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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되는 곳은 스타벅스가 다 먹는다…'상권 장악' 극심

등록 2018.12.23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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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 을지로 인근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2018.12.23(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홈페이지 캡처화면)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서울 을지로 인근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2018.12.23(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홈페이지 캡처화면)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스타벅스에 대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불만이 큰 가운데 스타벅스는 여전히 장사가 잘 되는 상권에 집중적으로 출점하고 있다.

출점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점을 이용해 돈이 될 만한 곳을 골라 해당 상권을 장악하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측에서는 스타벅스가 이 같은 전략을 수정하지 않는 한 상생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23일 업계와 스타벅스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해 기준 국내에서 1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480개의 매장을 서울에 입점시켜 집중적인 출점에 나서고 있다.

매출 기준 업계 2위로 전국에서 104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투썸플레이스가 서울에서 27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규모다.

특히 서울 강남구에만 72개 분포해있고 중구 49개, 서초구 45개, 종로구 37개 등 핵심상권에 집중 출점해있는 양상이다. 광화문 반경 1㎞ 안에 스타벅스 매장이 40개를 넘고 강남대로에도 이웃한 건물마다 들어서는 식의 출점이 이뤄지고 있다. 강남역 사거리처럼 핵심상권에서는 스타벅스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도 이제는 흔한 풍경이다.

반면에 상권이 약한 강북구에는 5개, 도봉구에는 1개 정도만 매장이 들어서는 등 상권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게 스타벅스의 전략이다.

이 때문에 장사가 될 만한 곳은 죄다 스타벅스가 점령하면서 기존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매장은 밀려나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출점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대기업 커피전문점과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등 커피업계가 상생협약을 맺으면서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돼 출점 및 거리제한이 사라진 가운데 다른 커피전문점 대부분은 가맹점이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법 권고안에 따라 거리제한을 적용받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에는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인 만큼 제약이 없어 원하는 대로 출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스타벅스는 내년에 국내 진출 20주년을 맞는 것을 계기로 상생안을 내놓겠다고 한 바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요청한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의 증인 출석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상생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스타벅스는 아직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연합회에 커피 찌꺼기인 커피박을 일부 연합회 회원 등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오히려 반발만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매장 간 거리 부담 없이 될 만한 지역에 무더기로 진출해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게 소상공인 측의 지적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핵심은 특정 지역 안에 엄청나게 매장이 들어서면서 지역에 있는 가게들에게 영향을 미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우선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자신들은 문제가 없다고 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목이 좋은 상권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주유소가 폐업한 자리 같은 곳에 드라이브스루가 진출하는 경우 등도 있다"며 "지방의 침체된 상권 같은 곳에 스타벅스가 다른 프랜차이즈 등과 함께 들어가서 활성화되고 상권이 개발되는 긍정적 사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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