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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지형 바꾸는 '메기들'…'타다·마카롱·웨이고의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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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2-10 14:00:00
사회적 대타협 기구 논의에도 적지않은 영향 미칠 듯
김현미 국토부 장관 "당사자 모여 수용가능 대안 만들어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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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직장인 김민수(가명)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광화문에서 택시에 승차했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60대 택시 기사는 병원 진료 시간에 늦을까봐 마음이 급한 김씨에게 쉴새 없이 가정사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은퇴 전에는 번듯한 직장에 다녔는데, 공교롭게도 부인 친구를 고객으로 태우는 바람에 택시기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체면을 구긴 부인과 부부싸움을 했다는 가정사를 시시콜콜 늘어놓았다. 적당히 맞장구를 치다 잠이 든 김씨는 ‘도착했다’는 기사의 말에 요금 9000원을 내고 하차해 병원에 들어갔다가 아연실색한다. 기사가 태워다 준 병원이 목적지인 고대 구로가 아니라 고대 안암병원이었던 것. 김씨는 서둘러 또 다른 택시를 잡아타고 구로로 향했으나, 요금 2만원을 더 치러야 했고, 진료시간에도 맞출 수 없었다.

#.직장인 정상선(가명)씨는 9일 주말 근무를 하며  처음으로 ‘타다’ 서비스를 이용했다. 아파트 거실에서 스마트폰 앱을 불러내 목적지인 충무로의 한 건물을 입력하는 등 배차 신청을 하자 기본형 차량(11인승 승합차) 도착까지 7분이 소요된다는 메시지가 떴다. 차량은 쾌적하고 넓직했다. 40대 운전기사는 차내 온도는 적정한지, 라디오 볼륨은 크지 않은지 부터 물었다. 차량이 목적지를 향해 출발 한 뒤에는 와이파이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줄곧 침묵을 지켰다. 몇가지 안내를 제외하고는 손님이 묻기 전에 말을 걸지 않는게 규칙이라고 설명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미리 입력해둔 카드로 요금이 자동 결제됐다. 요금은 택시보다 2000원 정도가 더 높았다. 하지만 정치, 사회 현안을 놓고 여과되지 않은 주장을 쏟아내던 택시 기사들에게 지친 정씨에게 이 서비스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사납금제 등 낙후한 관행에 발목이 잡혀 정체된 택시 서비스 시장이  타다, 웨이고, 마카롱 등 신규 서비스 등장으로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어 택시산업은 물론, 사회적 대타협기구 논의 등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과 정부, 택시업계 등이 업계 상생 방안을 놓고 지루한 힘겨루기를 거듭하는 등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이 쇄신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카풀 서비스 논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진 택시업계를 밀어 붙이는 선두주자는 ‘타다’이다. 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해  불법 시비를 비켜간 타다는 기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쏘카의 자회사인 VCNC가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하며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회원수 25만명을 넘어섰다.  20~30대와 여성들 사이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서비스를 향한 불만을 파고든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차량 호출 앱부터 개선했다. 위성을 활용한 현 위치 표기 방식이 오차가 있는 점을 감안해 호출자가 출발지점 표식을 직접 옮길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사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삼진아웃제를 운용하며 승차 거부의 여지를 없앴다. 인력파견업체에서 인력(기사)을 공급받아 직접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교육을 강화해 승객들과 불필요한 마찰을 줄였다. 아울러 넓직하면서도 쾌적한 공간, 와이파이 서비스 등을 제공해 모바일 세대를 공략했다. 나이 지긋한 기사들의 훈계에 지친 20~30대 젊은층들의 재이용율이 높다.  주말을 이용해 파트타임을 한다는 타다의 한 기사는 "요즘은 20~30대 손님 가운데 처음 이용하는 분들을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상품도 기존 베이직에 더해 장애인·인천공항 서비스 등을 단계적으로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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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택시 천막농성장에서 카카오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60대 택시기사 임 모씨의 분신 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이 끝난 후, 피켓을 붙인 택시 10대가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2019.01.10.  misocamera@newsis.com
기존 택시업계 공략의 시동을 건 또 다른 주역이 KST모빌리티의 마카롱 택시다. 이 회사는 이르면 11일  앱을 내놓고 이 브랜드 택시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장은 택시 10대로 출발하지만, 보유 차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올해 연말까지는 1000대 가량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카롱 택시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데는 시범 서비스가 업계 쇄신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받아 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폐지 압박을 강화해온 ‘사납금제’를 택시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주범으로 규정하고 완전월급제 시행, 택시 쇼퍼제 도입 등을 선언했다. 기사 교육도 대폭 강화한다. ‘쇼퍼 아카데미’를 이수하고 자격시험을 통과한 기사들만 채용한다. 블랙캡 등 영국 택시업계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기사들을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퍼’로 부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실험은 KST모빌리티의 빅데이터 경영이다. 월급제 시행으로 높아진 고정비용을 상쇄할 부가 서비스를 개발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빅데이터를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측에 위험운전 유형 등 데이터 분석을 의뢰하는 업무협약도 맺었다. 공단측이 분석한 자료를 활용해 운전기사별 안전등급을 부여하고 기사들을 상대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타고솔루션즈가 승차거부 없는 서비스를 표방하며 준비중인 '웨이고블루', 여성 기사가 운전하는 여성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 등도 눈길을 끈다. 모두 기존 택시 서비스 시장이 채워주지 못하는 고객의 니즈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가 서비스도 꼬리를 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작년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예고하자 택시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하며 업계를 압박해왔다. 서비스가 우수한 브랜드 택시, 다양한 부가서비스 상품군 개발을 유도하는 등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낙후된 택시산업의 자생기반을 강화하자는 포석에서다. 카풀 서비스를 이른바 ‘메기’로 삼아 신산업(카풀)도 육성하고, 구산업(택시)경쟁력도 강화하자는 취지였지만, 사납금제 등 업계 낙후한 관행의 벽에 가로막혀 논의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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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택시 천막농성장에서 카카오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공개한 지난 9일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분신해 10일 새벽에 숨진 60대 택시기사 임 모씨의 유서. 2019.01.10.  misocamera@newsis.com
하지만 신규 시장 플레이어들이 잇달아 등장해 업계를 압박하며 택시산업의 지형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이러한 변화는 11일 4차 회의가 예정된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논의의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공개된 노무현재단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6회)에서 카풀 서비스 도입 등과 관련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당사자들이 모여 수용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정부는 많이 듣고 최대공약수가 모아질 때까지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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