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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당국 '집안싸움', 새해는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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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2-31 09: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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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자중지란(自中之亂). '한 지붕' 아래 '두 가족'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올해를 정리하는 데 이보다 적당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둘 사이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기존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금융위로의 개편과 두 기관 간 수장 겸직 분리를 계기로 현재 체제가 굳어진 이후 두 기관은 줄곧 불편한 관계였다.

올해는 유독 그 정도가 심했는데 둘의 갈등은 금감원의 내년도 예산 문제를 놓고 최고조에 달했다. 급기야 금감원 노조가 "금융위를 해체하라"는 성명까지 낸 지경이다. 이후 금융위가 금감원의 내년 예산을 잔년보다 70억원(2%) 감소한 3556억원으로 확정하고 임금, 상위직급 축소, 사업예산 등 민감한 부분에서 금감원 입장을 일정 부분 수용함에 따라 현재는 양측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다. 그러나 두 기관의 이해와 역학관계에 변화가 온 것은 아니기에 언제든 다시 충돌할 소지가 다분하다. 당장 금융위가 향후 예산심의시 이행상황을 감안하겠다고 한 금감원의 상위직급 감축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학계에서 제시하는 근본적 해결책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통해 금융위의 지휘 아래 금감원이 감독업무를 집행하는 현재의 수직적 이원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 작업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후순위로 밀렸고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차로 접어드는 현재까지도 개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타깝게도 당분간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요원한 상황이다. 우선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금융감독체계를 바꾸자는 주장이 힘을 얻기가 어렵다.

또 현재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의 주요 골자인 금융감독위원회 부활과 금융위 정책 기능의 기획재정부 편입 등은 정부조직법 개정 사안이어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빈약해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이 그저 허망한 구호라해도 '혼연일체(渾然一體)'를 다짐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결국 새해에도 금융당국의 집안싸움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금융개혁보다 밥그릇 싸움에 치중하는 두 조직을 보고 국민들은 또 다시 쓴 입맛을 다시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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