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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법정 도주' 잇달아 발생…허술한 관리·늑장대처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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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1-13 13:08:01  |  수정 2019-01-13 17:14:38
전주지법서 동일 사건 후 청주지법서 또 발생
서류상 불구속 상태여서 도주 혐의 적용 안돼
법원, 관련 규정 찾느라 1시간40분 뒤 늑장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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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지난 10일 청주지법에서 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직전 달아난 김모(24)씨가 도주 하루 만인 11일 오후 3시35분께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김씨가 검찰에 압송되기 직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1.11. imgiza@newsis.com

【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최근 1년 사이 법정구속 직전 피고인이 달아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 법원의 피고인 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드러나고 있다. <뉴시스 1월10일 보도 등>

특히, 법정구속 절차가 종료되기 직전 달아나는 피고인에게는 형법상 '도주죄'도 적용되지 않아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13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주지법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모(24)씨가 법정구속 직전 달아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청주지법 형사3단독 박우근 판사 심리로 423호 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상해) 및 상해 혐의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은 뒤 법정구속 직전 달아났다.

불구속 상태로 이날 선고 공판에 출석한 김씨는 법정구속이 선고되자 방청석에 있던 소지품을 챙기는 척하다가 법정경위를 따돌리고 도주했다. BMW 승용차를 타고 왔던 김씨는 법원 주차장에 차량을 놓고 뛰어서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17년 4월 노래방에서 시비가 붙은 일행 2명을 후배와 함께 폭행하고, 2018년 2월 유흥주점에서 상해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도주 당일 저녁 대전으로 택시를 타고 달아난 김씨는 길거리 등을 배회하다 이튿날 오후 3시35분께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징역형이)무서워 도망갔다"며 "죗값을 치르기 위해 자수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1시간여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에 압송됐다. 검찰은 김씨 도주 후 형 집행을 위해 발부된 구속영장을 집행, 김씨를 교도소에 입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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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10일 오전 10시30분께 청주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김모(24)씨가 법정구속 직전 달아나고 있다. 2018.01.11. (사진=충북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앞서 지난해 5월10일에 전주지법에서도 법정구속 직전 피고인이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욕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모모(당시 21세)씨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 직전 여성 법정경위의 손목을 꺾어 넘어뜨린 뒤 그대로 달아났다.

도주 5시간 만에 여자친구 집에서 검거된 모씨는 같은 해 11월 징역 4개월의 추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다른 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모씨는 법정구속 가능성을 알고 미리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달아난 모씨에게는 법정경위의 손목을 꺾어 넘어뜨린 혐의(공무집행방해 및 상해)가 적용됐다.

이어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청주지법에서 유사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게 있다면, 김씨는 모씨와 달리 법정경위를 폭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청석의 소지품을 챙기게 배려(?)해준 법정경위를 따돌리고 달아난 김씨에게 현행법상 적용될 혐의는 없었다.

김씨는 법정구속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서류상 '불구속' 상태에서 달아난 것이어서 '도주죄' 적용을 받지 않았다. 형법상 도주죄가 성립되려면 법률에 의해 체포 또는 구금된 자여야 한는데, 김씨는 법정구속을 선고 받았으나 아직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상태였다.

즉, 재판관이 말로는 '구속'을 선고했으나 서류상은 법정을 자유롭게 들락거릴 수 있는 '불구속' 상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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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10일 오전 10시20분께 충북 청주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절차를 밟던 A(24)씨가 법정에서 달아나 경찰이 뒤를 쫓고 있다.A씨가 재판을 받던 청주지법 423호 법정 모습. 2018.01.10.imgiza@newsis.com

김씨는 또 법정경위를 밀치거나 폭행한 것도 아니어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되지 않았다. 법정구속 선고 후 하루 동안 도피를 했음에도 우리나라 법 체계상 이를 처벌할 근거는 없었다.

법원은 A씨를 붙잡을 방법을 연구하는 데만 1시간40분이 걸렸다. 법원 관계자는 "구속영장 발부 후 교도관에게 신병이 인계됐다면 수형자 신분이 되므로 도주죄의 객체가 되는데, A씨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며 "A씨의 신병을 강제로 확보할 사유가 불명확해 이를 판단하느라 경찰 신고가 늦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구속되는 상황에서 소지품 정도는 챙길 수 있게 법정경위가 배려한 것 같다"며 "앞으로는 관련 규정을 개선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법원이 늑장 대처를 하는 동안 김씨는 청주지법 법정동 4층 계단에서 뛰어내려와 1층 보안검색대 옆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법정경위가 1층 보안검색대 직원에게 연락을 취했을 땐 이미 김씨가 법정동을 나간 뒤였다. 김씨는 법원 앞 도로에서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검찰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법정구속 절차에 돌입한 피고인이 도주하는 경우가 흔한 일이냐"고 반문한 뒤 "일단 경찰 신고 등 선조치 후 법률 적용을 판단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피고인 관리와 법 규정의 사각지대, 법원의 늑장 대처 '삼박자'가 불러온 총체적 난국에 애꿎은 경찰만 피고인 검거에 애를 먹었다.

 imgiz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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