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게임, 수출 新효자로 우뚝⑧]'수출 1등' 넥슨 인수전에 국내외 기업 참여

등록 2019.02.02 09:30:00수정 2019.02.18 09:49:4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넥슨, '던전앤파이터' 중국 성공 힘입어 해외매출 연 1조4000억

카카오 "내부서 다각도로 넥슨 인수 검토 중"

넷마블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 형성해 인수전 참가"

텐센트, 넷마블 지분 17.7%…카카오 지분 6.7% 보유

텐센트, 막강한 자금력 앞세워 넥슨도 인수할까

[게임, 수출 新효자로 우뚝⑧]'수출 1등' 넥슨 인수전에 국내외 기업 참여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연 매출 2조 3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을 둘러싼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넷마블이 넥슨 인수전에 가세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와 미국의 EA(일렉트로닉 아츠), 디즈니 등이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었다.

국내사 중 가장 먼저 넥슨 인수 참여를 공식화한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내부에서 다각도로 넥슨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틀 뒤엔 넷마블이 "두 달 전부터 넥슨 인수를 검토했고, 한달 전에 최종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넷마블은 "넥슨의 우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매각시, 대한민국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바,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넥슨 인수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넷마블, 넥슨 인수 나선 배경은 '연 1조 캐시카우'

카카오는 2017년 연간 매출 1조9724억원, 영업이익 1650억원, 당기순이익 127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8조3000억원으로 넥슨 시총 1조엔(약 10조2000억원)에 못미친다. 

그런데도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려는 배경은 넥슨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때문이다. 넥슨은 2017년 연간 매출의 66%에 달하는 1544억 2500만엔(1조 5110억원)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게다가 카카오는 3년 전 음원서비스 멜론의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거둔 성공 경험이 있다. 로엔은 지금까지 연간 1000억원 가량의 수익을 카카오에 안겨주며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 카카오는 게임사업도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20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의 게임사업 부문을 흡수한 뒤에는 2018년 1~3분기 누적 매출이 3166억원에 달한다.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현재 주력하고 있는 퍼블리싱 사업뿐 아니라 개발 영역까지 역량을 확장할 수 있다. 

넷마블은 2017년 2조4248억원이라는 게임 단일기업 최고 연매출을 올렸다. 그해 해외 매출은 1조 3179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68% 비중을 차지했다.  

.

.

그러나 넷마블은 2018년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 외에 신작의 성과가 부진했다. 이는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에 넷마블은 해외에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올리는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확실한 캐시카우를 보유하길 원하는 것이다. 다만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할 경우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아 넥슨 계열사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넷마블·카카오 '지분' 성 안차는 텐센트, 넥슨까지 사나

이번 카카오와 넷마블의 인수 참여로 넥슨이 해외사에 매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이 생겼다. 그간 국내 게임업계는 1세대 온라인 게임사로 상징성이 큰 넥슨의 해외 매각에 우려를 보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넥슨은 해외에서만 매년 1조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수출 역꾼이자, 넷마블·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빅3 게임사로 불리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코리아는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로만 매년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중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텐센트 입장에선 넥슨을 10조원에 사도 손해는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텐센트는 2018년 10월 기준 101억 8900만 달러(약 11조 5100억 원)의 매출과 20%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전 세계 게임 관련 회사 중 매출 1위다.

텐센트는 1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많은 IT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7%,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가 넥슨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넷마블이나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면 나쁘지 않은 장사다. 또 텐센트 입장에선 카카오와 넷마블이 합작해 넥슨을 인수하게 되더라도, 넥슨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결국 넥슨이 매물로 나온 현 상황은 국내 게임업계와 산업에 긍정 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할 수 있다.

앞서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를 매물로 내놨다. NXC는 넥슨(일본법인)의 지주회사다. 매각 대상은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지분이다.

인수 대금은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NXC가 별도로 보유한 스토케(유모차 브랜드), 비트스탬프(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등의 계열사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전체 매각 규모는 10조원을 뛰어넘는다.

[게임, 수출 新효자로 우뚝⑧]'수출 1등' 넥슨 인수전에 국내외 기업 참여

이에 반해 카카오와 넷마블의 현금 동원력은 턱없이 모자라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카카오의 총 자산은 7조7108억원 수준이며, 1년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조5008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넷마블의 가용자금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조6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결국 카카오와 넷마블이 넥슨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관건이다. 넥슨 인수후보 예비입찰일은 오는 21일로 알려졌다.

◇자금 부족한 카카오·넷마블, 인수 합작 가능성은?

넷마블은 부족한 인수 자금을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게임업계에서 공동으로 넥슨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넷마블 못지 않은 자금력을 갖춘 국내 게임사 중에는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가 있지만, 넥슨 인수에 대해선 의향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또 현재까지 넥슨 인수 의향을 밝힌 카카오와 넷마블의 합작 가능성 역시 크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는 자회사로 카카오게임즈를 두고 있다. 같은 업종에 몸담고 있는 카카오와 넷마블이 공동 인수하면 넥슨의 경영권이나 수익 배분 등에서 분란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인수한 넥슨의 게임이 자사 게임보다 시장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경우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형성하기 보다는 타 업계나 사모펀드(PEF)와 함께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