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뉴시스 인터뷰] 박준호, '파이프오르간' 어렵지 않아요

등록 2019.01.13 11:14:05수정 2019.01.28 10:03: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르가니스트 박준호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준호는 2019년 2월, 7월 그리고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르간 오디세이 시리즈’를 통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인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르가니스트 박준호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준호는 2019년 2월, 7월 그리고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르간 오디세이 시리즈’를 통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인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오르간 역사는 워낙 길어요. 만드는 악기가 아니라 건축물 구조에 맞게 짓는 악기다 보니, 장식도 필요하고요. 커뮤니티의 부와 문화적인 수준을 상징하다 보니 공들여 만들었어요. 사상이 오르간 디자인에 반영이 된 거죠. 오르간 이야기는 파도 파도 계속 나오는 것 같아요. 인문학 고리가 연속해서 이어지거든요."

오르간을 주제로 음악적인 것뿐만 아니라 인문학, 공학 등을 아우르는 방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전해주는 오르가니스트 박준호(34). "그리스어로 오르간의 어원은 도구라는 뜻이에요. 복잡한 기술이 집약돼 있죠. 중세의 모든 지식과 기술의 보고로 통한 수도원에서 오르간이 발전했잖아요. 말 그래도 첨단 기술의 집약체죠."

하지만 파이프 오르간은 국내 클래식음악계에서 비주류로 통한다. '악기의 제왕'으로 통할 만큼 위용을 뽐내지만, 대중의 일상에 파고 들지는 못했다.

박준호가 파이프 오르간 대중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롯데콘서트홀 마티네 'L 콘서트' 중 하나인 '2019 오르간 오딧세이' 3회 공연을 함께 한다. 2월27일 오르간 어드벤처, 7월31일 오르간 속의 거인, 12월18일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통해 파이프 오르간의 매력을 알린다.

2016년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은 세종문화회관 파이프 오르간과 양대 산맥으로 통한다.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과 함께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이 노후화로 인해 보수 전까지 사용이 잠정 중단되면서, 롯데콘서트홀 파이프 오르간이 이 악기의 매력을 알려나가는데 한동안 책임을 더 맡게 됐다.

박준호는 그라츠 오르간 콩쿠르를 비롯해 뉘렌베르크 오르간 콩쿠르, 더블린 오르간 콩쿠르 등 주요 파이프오르간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오르간계에서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그는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편견을 조금씩 깨트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막연하게 큰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시는데, 다양한 소리를 갖고 있어요. 주로 교회에서만 연주한다고 여기시는 분들도 많고요. 오르간 음악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르가니스트 박준호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준호는 2019년 2월, 7월 그리고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르간 오디세이 시리즈’를 통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인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르가니스트 박준호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준호는 2019년 2월, 7월 그리고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르간 오디세이 시리즈’를 통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인다. [email protected]

박준호는 유년시절에 피아노로 처음 음악을 접했다. 1990년대 프랑스 출신의 거장 오르가니스트 겸 작곡가 장 기유의 내한공연에서 오르간 소리를 듣고 이 악기에 빠져버렸다. "바람 소리가 배어 있는, 때 묻지 않은 꾸밈이 없는 소리가 너무 좋았어요"라며 웃었다.

파이프 오르간은 건반악기이면서도 관악기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악기의 심장이자 파이프에 바람을 공급하는 바람상자 때문이다. 페달을 발로 밟아 공기를 불어넣는다

박준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와 영재학교를 거쳐 이 학교 음악원에 입학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갔다. 한예종 예비학교에 오르간 영재로 입학한 학생은 그가 처음이었다.

한예종에서 오자경 교수를 사사했다. 한예종 재직 당시 서초동 한예종에 있는 크누아(KNUA)홀에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한 일본인 제작자 무네타카 요코타 조수를 맡아, 파이프 정음 작업 등을 도우면서 이 악기에 대한 이해도를 한껏 높였다.

이후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욘 라우크빅 교수, 프랑스 툴루즈 국립음대에서 미셸 부바르 교수를 사사했다. 한국 음악가 최초로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오스틴 본교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박준호는 2월27일 '오르간 오딧세이' 첫 공연에서 비에른 '웨스트민스터의 종소리' 등 오르간의 매력을 전할 수 있는 곡을 들려준다. 해당 주제의 철자 모음을 갖고 테마를 만드는 기법인 '소제토 카바토(Soggetto Cavato)'를 차용, '오르간 오딧세이'의 영문 'Organ Odyssey'의 각 알파벳을 따서 연주하는 '오르간 오딧세이에 의한 즉흥 연주'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르가니스트 박준호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준호는 2019년 2월, 7월 그리고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르간 오디세이 시리즈’를 통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인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르가니스트 박준호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준호는 2019년 2월, 7월 그리고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르간 오디세이 시리즈’를 통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인다. [email protected]

무엇보다 박준호는 듣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 "연주는 최대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야 해요"라는 얘기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여기는 오르간 음악 역시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오르간의 기원을 살펴보면 유흥과 인연이 깊어요. 귀족들의 연회, 검투사들이 싸울 때의 배경 음악이었죠. 이처럼 원래 시작은 해석이 필요 없는 음악이었어요. 이번 '오르간 오딧세이'로 오르간이 어렵다는 생각이 무장해제됐으면 합니다."

박준호는 오르간의 매력을 알려 나가는 일을 길게 보고 있다. 특히 오르간 투어는 그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꿈이다. 와인 산지를 돌아다니는 '와이러니 투어'처럼 사람들과 함께 세계에서 오르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지역들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오르간의 매력에는 건축물도 크게 작용해요.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스테인드글래스를 통해 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오르간 연주를 듣는 일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에요. 오르간의 매력을 다양하게 알려나가고 싶어요."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