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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때려" 호소한 日 10세 소녀, 결국 父에 맞아 사망

등록 2019.02.01 15: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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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설문조사서 "아빠가 때린다" 도움 요청

교육당국, 폭력 가해자인 父에 설문조사지 사본 전달

【서울=뉴시스】미아 양의 모습. (사진출처: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쳐) 2019.02.01.

【서울=뉴시스】미아 양의 모습. (사진출처: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쳐) 2019.02.01.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빠가 때린다"며 학교 측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던 일본의 10세 여자아이가 결국 아버지에게 구타당한 끝에 사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더해 학교와 교육당국이 이 소녀가 '아빠가 때린다'며 도움을 호소한 설문조사지를 폭력 가해자인 아버지에게 건네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의 부적절한 대처에 여론이 분노하고 있다.

1일 도쿄신문 및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바(千葉)현 노다(野田)시에 거주하는 '미아'라는 이름의 초등학교 4학년생은 지난 1월 24일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미아의 몸에서는 멍 자국 등 폭력의 흔적이 발견됐고, 경찰은 그의 부친을 상해 혐의로 체포했다. 부친은 경찰 조사에서 딸에게 상습 폭행을 가한 사실을 인정했다. 미아는 사망 당일에도 부친에게 구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미아는 생전 학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빠한테 괴롭림을 당한다"라며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교육당국이 부적절한 대처를 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시 당국 등에 따르면, 미아는 2017년 11일 학교에서 실시한 이지메(괴롭힘)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자유기고란에 자필로 가정폭력 피해 사실을 적었다.

자유기고란에는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폭력이) 일어나거나, 깨어 있을 때 발로 차거나 두들겨 맞습니다. 선생님, 어떤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적혔다고 한다.

이후 학교 측은 시 교육위원회에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아동이 있다'며 연락을 취해, 아동상담소가 미아를 약 한달간 일시 보호했다. 한달 후에는 미아가 친척접에서 생활하는 것을 조건으로 일시보호를 해제했다.

 그러나 미아의 아버지는 아동상담소가 딸을 일시보호하자, 친척들과 함께 학교를 수 차례 방문해 "남의 아이를 유괴했느냐",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 "고소하겠다"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학교 측은 미아의 설문조사 내용을 아버지에게 알렸고, 아버지가 설문조사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하자 교육당국과의 논의 끝에 사본을 건네줬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에서는 학교와 교육 당국이 가정폭력을 겪고 있는 아동을 사지로 내몰았다며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위는 "아버지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부득이하게 사본을 전달했다", "자신의 아이가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서 그랬다"라는 등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설문조사지 사본이 건네진 직후 미아는 시내의 다른 초등학교로 전학했고, 2018년 3월 자택으로 돌아갔다.

전학한 학교에서 미아는 "아버지가 친절하게 대해 준다"라는 등이라고 말했으며, 학교 설문조사에서 가정폭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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