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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희관, 평창에 울려퍼질 시각장애 로커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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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3-15 11: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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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보이지는 않았지만 위압감이 느껴졌어요. 역사의 한가운데 있다는 생각에 압박감도 느껴졌지만, 흥분이 됐죠."

지난해 3월18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회식 공연을 마무리하는 '행복 피어나다' 무대에 '배희관 밴드'가 섰다.

리더 겸 보컬인 1급 시각장애인 배희관(33)을 중심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뭉쳐 만든 보기 드문 밴드다. 가수 에일리(30)와 함께 부른 밴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는 에일리의 폭발적인 가창력 못지않게 배희관 밴드의 수준급 연주로 호평 받았다.

배희관 밴드가 1년 만에 같은 무대에 오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17일 오후 1시부터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펼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1주년 기념-평창의 봄 피스 록 페스타'다.

이승환, 국카스텐, 전인권밴드, 크라잉넛, 윤수일밴드, 이디오테잎, 데이브레이크, 아도이, 잠비나이, 로맨틱펀치 등 쟁쟁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한다.

"이번에는 정말 록 밴드 사운드를 제대로 들려드리고 싶어요. 대선배님들과 공연을 함께 하는 자체가 영광이죠."

대전의 발달장애 특수학교 교사인 배희관은 2003년 호주에서 열린 '와타보시 뮤직 페스티벌' 참가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시각장애인 밴드 '4번 출구'에서 보컬과 기타, 작사와 작곡을 담당하며 2년간 활동했다.

이 밴드는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밴드2' 3차 예선까지 통과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뭉친 배희관 밴드는 2014년 12월 첫 앨범 ‘너와 함께’를 발매하고 홍대앞을 중심으로 정기 공연을 해오고 있다.

배희관의 음악적 자양분은 무한궤도를 이끌었던 가수 신해철(1968~2014)이다. '마왕'으로 통한 고인이 DJ인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을 청취하면서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등 록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밴드를 섭렵했다.
 
"신해철 선배님이 소개해주신 팀들의 앨범을 들으면서 '록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선배님이 돌아가셨을 때 홀로 문상을 가서, 한참을 울기도 했습니다."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호세 펠리시아노, 전제덕, 안드레아 보첼리 등은 시력을 잃고도 자기 분야에서 이미 스타가 된 이들이다. 배희관은 "굉장히 섬세하고 진짜 '소리를 가지고 노신다'고 할 수 있는 분들"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앞서 언급한 분들은 펑키, 재즈, 팝, 클래식 등의 대가시잖아요. 근데 국내에서 보면 시각 장애인 중에 록을 하는 분들은 드물어요. 저는 록 쪽으로 깊이 파고들고 싶어요. 더 멋있는 록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시각장애인 뮤지션들의 성과는 대단하지만, 뛰어난 음악성에도 대개 '인간 승리'에 방점이 찍혀왔다. 배희관 역시 자신의 이야기가 '휴먼 스토리'로 여겨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점차 '음악하는 사람'으로 인정해준다며 긍정했다. "장애인 타이틀을 앞세우기보다 '음악하는 사람 타이틀'로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갔으면 해요."
 
배희관밴드는 4월 새 EP를 발표한다. 신곡 '살아남기 위해'가 포함되는데 '평창의 봄 피스 록 페스타'에서 먼저 공개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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