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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계첩' 국보 됐다, 조선 시대 궁중회화 대표작

등록 2019.03.06 10: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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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연도(耆社私宴圖), 국보 제325호 기사계첩

기사사연도(耆社私宴圖), 국보 제325호 기사계첩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8세기 초 궁중회화 '기사계첩(耆社契帖)'이 국보로 승격됐다. 보물 제929호에서 국보 제325호로 격상됐다.

'기사계첩'은 1719년 숙종이 70세 이상 정2품 이상 직책을 가진 노년 문관을 우대하는 기관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여한 관료들이 계(契)를 하고 궁중화원에게 의뢰해 만든 서화첩이다. 당시 숙종은 59세였기 때문에 기로소에 들어갈 시기가 되지 않았으나, 태조 이성계가 70세가 되기 전 60세로 들어간 전례에 따라 입소했다. 행사는 1719년 시행됐으나 참석자들의 초상화 그리기에 시간이 오래 걸려 1720년 최종 완성됐다.
 
계첩은 기로신인 문신 임방(1640~1724)이 쓴 서문과 경희궁 경현당 연회 때 숙종이 지은 글, 대제학 김유(1653~1719년)의 발문, 각 의식에 참여한 기로신들의 명단, 행사 장면을 그린 기록화, 기로신 11명 명단, 이들의 반신 초상화, 기로신들이 쓴 축시로 구성됐다.
기사계첩의 기로신 초상화, 김창집(왼쪽)과 이유

기사계첩의 기로신 초상화, 김창집(왼쪽)과 이유

계첩에 수록된 그림은 화려한 채색, 섬세하고 절제된 묘사, 명암법을 적절하게 사용해 사실성이 돋보이는 얼굴 표현 등 조선 후기 '궁중행사도'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 첩의 마지막 장에 제작을 담당한 도화서 화원 김진여, 장태흥 등 실무자 이름 기록도 다른 궁중회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사계첩'의 특징이다.

 수준 높은 색채와 구도, 세부 표현으로 조선 궁중회화의 획기적 전환을 가져온 작품이다. 18세기 후 궁중행사도 제작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제작 당시 원형을 거의 상실하지 않았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좋고 그림 완성도가 매우 높아 조선 시대 궁중회화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어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

문화재청은 또 고려 시대 불화, 조선 시대 목판과 경전 5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 제2014호 제진언집 목판, 한글·한자·범어 혼용 부분

보물 제2014호 제진언집 목판, 한글·한자·범어 혼용 부분

보물 제2014호 '제진언집 목판(諸眞言集 木板)'은 1658년 강원도 속초 신흥사에서 다시 새긴 중간(重刊) 목판이다.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 '제진언집목록(諸眞言集目錄)' '진언집(眞言集)'으로 구성됐다. 이 목판은 1569년 전라북도 완주 안심사에서 처음 판각됐다. 안심사본 목판은 현재 전하지 않으므로 신흥사 소장 목판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판본에 해당한다.

 한글, 한자, 범어가 함께 기록된 희귀한 사례에 속하며, 16~17세기 언어학과 불교 의례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다. 신흥사가 동해 연안과 가까워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영혼을 달래며 법회를 하고 음식을 베푸는 불교 의식인 수륙재 등 불교 의례가 빈번하게 시행된 사실을 고려할 때 강원도의 신앙적 특수성과 지리·문화적 성격, 지역 불교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 가치가 크다.  
보물 제1306-2호 묘법연화경

보물 제1306-2호 묘법연화경

보물 제1306-2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은 조선 초기 명필가 성달생과 성개 형제가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해 '법화경'을 정신을 가다듬어 집중해서 쓴 판본을 바탕으로, 1405년 전라북도 완주 안심사에서 승려 신문이 주관해 간행한 불경이다.
 
 7권 2책으로 구성된 완질본이다. 권4에는 불교 교리나 경전을 알기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그림인 변상도가 6면에 걸쳐 수록됐다. 판각도 정교하다. 한문을 읽을 때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구절마다 표기한 구결(口訣)이 전반적으로 쓰여 있다. 한글로 토(吐)를 달아 조선 초기 국어사 연구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판각 후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인출된 책으로, 간행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발문을 통해 조선 초기 불경의 간행 방식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서지학과 불교사 연구에도 학술 가치가 높다.  
보물 제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보물 제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보물 제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高麗 千手觀音菩薩圖)'는 14세기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의 자비력을 극대화한 고려시대 불화다. 천수관음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 또는 '대비관음'이라고도 불리며, 각기 다른 지물을 잡은 큰 손과 눈을 촘촘하게 그린 작은 손 40~42개를 가진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불화는 세월이 지나면서 변색됐으나 얼굴 11면과 손 44개를 지닌 관음보살과 화면 위를 가득 채운 원형 광배, 아래쪽에 관음보살을 바라보며 합장한 선재동자, 금강산에서 중생이 떨어지는 재난을 묘사한 타락난 등 관음신앙 관련 경전 속 도상을 충실하게 구현했다. 요소마다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필력으로 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해 우수한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 고려 불화 중 현존 유일하게 알려진 천수관음보살도일 뿐 아니라 다채로운 채색과 금색 물감의 조화, 격조 있고 세련된 표현 양식 등 고려 불화의 전형적 특징이 반영된 작품이자 종교성과 예술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보물 제2016호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

보물 제2016호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

보물 제2016호 '불정심 관세음보살 대다라니경(佛頂心 觀世音菩薩 大陀羅尼經)'은 관세음보살의 신비하고 영험한 힘을 빌려 이 경을 베끼거나 몸에 지니고, 독송하면 액운을 없앨 수 있다는 다라니의 신통력을 설교한 경전이다. 이번에 지정된 경전은 권말의 발문과 시주 명단인 시주질을 바탕으로 1425년 장사감무(長沙監務) 윤희와 석주가 돌아가신 부모의 극락왕생을 빌고 자신과 가족의 다복, 사후 정토에 태어날 것을 발원해 판각한 경전임을 알 수 있다. 
보물 제2016호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 발문

보물 제2016호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 발문

이는 옷소매에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책자로 3권 1첩으로 구성한 수진본(袖珍本)이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판본이자 국보·보물로 지정된 비슷한 사례가 없어 희소성이 있다. 조선 초기 불교 신앙과 사회사, 목판인쇄문화를 살필 수 있는 경전이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관리 할 가치가 있는 자료다.
 
 보물 제2017호 '경산 신대리 1호 목관묘 출토 청동호랑이모양 띠고리(慶山 新垈里 一號 木棺墓 出土 靑銅虎形帶鉤)'는 2007년 경상북도 경산 신대리 1호 목관묘에서 출토된 유물로 의복과 칼자루에 부착한 장식품이다. 일반적으로 '호형대구’로 알려져 있다. 호형대구 혹은 마형대구로 분류되는 동물형 띠고리는 북방계 청동기 문화와의 관련성이 일찍부터 논의됐으며, 청동기 시대부터 초기철기 시대 지배층을 상징하는 중요한 위세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보물 제2017호 경산 신대리 1호분 목관묘 출토 청동호랑이모양 띠고리

보물 제2017호 경산 신대리 1호분 목관묘 출토 청동호랑이모양 띠고리

'청동호랑이모양 띠고리'는 현존 수량도 적지만, 대부분 파손상태가 심하거나 정식 발굴품이 아닌 경우가 많다. '경산 신대리 1호 목관묘 출토 청동호랑이모양 띠고리'는 유사한 양식의 호형대구 중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좋고 뛰어난 주조기법으로 제작된 금속공예품이자, 정식 발굴조사로 출토 위치와 공반유물(供伴遺物) 등이 모두 밝혀진 중요한 예로서 역사적·문화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경산 신대리 1호 목관묘 출토 청동호랑이모양 띠고리'는 발굴출토품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2016년부터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중요 매장문화재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 지정 사업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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