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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당국 갈등, 물건너간 감독체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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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3-11 14:59:38  |  수정 2019-03-11 15: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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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연초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시무식때 일이다. 역대 금감원장들이 영상인사로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었다. 다음 순서는 누구인가 하는 와중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강당 대형스크린에 모습을 비췄다. 대강당을 가득 메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아' '어' '헐'과 같은 탄식(?)이 여기저기 터져나왔다.

꾸준히 제기되던 금융위와 금감원간 갈등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시무식 때와 비교해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최 위원장이 지난달 말 금감원에 대한 재취업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금감원 직원들의 숙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준 셈이다. 양 기관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해빙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간 갈등이 일단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당국간 충돌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다. 올해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인 종합검사가 대표적 예다. 금감원이 부활을 공식화했지만 금융위가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피감기관인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어느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연출된다.

오래묵은 문제인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감독시스템이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기형적인 구조라고 지적해왔다. 머리와 몸통이 일관되게 움직여야하나 감독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와 이를 집행하는 금감원은 태생부터 상이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어 불협화음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감독정책 뿐만 아니라 산업정책까지 다루고 있어 '엑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건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정부 출범 후 두 달 만에 내놓은 100대 공약에도 금융위의 기능별 개편과 금감원 독립이 포함됐다.

문정부 출범 2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감독체계 개편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이 금융당국 안밖의 평가다. 정부조직 개편과 이어지는 문제라 정권 초기가 아니면 동력을 얻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북미회담 등에 따른 한반도 상황과 일자리 문제, 경제 문제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감독체계개편은 현 정부의 관심 대상이 아닐 공산이 크다. 해묵은 금융당국간 갈등은 여느때처럼 되풀이될 것이란 얘기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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