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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국, 검찰개혁 국민에게 도와 달라는 게 과연 합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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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1-08 10: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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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선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국회 의석 구조를 생각할 때, 행정부와 여당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검찰의 불가역적 변화를 위해서는 법률적 차원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번 연장된 사개특위 활동 마감시한은 6월"이라며 "국민 여러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국민의 힘으로 법안을 개정해 통과시키겠다는 말인데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현재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제정,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논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물론 지난해부터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와 법원·법조개혁소위원회로 '투 트랙' 논의를 이어왔으나 여야가 공수처 설치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상황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힘으로 여야 간 이견을 돌파하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가 모인 곳으로 간접정치이자 대의정치를 하는 실질적 기관이다. 그런데도 조 수석은 국민적 대표 기관의 협의가 지지부진하니 국민이 직접 나서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직접 정치로 회귀해야 한다는 것인지 도통 진의를 알 수가 없다.

당연히 야권은 반발했다. 사개특위 소속 야권 의원은 "행정부·여당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을 '반 검찰개혁'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결정치를 선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을 모함해 싸우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냐"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다른 의원은 야권의 공세를 당했던 조 수석이 불과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전면에 나선 것을 두고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의 화살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반헌법적인 주장을 들고나와 일종의 이슈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과 3년 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는 노동법과 테러방지법 개정을 강력히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대표에게 이들 법안 처리를 압박하듯 주문했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서는 숫적 우세를 앞세워 대화 상대이자 정권의 한축인 야당을 무시한 독재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지금의 상황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법안 처리가 어려울수록 야권과 대화하고 논의해 합의점을 찾는 게 정치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절차적 완결성에 있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찾는 건 지금의 여권이 그토록 거부감을 표출하던 독재정치나 다름없다.

법학자인 조 수석이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과거 대학교수 시절 모습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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