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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후 통제불능 고3 교실…"대입일정 변경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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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2-20 10:18:01  |  수정 2018-12-24 10:06:20
교사들 "수능 이후 정상수업 불가…개인체험학습으로 대체"
자유학기제 실시 또는 수시·정시 동시 실시 방안 다시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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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박백범 차관, 실국장들과 강릉 펜션 사고 관련 상황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2018.12.1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연희 구무서 기자 = 지난 18일 강릉 펜션 사고 참사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학사 공백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교육부는 학사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전수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입이 마무리되는 시기에는 학교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10년 이상 이어진 고질적 문제다.

고등학교 교육 자체가 대학 입시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입시가 끝나면 학교는 무력화된다는 얘기다. 학교 현장에서는 근본적으로 수능이나 수시모집 등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교사들 "수능 본 학생들 통제할 명분 없어"

고등학교 교사들은 수능이 끝나고 수능성적 통보,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이뤄진 뒤인 12월 중순 이후에는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신고 박병화 교사는 "수능 성적 발표 전까지는 학교에서 단체로 체험학습차 대학을 방문 하지만 성적 통보 후에는 이마저도 잘 안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진로탐색이나 전문가 초청 상담이 가장 좋다고 보지만 수능 이후에는 어떤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더라도 모두 모바일 게임이나 채팅에 매진한다"고 전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최승후 정책국장(문산고 교사)은 "수능 성적 발표 이후에는 수시 합격 여부와 재수 여부가 결정된다. 수능 이후 기말고사까지 본 뒤에는 내신 성적도 마무리되니 학생들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등교시켜 영화를 관람하게 하거나 자습, 특강을 듣게 하는 대신 개인체험학습을 장려한다는 것이다. 학교 규정상 모든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쓰게끔 해 일괄적으로 신청을 받기도 한다.

충남 서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교 규정상 연간 15일인가 체험학습을 다녀오게 돼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신청할 경우 말릴 방법이 없다"며 "일주일씩 다녀오는 학생도 끼리끼리 가는 학생들도 있다. 이 시기 고3 담임은 체험학습 서류처리하느라 다른 업무를 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제도가 조금 취지에서 어긋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에서는 12월부터 "담임교사의 권유에 의해 '반강제'로 개인체험학습을 다녀와야 한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신청서에 어떤 사유를 꾸며서 써야 할 지 고민이라는 글도 적지 않다.

교육부는 교외현장체험학습의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점검이 어려울 경우 재고하라고 요청했고 교육청은 보호자가 인솔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다. 이미 대학입시를 향해 학생들을 학교에 붙잡아놓는 것은 대안이 안 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곧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학생들에게 보호자와 인솔자가 꼭 동행해야 한다는 점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시·수능 등 주요 대입일정 손 봐야"

수능 시험 후 방학까지 '공백의 한달' 문제가 반복되자 수능 일정을 조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지난 8월 확정되면서 당장 수능을 폐지하거나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할 수는 없다. 다만 현행대입체제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능 일정 조정을 논의해보자는 게 교육계 목소리다.

수능 도입 초기인 1994학년도에만 8월과 11월 두 차례 실시한 이후 수능은 해마다 11월 둘째 주 혹은 셋째 주에 실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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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후 일부 고등학교가 3학년 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개인현장체험학습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관행이 수년째 나타나고 있다. 2018.12.20. (사진=트위터 캡처)
초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지내고 수능제도를 만들 때 참여했던 고려대 교육학과 박도순 명예교수는 "애초에 지금보다 더 일찍 치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고교 교육과정상 문제가 있어 미루고 대학의 전형 문제와 날씨를 고려해 지금 날짜로 치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장을 지냈던 강원대 일반사회교육학과 최현섭 명예교수는 "교육과정과 입시환경을 포함해 수능 일정을 조정해보는 논의는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수능을 지금보다 2주 정도만 늦추면 고등학교에서 비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대학 전형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추가합격 선별 등 충원 일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최승후 정책국장은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기말고사를 끝내고 대입전형을 하자는 건 진로진학 단체에서 강력히 원했던 주장"이라며 "그러면 교실에서 한 달이 뜨는 기간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경우 현행 교육과정의 틀을 크게 바꾸지 않고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전형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대학 관계자에 의하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의 경우 서류접수부터 합격자발표까지 약 95일(3개월)이 소요된다.

수능을 아예 앞당기자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과거에 수행한 관련 프로젝트에서 고3 2학기를 자유학기제로 하면 좋겠다고 결론을 냈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능 시기를 앞당겨 실시하고 수능 이후 학생들에게 금융교육 등 사회에 나가기 전 꼭 들을 만한 교육을 실시해야 고3 교실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16세 과정 이후 18세까지는 학생들이 교실수업과 직업체험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 입시경쟁이 치열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대입이 결정된 3학년 2학기에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때 학생들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최 명예교수는 "사회적 투자를 통해 학생들이 질높은 체험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명예교수는 "수능 일정 조정 논의는 고교와 대학,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모여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이해관계가 달라 논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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