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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MBC PD수첩 '장자연'편, 조서 대신 준비서면 방송···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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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2-30 06:01:00  |  수정 2019-01-11 06: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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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
【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MBC TV 'PD수첩'이 7월 24, 31일 '장자연'편 1, 2부에서 폭로한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여러 건 드러났다. 부실 취재 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PD수첩'은 당시 방송에서 탤런트 장자연(1980~2009)이 2008년 10월28일 서울 청담동의 술집에서 방정오(40) 전 TV조선 대표에게 술 접대를 해야 했다고 전했다. '장자연 로드매니저' 출신 이지원(가명)씨가 2009년 3월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의 참고인 조사에서 한 진술을 토대로 "장자연은 2008년 10월28일 청담동 호텔 지하 유흥주점에서 TV조선 방정오 대표에게 술 접대를 해야 했다. 이날은 장자연 어머니의 기일이었다. 장자연은 어쩌면 이날만큼은 가족들 곁에 있고 싶었을 것"이라고 방송했다. 

특히 1부에서는 서류 하나를 화면으로 보여주며 "장자연이 본인이 운전하는 에쿠스 차량에 타서 (자신의 소속사) 김모 대표를 기다리면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오늘이 제삿날인데 대표가 술집으로 데려가서 접대를 했다'며 울었다"는 이지원씨의 진술을 확대한 뒤 형광 처리, 부각했다. 애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한 내레이션은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그러나 뉴시스 확인 결과, 장자연의 어머니 이모씨는 2005년 11월23일 전북 정읍시 시기동에서 별세했다. 사망 신고는 그해 12월1일 아들(장자연의 오빠)이 했다. 이는 장자연의 유족이 소속사 대표 김모(폭행 등 혐의)씨, 전 매니저 유모(사자 명예훼손 혐의)씨 등을 형사 고소하면서 제출한 제적등본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다. 즉 '2008년 10월28일'은 어머니 기일이 아니다. 이날은 음력 9월25일로, 음력 기일인 10월22일(양력 11월23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이런 지적에 대해 'PD수첩' 관계자는 지난 24일 "(제적등본이 재판에 제출된) 증거 목록에는 있는데 우리는 확보하지 못했다"며 "(장자연 소속사 대표 경찰 피의자 신문 조서에) 경찰이 대표에게 기일을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경찰도 그날을 기일로 인지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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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의 경찰 진술 인용 부분, 'PD수첩, 장자연' 1부
확인 결과, 소속사 김 대표는 2009년 7월4일 분당서의 피의자 신문에서 "장자연과 김모(이지원 본명)로부터 장자연 모친 제사라는 말을 들은 사실이 전혀 없다. 장자연이 중요한 다른 약속이 있어서 빨리 가야 한다는 사실은 기억하는데 장자연이 차 안에서 울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PD수첩'은 이 피의자 신문 조서를 갖고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은 듯 장자연이 방 전 대표를 접대한 날이 어머니 기일인 것처럼 방송했다.

2007년 10월6일 장자연이 소속사에 들어왔을 때부터 1년 넘게 담당하던 팀장급 매니저 백모씨는 2011년 6월11일 김 대표 재판에서 "그런 사실(장자연이 차에서 '어머니 제삿날 술 접대를 했다'면서 울었다)을 전혀 알지 못한다. 장자연 어머니 제삿날은 겨울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이는 'PD수첩'이 입수했다고 밝힌 5000여 장의 재판 기록에도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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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의 '장자연' 편 1부 자료 화면 중 이지원의 진술이 인용된 문서. 형식상 누군가의 준비서면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PD수첩'이 이지원씨의 발언을 부각할 때 자료 화면으로 쓴 서류가 이지원씨의 경찰 조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서류는 '재판 준비서면'이다. 'PD수첩'은 누군가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지원씨가 경찰에서 행한 진술을 인용한 부분을 확대해 방송에 내보냈다.

'PD수첩'은 2부에서 "술자리에 잠시 있다가 갔다"는 방 전 대표 주장을 반박하려고 "술자리는 이튿날 오전 1시에 끝났고, 다들 함께 나와 헤어졌다"는 진술을 담은 이지원씨의 경찰 조서를 자료 화면으로 사용했다. 기일 관련 진술이 담긴 조서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조서가 아닌 준비 서면을 보여줬다.

팩트가 틀린 것으로 보이는 대목은 또 있다.
 
'PD수첩'은 1부에서 "그녀는 눈물을 닦고 술자리로 돌아갔습니다"라고 내레이션을 이어갔다. 그러나 장자연은 술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지원씨는 2009년 7월 수원지검 성남지청 참고인 조사에서 "장자연이 술집에 있다가 올라와 차 안에서 통화할 때 내용을 들었는데, '접대' 이야기는 안 했고, (아는 언니쯤 되는 사람과 통화하며) '어머님 제사인데 사장님이 불러서 왔다'면서 울었다. 펑펑 운 것이 아니고, 신세 한탄 조로 조금 울다가 김 사장이 오니 바로 그쳤다. 김 사장이 술값을 계산하고 제일 늦게 나왔다. 김 사장을 집에 내려주고 장자연의 BMW를 운전해 (장자연이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이 조사 내용은 김 대표, 유 전 매니저 등의 형사 재판에 증거(참고인 조서)로 정식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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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의 '장자연' 편 2부 자료 화면 중 이지원 경찰 참고인 조서. 준비서면과 형식이 다르다.

하지만 'PD수첩'은 이 조서 역시 제적등본처럼 확보하지 못했는지 '신뢰할 수 있는 제보자'로 프로그램에 내세운 이지원씨의 진술과 전혀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

심지어 1부에서 보여준 준비서면의 기일 관련 인용 부분 바로 앞에도 "장자연이 본인이 운전하는 에쿠스 차량에 타서 김 대표를 기다리면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였는데"라는 이지원씨의 진술이 있다. 장자연이 술집에서 나온 뒤 되돌아가지 않았음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술집으로 다시 들어가야 했던 것처럼 상황을 오도했다.

이와 관련, 뉴시스는 'PD수첩' 관계자에게 28일부터 계속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ace@newsis.com

'PD수첩 장자연편 프로그램' 관련 정정보도문

뉴시스는 2018년 12월 25일 <[단독]장자연, 어머니 기일에 술접대 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기사와 2018년 12월 30일 <[단독]MBC PD수첩 '장자연'편, 조서 대신 준비서면 방송...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장자연 어머니의 제적등본을 확인한 결과 장자연이 술접대를 한 날로 알려진 '2008년 10월 28일'은 장자연 어머니의 기일이 아니며, 그날 장자연은 차 안에서 울다가 술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장자연 어머니의 제삿날은 제적등본과는 달리 음력 9월30일로 2008년 10월28일(음력 9월30일)은 장자연 어머니의 제삿날이 맞고, 장자연이 그날 차 안에서 울다가 다시 술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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