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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실을 모른다”는 푸념, 이제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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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3-15 1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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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일반적으로 부처출입 기자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부처의 장관이 가능하면 오래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라기 마련이다. 장관이 자주 바뀌면 그만큼 챙겨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현장의 역동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몸에 배어있어야 하는 직업이 기자라지만 역시 사람이고 직장인이다. 기사 자체가 업무인 마당에 장관이 바뀌면 새 장관 후보자에 대해 조명하는 기사를 비롯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나 동선을 챙겨야 하는 등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좋은 덤이다.

이런 측면에서도 기자들은 현직 장관이 별 탈 없이 오랫동안 업무를 수행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처음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돼 초대 장관을 맞았던 중소벤처기업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바빠지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이대로 계속 가도 되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상당수의 기자들이 가졌다.

불과 1년 반이 채 되지 않은 임기였지만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처럼 장관급 부처로 격상돼 힘이 실리는 듯했지만 장관 취임 직후부터 연이어 불거진 최저임금 인상 이슈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당장 문을 닫을 판"이라며 거리로 나섰고 자신들을 대변해줄 중기부 장관이 제대로 할 말을 못하고 눈을 감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국 가게 문을 닫지 않으려면 ‘최저임금 차등화’가 해법이라고 이들은 요구했다. 하지만 장관은 ‘서민지갑 빵빵론’을 거론하면서 매출이 늘지 않는 점을 해결해야 한다거나 '카드수수료 인하로 지원한다'는 등 근원적인 해법과는 다소 괴리된 답변을 내놨다.

중소기업계의 반응 역시 비슷했다.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뿌리산업 등 3D 업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맞물려 공장을 계속 돌릴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중소기업인들은 장관에게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탄력근로제 기준 시간을 1년까지 늘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였다. 그러나 장관은 "내각에 가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중기부의 역할에 주변은 일찌감치 회의적인 반응으로 바뀌었다. 교수 출신의 장관은 역시 행정가로서는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자신의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챙기는 교수나 정치인보다는 중소기업 현장과 현실을 잘 아는 이가 중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 와중에 개각을 통해 언론인 출신이자 4선 의원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언론인 출신인 만큼 일단 언론과 소통에 있어서는 한결 나을 것이란 게 동료 기자들의 생각이다. 또 과거 ‘재벌 저격수’로 불리면서 대기업에 강성으로 맞섰던 인물인 만큼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강하게 대변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반응도 나온다. 후보자 지명 직후 중소기업·소상공인업계의 반응도 그랬다.

그만큼 2대 중기부 장관의 어깨는 무겁다. 커졌던 실망의 무게만큼 갈증은 더 크다. 부디 새 장관을 향해 “현실을 모른다”는 약자들의 푸념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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