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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중호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지배인 "고객에게 행복을 선물하겠다"

등록 2019.03.15 06:50:00수정 2019.03.15 09: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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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5주년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첫 한국인 총지배인

'주마가편' 의미 담은 쇄신안 발표 '주목'

캐비어 부티크·와인 앤 버스커·살롱 드 딸기·빙수 후속 미식 상품 개발

【서울=뉴시스】이중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총지배인

【서울=뉴시스】이중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총지배인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지난달 22일 종로구 종로6가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호텔 개관 5주년을 맞이해 쇄신안을 발표했다. 쇄신안은 호텔 임원진과 소유주인 주식회사 동승이 주요 사업 현안을 검토해 도출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은 이번 쇄신안을 통해 새로운 경영진 구조를 수립하는 '인적 쇄신'을 이루고, 국내외 우수 인재 영입·발굴을 통해 고객 응대 서비스와 식·음(F&B) 업장 상품 품질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쇄신안 마련을 주도한 사람은 같은 달 1일 이 호텔 사령탑에 오른 이중호(54) 총지배인이다.

'쇄신안'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부터 파격적이다. 이 호텔은 2014년 오픈한 이후 5년간 지속해서 성장 가도를 달려왔고, 요즘 한창 문제가 불거진 서울 강남구 모 호텔과 달리 그 어떤 구설에 오른 적도 없이 모범적인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최근 이 총지배인을 만난 자리에서 기자가 조심스럽게 꺼낸 질문 역시 "왜 쇄신안이냐"였다.

이에 이 총지배인은 "5년 동안 잘 해왔지만, 더 잘할 수 있도록 스스로 채찍질하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주마가편(走馬加鞭)인 셈이다.

이 총지배인은 이 호텔의 첫 내국인 총지배인이다. 1994년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 세일즈 팀을 시작으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 JW 메리어트 서울 등 25년간 다양한 인터내셔널 브랜드 호텔에서 근무하며 국내 럭셔리 호텔 산업과 관련해 풍부한 노하우와 경력을 쌓았다. 직전까지 구로구 신도림동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에서 총지배인으로 봉직했다.

'JW메리어트'는 미국의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대표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다. 최상급으로 여겨지는 '리츠칼튼'이 현재 없는 국내에서 메리어트 계열의 수많은 브랜드 중 최상급 호텔로 꼽힌다.

【서울=뉴시스】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서울=뉴시스】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런 호텔의 총지배인의 자리는 더없는 영광이자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총지배인을 만나보니 영광은 맞지만, 부담은 아닌 듯했다.

"익사이팅하다." 그는 영어를 사용해 송구하다는 것을 전제하며 소감을 한 마디로 이렇게 말했다.

 "메리어트에서 가장 럭셔리한 브랜드 호텔인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총지배인이 돼 훌륭한 직원들이 있는 이곳에서 한 달 넘게 같이 일해보니 그들의 일원으로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흥분되고, 너무 좋다. 우리 호텔이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잘 해왔지만, 더욱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는 데 내가 일조할 수 있을 거 같아 기쁘다"는 마음이다.

로컬 브랜드 호텔이 아닌 외국계 5성급 호텔에서 내국인 총지배인은 드문 것이 작금의 국내 호텔 상황이다. 이 총지배인이 생각하는 한국인 총지배인으로서의 장·단점이 궁금했다.

그는 "외국인 총지배인이 가진 장점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다만 외국인이다 보니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에서 약간의 갭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고객과도 갭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고 짚고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최근 호텔 업계에서는 로컬 부분이 강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투숙객 수도 내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내국인 비율이 10% 미만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30%.에 육박할 정도다. F&B 업장 이용객은 90%가 내국인이다. 더구나 예전 같으면 외국 음식을 국내에서는 호텔에나 가야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호텔 밖에도 맛있는 외국 음식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결국 호텔 F&B는 로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외국인 총지배인이 한국 음식을 파악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훨씬 어렵다. 한국적인 맛, 멋, 문화를 상품으로 고객에게 내놓을 때 한국인인 내가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 호텔은 이번 쇄신을 통해 식재료 구매, 상품 개발 등에서 새로운 방향을 도입하기로 했다. 수산물 등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품목의 경우 현지에서 직접 구매·공수하도록 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한식의 경우 현재 사용 중인 국내 최고 품종 '월향미'나 친환경 '강진 버섯'처럼 지역 특산물을 사용해 영양 면에서는 물론 미식적인 부분에서도 그 특성이 십분 반영되는 메뉴를 개발할 계획이다. 총주방장이 외국인인 이 호텔에서 한국인인 그의 지휘가 꼭 필요한 대목이다.

이 총지배인은 약점도 솔직히 밝혔다. "외국인 총지배인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해외 경험이다. 나도 오랫동안 글로벌 브랜드 호텔에서 일하면서 그 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왔지만, 문화적인 차이가 여전히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이 호텔 직원들에게 더 많은 해외 경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자신이 지닌, 그런 종류의 약점을 극소화한 '후진'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에게 해외에 나갈 기회를 많이 주고 싶다. 마침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한국인 직원에게 해외 근무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우리 직원들이 해외 계열 호텔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고, 한국의 호스피탈리티 산업을 발전시킬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과거에는 해외 호텔이 한국인 호텔리어를 채용하지 않았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였다"고 돌아본 이 총지배인은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해외 호텔에 한국인 투숙객이 증가하면서 한국인 직원이 꼭 필요하게 됐다. 이는 한국인 호텔리어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해외 메리어트 계열 호텔만 봐도 디렉터급으로 일하는 한국인이 점점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JW 메리어트 동대문 ‘살롱 드 딸기’

【서울=뉴시스】JW 메리어트 동대문 ‘살롱 드 딸기’


JW메리어트 동대문이 속한 럭셔리 호텔 시장에서는 최근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호텔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이 총지배인은 "호텔이 제아무리 '럭셔리'를 표방해도 고객이 인정하지 않으면 그저 간판만 럭셔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외국의 경우 시설은 뛰어나지 않은 데도 고객이 아낌없이 많은 돈을 지불하는 럭셔리 호텔이 많다. 이는 럭셔리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호텔의 콘텐츠, 그러니까 서비스, 분위기, 고객용 어매니티 등 수준이 높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 호텔이 5년 전 생길 때만 해도 '동대문에 럭셔리 브랜드 호텔이 들어서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보기 좋게 성공했다"며 "보물 1호 흥인지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청계천, 한양 성곽 등 외적인 요소와 우리 호텔이 조화가 잘 이뤄지면서 JW메리어트 동대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던 럭셔리를 형성했다. 동대문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고 자랑했다.

그는 JW메리어트 동대문의 강력한 '무기'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캐비어 부티크'와 '캐비어 피크닉', 무려 10회째 이어오는 '와인 앤 버스커', 매년 겨울 열풍을 일으키는 '살롱 드 딸기', 여름 디저트 시장을 평정한 '빙수' 등 히트 F&B 프로모션을 꼽았다.

"모두 우리 호텔의 모던 럭셔리 이미지에 부합한 행사들이다. 앞으로도 우리 호텔만의 새로운 미식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호텔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그의 말은 소명 의식을 담은 각오로 받아들여졌다.

이 총지배인은 밖에 있는 동안 JW 메리어트 동대문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는 "멋진 호텔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꼭 한 번 일해 보고 싶은 호텔이었다"고 운을 뗀 뒤, "밖에서 볼 때는 '저기 반짝이는 보석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들어와서 보니, 보석이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반짝거리고, 세공도 잘 돼 있더라. 그래서 나는 그저 잘 닦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여기 멋진 보석이 있다'고 밖에 많이 알릴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보러 와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이중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총지배인

【서울=뉴시스】이중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총지배인


최근 정부는 올해 외래 관광객 유치 목표를 역대 최다인 1800만 명으로 정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여전한 데도 지난해 1535만 명이나 방한한 데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 호텔리어로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에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 총지배인은 "마이스 활성화"라고 단언했다.

"마이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경쟁력이 필요하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배후로 가진 홍콩, 아시아의 중심에 터를 잡은 싱가포르 등 경쟁 지역과 비교해 한국은 지리적인 면에서 전혀 유리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정부가 더욱더 노력해줘야 한다. 국가적으로 외래 관광객을 유치할 토대만 마련해달라. 그러면 그 이후는 우리 호텔이 맡겠다. 흥인지문은 대한민국의 보물 1호, 우리 호텔은 동대문의 보물 1호다."

한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2014년 2월4일 서울 동대문의 첫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개관했다. 패션, 문화, 예술, 비즈니스 중심에서 차별화한 서비스를 펼쳐 개관 이후 5년 연속 '트립 어드바이저'의 '럭셔리 호텔' 부문에 선정됐다. 세계적 명성의 여행 매거진 '콘데나스트 트래블러'에서도 '아시아 최고의 호텔'로 뽑혔다. 2017년 8월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시행하는 호텔 등급 심사에서 최고 등급인 5성급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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