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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보우소나루, 카니발 비난 동영상 트윗으로 거센 후폭풍

등록 2019.03.07 08: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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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상 부각위해 남의 머리에 소변보는 사진 올려

【올린다( 브라질) = AP/뉴시스】 브라질도시 올린다의 카니발에서 사람들이 거대한 정치인들과 유명인사들의 인형을 준비해놓고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맨 왼쪽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 비틀스의 인형들이 보인다.  

【올린다( 브라질) = AP/뉴시스】 브라질도시 올린다의 카니발에서 사람들이 거대한 정치인들과 유명인사들의 인형을 준비해놓고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맨 왼쪽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 비틀스의 인형들이 보인다.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0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번 카니발 축제에서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머리 위에다 소변을 보는 장면의 동영상을 공유해 5일 밤(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렸다가 거센 분노와 비난에 직면했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카니발의 자유분방한 축제 형식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이 동영상을 올렸다.  그와 비슷한 브라질의 극우 보수파들은 카니발과 축하 파티를 이교도들의 부도덕한 행사로 여겨 극도로 혐오해왔다.

특히 이번 주에 열린 카니발에서는 극우파 대통령 보우소나루가 축제 참가자들의 주요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었다.  원래 브라질 카니발에 참가하는 모든 삼바스쿨과 축제 조직자들은 수천명이 거리행진을 하며 전통적으로 정치 풍자를 하는 것을 용납하고 있다.

보우소나루가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는 상파울루 거리 축제에서 한 남자가 국부만 가린 야한 차림으로 자기 몸을 만지는 야한 장면,  그가 머리를 숙이자 다른 남자가 그의 머리위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들어있었다.

보우소나루는 여기에 "나도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 게 불편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국민대중에게 진실을 폭로해야만 한다"고 썼다.  " 이것이 브라질 카니발의 거리 축제가 결국 도달한 모습이다.  여기에 대한 댓글로 평가를 하면서 결론을 내리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트윗에는 순식간에 수만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은 그런 것을 올린데 대한 격렬한 비난이었다.

언론인 파비오 파눈지오는 "당신은 긴급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한다"면서 자기의 6살짜리 손녀와 다른 아이들까지 그 동영상을 보았다고 비난했다.

변호사들은 그처럼 거의 포로노에 가까운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품위의 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탄핵사유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보우소나루를 옹호하면서 아이들은 어차피 트위터에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야하며,  대통령은 카니발 축하행사가 어느 정도로 타락했는지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는 글을 올렸다.

보우소나루의 여당 하원의원 조이스 하셀만은 트위터에다 " 길거리에서 젖가슴과 엉덩이를 내보이는 좌파들은 종교적인 상징물까지도 공공의 광장에서 신성모독을 하고 있다.  어른들의 벗은 몸을 아이들에게 만지게 하는 자들이 대통령의 그런 동영상에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다니.."라는 글을 올렸다.

【올린다( 브라질) = AP/뉴시스】 브라질 카니발에서 야유의 대상이 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앞쪽)과 부인 미셸리 보우소나루의 거대한 인형. 

【올린다( 브라질) = AP/뉴시스】 브라질 카니발에서 야유의 대상이 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앞쪽)과 부인 미셸리 보우소나루의 거대한 인형.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브라질 대통령이 트위터의 내부 규칙을 어겼다며 고발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동영상은 6일 저녁까지도 타임라인에 그대로 남아있으며 트위터 측은 6일 현재 이에 관한 문의에 침묵하고 있다,

이번 트윗은 보우소나루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던 선거전략인 "문화전쟁의 유발"의 하나로도 여겨진다.  그는 28년동안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자주 동성애자, 여성, 원주민, 흑인들에 대한 비하와 혹평을 내놓아 물의를 일으켰다.

그럴 때마다 보우소나루는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한 편으로는 엄청난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정치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소신발언을 하는 소수 정치인으로 존재가 부각되기도 했다.

브라질의 카니발은 원래 어떤 행동도 용인되는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특징으로,  상파울루시에서만 이 날 500개 이상의 길거리 파티가 벌어졌다.  전국적으로 '블로코스'로 불리는 이런 파티는 폭음과 춤,  옷을 거의 벗은 사람들의 군무가 벌어지는 게 보통이다.

올해에는 특히 보우소나루를 비롯한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가 심했고 북동부 도시 올린다에서는 보우소나루의 거대한 인형이 등장해 야유와 돌팔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학의  정치학과 교수 마우리시우 산토루는 보통 갓 취임한 대통령이 이 축제에서 그렇게 심한 조롱을 당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보통 첫 1년 동안은 '허니문'으로 불리는 기간이다"라고 말한 그는 보우소나루의 대중에 대한 반격 자체가 "재난"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국민을 향해 공격적인 트위트를 자주 날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건 분위기부터가 차원이 다르다.   트위터로 이런 짓을 하는 대통령이 또 하나 나왔다는건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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