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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14세 소녀 아버지…"인스타그램이 딸 숨지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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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1-23 11:41:25
14세 몰리, 자해·자살 관련 게시물 자주 접해
인스타그램, 청소년 우울증 유발 게시물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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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국의 한 청소년이 인스타그램에 접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스타그램이 자극에 취약한 젊은층 사이에서 자해를 미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세계 인스타그램에는 하룻밤에도 자해와 자살에 대한 수십만장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2019.01.23.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 소녀 몰리 러셀(14)은 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아버지 이언 러셀은 숨진 딸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한 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해 인증사진과 자살에 대한 미화 게시물이 가득했던 것.

러셀은 22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이 내 딸의 죽음을 도왔다"고 힐난했다.

몰리는 사망 직전 과제를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왔으며, 다음날 등교를 위한 가방을 꾸려놓는 등 전혀 자살의 징후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러셀은 전했다.

부모님과 두 자매에게 쓴 유서에는 "미안하다. 모든 건 나 때문이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러셀은 "인스타그램이 내 딸이 목숨을 잃는 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몰리는 너무 많은 사진을 올렸고, 더 이상 내놓을 게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스타그램이 자극에 취약한 젊은층 사이에서 자해를 미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세계 인스타그램에는 하룻밤에도 자해와 자살에 대한 수십만장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러셀은 "내 딸은 평범한 십대였다. 미래를 생각했다. 매우 열정적이었다"면서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아이는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몰리가 팔로우했던 한 게시물은 눈을 가린 채 곰인형을 안고 있는 그림과 함께 '이 세상은 너무 잔인해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글이 적혀있기도 했다.

러셀은 어린 몰리가 우려되는 콘텐츠에 너무 많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우 우울하거나, 자해를 하거나, 자살 충동을 들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 중에는 자해를 멈추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 대한 글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상당수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이는 자해와 자살로 이어지게 만든다. 인스타그램이 내 딸의 사망에 도움을 줬다는 사실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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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은 수많은 전문가들이 거듭해 경고하고 있는데도 인스타그램에 이와 비슷한 게시물이 남아있는지 알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 시스템도 문제다. 한번 자해, 혹은 자살과 관련된 게시물을 접한 청소년들은 꾸준히 비슷한 게시물에 노출된다.

인스타그램은 '자해'와 같은 단어로 검색할 경우 경고창을 통해 위험을 알린다. 그러나 경고창을 무시한 채 관련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어 접근을 막는 데는 사실상 무용하다.

러셀은 "인스타그램은 그들의 알고리즘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고 깊은 고심을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인스타그램 측은 "우리는 몰리와 가족들, 그리고 이 문제를 거론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은 섭식장애, 자해 혹은 자살을 촉진하거나 미화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젊은 이용자들이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를 논의하거나,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회복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특정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정신적 고통을 겪었거나 우울감이 느껴진다면 자살예방전화(1577-0199), 생명의 전화(1588-9191), 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 청소년 전화(1388) 등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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