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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문희상 의장 "일왕 사죄 논란 키우는 건 아베 정략적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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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2-18 07:00:00
"아베 총리가 지금 여러가지로 코너 몰리고 있어"
"진정성 있는 사과 중요…역사의 법정엔 시효 없다"
"내가 미안하다고 하길 바라겠지만 그럴 수 없다"
"訪美, 아쉬운 것 없어…여야 대표 함께 한 것 평가"
"하노이 회담에 대한 한민족의 절박함 전달 성공"
"가장 '안티 트럼프'인 펠로시 의장도 충분히 이해"
"문재인·트럼프·김정은 기막힌 조합, 절호의 기회"
"국회 공전, 진짜 큰일 나…당장 임시국회 열어야"
"법관 탄핵은 문제 있으면 해야겠지만 신중해야"
"현역 의원 입각 조건은 전문성과 내년 총선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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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뉴시스】5박8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희상 국회의장이 로스앤젤레스(LA)의 한 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19.02.15
【로스앤젤레스(LA)=뉴시스】한주홍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은 일본 정부가 '일왕 사죄' 발언 논란을 키우는 데 대해 "그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략적 사고"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D.C.,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을 연이어 방문하며 5박8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 의장은 "아쉬울 게 하나도 없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국면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도약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방미 일정 마지막 날인 15일(현지시간) LA의 한 호텔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미 일정과 한일 관계, 국내 현안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문 의장은 일본 정부와 언론이 나서 '일왕 사죄'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논란을 벌이는 것과 관련, "아베 총리의 정략적 사고"라고 규정하며 "아베 총리가 지금 여러가지로 코너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 국내 정치용 현안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문 의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칭하고, "만약 그런 사람이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정말로 미안하다고 한다면 그 한 마디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문 의장 발언에) 정말로 놀랐다.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면서 "강하게 항의하며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심지어 "발언에 조심하길 바란다" "매우 무례한 발언"이라고까지 했다.

문 의장은 "(일본에 관해서) 내가 할 이야기는 사실 다 했다"면서 "나는 '달을 보라'고 하는데 '손가락이 비뚤어졌느니 잘못됐느니 달을 안 보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음에 있어서 진정성 있는 사과 한 마디가 중요한 것"이라며 "역사의 법정에는 시효가 없다. 전쟁과 인륜에 관한 범죄는 다른 것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는 이야기의 본질은 10년 이상 지금과 똑같다"며 "한일의원연맹 회장도 가장 장기간 지냈고 일본 특사도 다녀왔다. 그때도 공개석상 말고 B급 자리에 앉으면 항상 이야기했다"고 이 같은 발언이 오랜 지론이었음을 거듭 밝혔다.

일본이 '일왕 사죄' 발언 관련 문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내가 진정한 의도는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길 바라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며 "진실이 아닌데 그런 이야기를 하겠나.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문 의장은 독일의 사례를 거론하며 "독일은 지금도 수상이 되면 학살당한 유태인 묘지를 방문하고 어느 나라를 가도 직접 무릎 꿇고 사과한다"면서 "그러니 유럽연합(EU)에서 다시 '리딩 스테이트(leading state·선두국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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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최동준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9.02.17. photocdj@newsis.com
문 의장은 "지금 남북미가 일을 하는데 중국을 상대로 하는 일본의 입장에서 이렇게 나올 국면이 아니다"라며 "쥐 잡으려다가 독 깨는 줄 모른다. 큰 흐름으로 봐서 옆에서 훈수 둘 생각을 해야지 지금 무엇을 하자는 거냐. 우리를 건드려 무슨 덕을 보겠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는 일본의 역할도 있다"며 "한미동맹을 강조하지만 한미일 공조가 두 번째로 강조하는 사안인데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5박8일간 워싱턴 D.C., 뉴욕, 로스앤젤레스(LA)를 찾는 강행군을 펼친 방미 일정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했고 성과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문 의장은 "아쉬울 게 전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며 "애초에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놀랄 일도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미 조야(朝野)와의 인식 차만 드러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한 설명으로 보인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페리 프로세스'에서 출발했고 지금 상황의 이름을 어떻게 붙이든 페리 프로세스에서 더 나아가지 않았다"며 "노태우 전 대통령 때는 남북기본합의서까지 만들었고 7가지 합의를 했다"고 견주어 말했다. 페리 프로세스는 빌 클린턴 정권 시절의 대북 해법이다. 

문 의장은 특히 이번 방미에 여야 5당 지도부가 모두 함께 하는 모습을 미 조야에 보여줬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문 의장은 "현재 미 조야에서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무엇이 나오겠느냐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여야 없이 (미국에) 와서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시작했고 그건 성공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8000만명 한민족의 숙원이 달린 엄청난 문제가 27, 28일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뤄진다"며 "이 사실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절박함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아무리 급해도 남의 일처럼 생각한다. 그런데 절박함이 (이번 면담을 통해)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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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한주홍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민주당) 미국 하원의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본인이 직접 쓴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휘호를 전달했다. (사진 제공 = 국회)
문 의장은 "여야 5당 대표가 특별하게 말싸움을 한다든가 현장에서 코앞에서 이상한 짓을 벌이는 게 하나도 없었다"며 "그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바쁜 일정 중에 워싱턴 일정은 모두 다 하려고 애를 썼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번 방미의 주요한 장면으로 낸시 펠로시(민주당) 미국 하원의장과의 만남을 꼽았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반대하며 가장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우리 대표단과의 이번 만남에서도 북한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면서 "북한의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비무장화"라는 발언까지 했다.

문 의장은 "제일 '안티 트럼프(Anti Trump)' 정상에 서 있는 게 펠로시 의장인데 그의 입에서 '여러분 희망처럼 됐으면 너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그 말의 느낌이 비아냥거리는 조가 아니었다. '희망적(hopeful)'이라는 표현을 할 때는 '이제 충분히 이해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문 의장과 여야 대표단과의 면담 말미에 "낙관적(optimistic)이지는 않지만 희망적(hopeful)'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장은 동행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한국당 의원들도 우리의 주장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주장을 했다"면서 "기본적으로 한반도 평화가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결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은 같았다"고 해석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등 3인의 조합에 대해 '기가막힌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문 의장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협상가(chief negotiator)'라는 말을 듣고 북한에서는 '중재자(mediator)'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위치에 있을 수 있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문 대통령의 독특한 캐릭터 때문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공명심에 불타오른다. 재선을 위해서는 이 카드(북미정상회담)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 사람은 협상가고 담대한 결단력의 소유자"라며 "오바마 정부 시절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에 대해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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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뉴시스】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11일(현지시간) 존 설리번 미국 국무부장관 대행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2019.02.12. (사진=국회 제공)   photo@newsis.com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도 "아버지 세대하고 다르다"며 "핵을 가지려는 이유도 생존전략이다. 그게 없으면 망한다고 생각하고 정권 유지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중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하기 때문에 비핵화가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 의장은 현재 국면이 한반도의 평화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라고 거듭 역설했다. 문 의장은 "상황이 이렇게 바뀔 수가 없다"며 "대한민국 5000년 역사에 없는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역사적으로 유일한 중요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현안 관련 질문이 나오자 문 의장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국회 공전 상태가 거듭되는 것에 대해서는 "진짜 큰일 났다. 당장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귀국해서 업무에 복귀하는 대로 원내대표 간 회동을 주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문 의장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큰일 난다"며 "촛불 들고 국민이 국회 앞에 모이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크게 우려한다"고 했다.

이어 "남북한 합쳐서 8000만명의 명운이 달린 엄청난 일에 전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국에 지금 이게 말이 되느냐"며 "우리 내부에서 이런 식으로 합의를 못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바로 임시국회가 열려야 한다"며 "원내대표 회동을 주선해 상반기 일정이라도 빨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

여야 간 1월 말로 정한 합의 시한을 넘긴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그 선에 대해서는 상당히 접근선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그 이야기는 (현지에서도) 많이 나눴다"며 "못할 것도 없고 나는 된다고 본다. 낙관론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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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최동준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귀빈실에 앉아있다. 2019.02.17. photocdj@newsis.com
선거제도 개혁보다 더욱 시급한 건 상설국회·소위원회 활성화 등이 걸린 국회 개혁이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소위를 활성화시켜 정례화를 주 1회나 보름에 2번 정도 하는 데 여야 간 거의 접근선이 있는데 통과가 안 된다"며 "국회선진화법도 손봐야 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도 가볍게 만들어 시간을 줄이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문회법과 법사위 권한도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꾸 선거제도 이야기만 하는데 사실 정치개혁에서 중요한 게 국회법 개정"이라며 "그래야 신뢰받는 국회가 되고, 일 잘하는 국회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정의당이 속도를 내고 있는 사법농단 연루 법관의 탄핵소추에 대해서는 "법관이 탄핵돼야 할 문제가 있으면 헌법 규정이 있고 사유가 있다면 탄핵돼야 하는 게 맞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라면서도 "함부로 법적으로 접근하고 할 일은 아니다. 아주 신중의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2기 개각에 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전문성이 인정된다면 말릴 것도 없다"며 "그런데 조건이 있다.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다음 총선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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