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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텍, 노사 6년 대립 종지부…'굴뚝 농성'에만 83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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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1-11 11:40:40
스타플렉스, 2010년 스타케미칼 인수→적자
2013년 종업원 무더기 해고하며 갈등 시작돼
차광호 지회장, 408일 간 45m 굴뚝에서 농성
다시 426일 75m 굴뚝…단식까지 겹치며 위험
10일부터 21시간 밤샘…6차례 교섭 끝에 타결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파인텍 대표 맡기로
해고자 5명 업무 복귀·4월30일까지 단협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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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파인텍 노사협상이 타결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에서 파인텍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75m 굴뚝이 보이고 있다. 2019.01.11.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파인텍 노사가 마침내 긴 싸움을 끝냈다. 2013년 파인텍의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스타케미칼 노동자 11명을 해고하면서 시작된 갈등이 6년 만에 봉합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인텍 노조원들은 두 번에 걸쳐 '굴뚝 농성'(1차 408일, 2차 426일)을 벌였다. 2년 하고도 104일이 더 지난 시간이었다.

11일 파인텍 노사는 전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20여시간에 걸쳐 진행된 마라톤 밤샘 회의 끝에 이날 오전 8시께 회사 정상화 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날 공개된 합의서에 따르면 노조가 요구했던 대로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파인텍 대표를 맡게 됐다. 조합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고 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오는 7월1일까지 6개월 간 유급휴가로 100%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오는 4월30일까지 단체협약 체결도 약속했다.

스타플렉스는 2010년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을 인수해 운영하다가 누적적자 1100억원으로 2013년 1월 청산 절차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종업원 240여명 중 230여명은 권고사직(희망퇴직) 처리됐으나 한국합섬 출신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 등 11명은 이에 반대해 해고됐다.

이에 차 지회장은 2014년 5월27일 45m 높이의 스타케미칼 굴뚝에 올라 408일 간 고공농성을 이어가다가 2015년 7월7일 합의서 작성 후 땅으로 내려왔다. 당시 합의서에는 신설법인을 세워 11명 노동자를 재고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임금, 근무지역, 생산항목 등이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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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이승열(왼쪽 두번째부터) 금속노조 부위원장,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 김세권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대표, 강민표 전무이사 등 노사 대표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교섭 타결 조인식을 하고 있다. 2019.01.11. (사진=노순택 사진가 제공) photo@newsis.com
이후 파인텍이 설립됐으나 노조 측은 김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강민표 전무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운 가짜 자회사이자 조합원을 격리 수용하는 수용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사측이 최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주고, 노조 활동 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채 단협 체결을 위한 교섭요구를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2017년 11월17일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 높이의 굴뚝에 다시 올랐다. 굴뚝 위에서 두 번의 새해를 맞은 이들은 11일 기준 426일로 최장기 굴뚝농성 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이 차 지회장의 408일이었다.

노조 측은 "기본적인 요구는 유령회사 파인텍의 상황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파인텍 대표를 맡는 것, 폐업 시 스타플렉스로의 고용·노조·단협 승계를 명시하는 것을 요구했다. 중도 퇴사 등으로 떠난 사람들을 제외하고 남은 스타케미칼 해고자 5명에 대한 직접 고용도 주장했다.

지난해 말부터 재개된 교섭에서 연이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파인텍 노사의 갈등은 고착되는 듯 했다. 파인텍 노사는 지난해 12월26일, 29일, 31일, 지난 3일, 9일 등 5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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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파인텍 노사협상이 타결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앞에 빛바랜 현수막 위로 파인텍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75m 굴뚝이 보이고 있다. 2019.01.11. misocamera@newsis.com
연이은 협상 결렬에 굴뚝 위의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지난 6일부터 무기한 단식까지 시작하면서 이들의 건강은 심각한 위협에 빠진 상황이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는 지난해 성탄절 이들을 검진했을 당시 "검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될 정도다. 청진기를 가슴에 대보니 뼈밖에 남아있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측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노조에게 돌리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는 4차 교섭까지 마친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많이 양보했다"며 "직접고용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은 2013년부터 회사가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부분이고, 김 대표가 파인텍 대표가 아닌 최대 주주로 참여해 자본을 출자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으나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10일 6차 교섭을 사실상 마지막으로 보고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교섭부터 노사협상을 중재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섭 시작에 앞서 "오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당분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결심과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고 양측도 그런 상황까지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굴뚝 위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도 11일 땅으로 내려 오게 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내려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타결 후 "자력으로 내려오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소방, 경찰 등과 시간을 맞춰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조합원은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소방 헬기 등이 동원될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의 상태를 밝히고 소회를 듣는 보고대회는 이날 오후 3시께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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