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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유해진 후광? 나영석PD의 안전 선택···'스페인 하숙'

등록 2019.03.12 17: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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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

나영석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차승원과 유해진은 우주정거장에 가도 똑같은 짓을 할 거다.”

나영석(43) PD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삼시세끼’에 이어 영화배우 차승원(49)과 유해진(49)이라는 안전한 카드를 또 꺼냈다. 여기에 ‘예능대세’인 패션모델 겸 탤런트 배정남(36)도 가세했다. tvN 새 예능물 ‘스페인 하숙’이다.

나 PD는 12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하숙’ 제작발표회에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삼시세끼’와 아주 많이 다르지는 않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우주정거장에 간들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두 사람이 서로 존중하면서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웃음을 주는 관계를 또 보여주고 싶어서 ‘스페인 하숙’을 기획했다. ‘삼시세끼’를 또 해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겠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외국까지 가서 하숙을 운영하지만 익숙한 케미스트리와 익숙한 즐거움이 나오지 않겠느냐”면서도 “산타아고 순례길을 걷는 많은 여행객들과 관계 속 이야기가 재미를 줄거다. ‘삼시세끼’는 우리끼리 소소하게 노는 재미가 있었다면, ‘스페인하숙’은 일반인 손님들에게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차승원, 유해진씨가 ‘힘드니까 그만하자’고 할 줄 알았는데, 또 하고 싶다고 하더라”며 좋아라했다.
왼쪽부터 나영석, 장은정 PD, 김대주 작가

왼쪽부터 나영석, 장은정 PD, 김대주 작가

‘스페인 하숙’은 차승원과 유해진, 배정남이 800㎞에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숙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스페인의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마을에 ‘알베르게’를 마련했다. 알베르게는 여행객들에게 저렴한 값으로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일종의 하숙이다. 예약이 불가능하며 단 1박 만 할 수 있다. 매일 어떤 사람들이 찾고, 또 얼마나 많이 몰릴는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이미 나 PD는 ‘삼시세끼’ 어촌편(2015)과 고창편(2016)에서 차승원, 유해진과 호흡을 맞췄다. 차승원은 ‘삼시세끼’에 이어 조리를 담당한다. 한식을 그리워하는 한국인은 물론, 우연히 숙박한 외국인들에게도 따뜻한 집밥을 차려줄 예정이다.

나 PD는 “이번에는 차승원씨 요리 중 짜장밥을 가장 맛있게 먹었다. 당연히 계란프라이도 올라갔다”며 “식사 한 끼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장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사치다. 단순히 영양분을 섭취하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누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포인트”라고 짚었다. 공동 연출자 장은정 PD는 “전날 남은 해물과 고기로 끓은 해물된장찌개가 가장 맛있었다”며 “지금까지 먹은 된장찌개 중 가장 맛있었다”고 덧붙였다.
차승원·유해진 후광? 나영석PD의 안전 선택···'스페인 하숙'

KBS 출신인 나 PD는 2013년 CJ ENM으로 소속을 옮긴 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알쓸신잡’, ‘윤식당’ 수많은 인기 프로그램을 쏟아냈다. ‘신서유기’, ‘숲속의 작은 집’ 등으로 새로운 시도도 했지만, 주로 여행과 음식을 결합한 예능물을 선보였다. 지금도 나 PD의 연출작은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된다. tvN이 나 PD와 신인 PD들의 협업을 계속 시키는 이유가 아닐는지.

나 PD는 “공동 연출은 후배들과 상부상조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은 내 이름을 얻어가고, 나는 후배들의 능력을 얻어간다. 직장인들은 똑같지 않느냐. 힘들지만 조금 참으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그렇다. 장 PD와 10년 동안 호흡을 맞췄는데, 후배들과 최소 5년 이상 함께 하면서 나영석이 아닌 우리들의 브랜드가 됐다. 다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널리 이름이 알려진 게 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나영석 브랜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시청자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톤의 프로그램을 그만 보고 싶다고 하는 날이 오면 나는 데스크로 올라갈 것”이라며 “일을 그만 둘 수는 없고, 돈은 벌어야 되니까 부장이 될 거다. 장 PD를 쪼아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통의 직장인과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차승원·유해진 후광? 나영석PD의 안전 선택···'스페인 하숙'

나 PD의 예능물이 인기를 끈 데는 톱스타들의 후광 효과가 없지 않다. ‘나 PD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는 차승원과 이서진(48)을 비롯해 영화배우 소지섭(42), 정유미(36), 탤런트 박서준(31), 최지우(44) 등 예능에서 자주 보지 못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반가움을 안겼다. 반면, 신인 발굴을 조금 게을리 한 면도 있다. 주로 그룹 ‘위너’의 송민호(26), 탤런트 안재현(32), 양세종(27) 등 이미 떠오른 신인들이 많이 얼굴을 내비쳤다.

“고민은 많이 하고 있다. tvN으로 와서 이서진, 차승원, 유해진씨와 일을 많이 했는데 이분들을 처음 만났을 때 나도 팔팔한 30대 중반이었다. 주시청층과 나이가 비슷했는데, 이제 시간이 좀 지나서 ‘세대를 좀 앞당겨야겠다’, ‘젊은 친구들과 작업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승원씨 등과 오랜시간 호흡을 맞추고 싶지만, 젊은 친구들도 발굴해 프로그램에 녹여내고 싶다.”

나 PD는 항상 같은 듯 다른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준다. ‘스페인 하숙’에도 ‘삼시세끼’와 ‘윤식당’이 적절히 섞였다고 인정했다.

“보면 알거다. ‘삼시세끼’와 비슷하다. 처음 ‘스페인 하숙’ 관련 기사가 나왔을 때 ‘딱 봐도 알겠다. ‘삼시세끼’ 더하기 ‘윤식당’ 아니냐’는 댓글이 있었는데,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다”면서 “차승원과 유해진이 각자 역할을 나눠서 해내고, 여유와 즐거움을 찾는 능글능글한 맛의 매력이 있다. 장소와 상황만 바뀌었을 뿐 두 사람의 농익은 매력이 여지없이 발산된다”고 자신했다.

15일 오후 9시1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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