지어 보고 경험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기억도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모호하다."

그가 이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춘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것과도 연관이 있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물안개가 자주 낀다. 말 그대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 다반사다. 

안개 속 자욱한 풍경처럼, 김태호의 회화는 한 마디로 형상이 없는 풍경화다. 풍경은 이미지 위에 이미지를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작가는 캔버스 혹은 나무 입방체에 아크릴 물감을 수십 번 덧칠한다. 덧칠의 과정에 작가는 스스로의 기억을 구체적 형상으로 그리기도 하고 아련한 감성을 색채로 표현한다. 거기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상에 남았던 각종 사건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형상이 묻혀있다.

그의 그림에 대해 전영백 홍익대 교수는 "세상사가 불러오는 희로애락은 아무리 격정적이라 해도 결국 시간이 흐른 후, 희미한 기억 속에 동질화가 되는 법. 김태호의 색 면은 거리를 두고 관조하고, 삶을 돌아보는 중년의 여유를 지니고 속 깊은 내공이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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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태호, scpae Drawing , 전시전경, 김종영미술관 3전시실

연출된 공연 세트, 혹은 하나의 무대 장치로 보이는 전시는 그의 드로잉의 연장선이다. 그림과 오브제, 그리고 설치 공간이 연결돼 있어서 어디까지가 작업이고 경계인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김태호 교수는 자신의 작업을  ‘드로잉’이라고 강조한다. 작품이 완결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면 드로잉은 현재 진행형이다. 결국 그가 전시하고 있는 작품은 완결 되었다기보다는 계속해서 변할 수 있는 작업이다. 모호한 회화와 느슨한 설치 작품들은 정해진 틀과 경계를 벗어난 일종의 미적 환경으로, 모호함으로 가득한 세상만사를 보여주는 듯 하다. 전시는 2019년 2월1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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