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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쌍피 전시 미학...화랑가 그룹전 봄바람

등록 2019.03.15 10: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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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시몬 개관 25주년, 11명 초대 'Simon’s Friends'

에이라운지, 신진 작가 6명의 '펼쳐진 주사위'

아뜰리에 아키, 탈캔버스 ‘Beyond and Expansion’ 5인전

【서울=뉴시스】 아틀리에 아키, 박효진_Blossom-peach, 66x100cm, pigment print, 2019

【서울=뉴시스】 아틀리에 아키, 박효진_Blossom-peach, 66x100cm, pigment print, 2019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융합과 협업의 시대다. 올해 화랑가는 개인전보다 그룹전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전이 그야말로 혼자 펼치는 전시라면, 그룹전은 배틀(battle)같은 전시다. 같은 주제로 모였지만 같은 그림은 없다.

개인전이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비슷 비슷한 작품이라면, 그룹전은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 같은 작품들이다. 골라보는 재미와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한 자리에서 느껴볼수 있다. 한번에 수많은 작가와 작품을 볼수 있는 기회다. 그룹전이라고 쉬운 전시가 아니다. 화랑은 주제에 맞는 작가 섭외를 위해 시간을 바쳤고, 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경쟁같은 전시때문에 작품에 공을 들였다. 덕분에 관람객은 일타쌍피다. 올해 첫 기획전으로 그룹전을 선보이는 갤러리를 소개한다.  

【서울=뉴시스】 아틀리에 아키, 유나얼Collage For Ebony 10, 135x135cm, Collage on Paper, 2017

【서울=뉴시스】 아틀리에 아키, 유나얼Collage For Ebony 10, 135x135cm, Collage on Paper, 2017


◇아뜰리에 아키= ‘Beyond and Expansion’展을 20일부터 개최한다. 김세중, 박지현, 박효진, 유나얼, 윤두진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해 기존의 평면작업을 뛰어 넘은 탈 캔버스를 시도한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시대적 변화에 따라 예술의 고정적인 개념이 허물어진 시대에 전시 제목인 'Beyond and Expansion'과 같이 캔버스를 벗어나 확장된 개념의 작업들에 소개한다.

김세중은 전통 회화 방법의 틀에서 벗어나 직접 프레임을 제작하며 물성이라는 개념을 극대화하고, 박지현은 향불에 잘린 파편을 모아 캔버스에 고착하면서 평면 작업을 3차원적으로 접근한다. 박효진은 우연의 효과를 기대하며 흘리기와 붓기의 반복을 통해 기존 조각의 개념에서 탈피된 오브제 작업을 선보인다.

브라운아이즈로 활동한 가수이자 화가인 유나얼은 어린시절의 우상이었던 흑인 뮤지션을 주제로한 드로잉에 과거의 흔적을 담고 있는 오브제와 타이포그래피 등을 조합하여 꼴라주 작업을, 윤두진은 조각을 통해 단순한 인간의 형태만이 아닌 신과 인간, 인간과 사이보그 등 서로 만날 수 없는 존재들을 조합했다.

전시는 여러 작가들이 다양한 시각과 각자의 방식을 통해 예술의 범주를 확장시키고 보다 풍부한 경험을 공유하게 한다. 4월30일까지.


【서울=뉴시스】 조현선_반달색인, 2018, oil and colored pencil on canvas, 130x193 cm_

【서울=뉴시스】 조현선_반달색인, 2018, oil and colored pencil on canvas, 130x193 cm_


◇백석동 에이라운지(A-Lounge)= 15일부터 '펼쳐진 주사위(Unfolded Dice)'를 주제로 큐비즘(cubism)을 모티브로 주사위를 상징적 도구로 삼고 작업하는 6명의 신진 작가를 소개한다. 고등어, 샌 정, 슈비기 라오(Shubigi Rao), 조재영, 조현선, 한성우 작가다. 정육면체인 주사위는 최근 미술계에서 많이 보이는 다양한 매체와 설치, 이른바 리서치 기반의 작업과는 다른, 시각적 조형성이라는 미술의 기본으로 돌아가보고자 하는 일종의 메타포의 역할로 선보인다. 6명의 작가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지만 열린 진행형의 작업을 제시하며, 의도적으로 완결성을 비껴간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서울=뉴시스】 고등어_살갗의 사건24, 2006, pencil on paper, 30.5 x 21 cm_

【서울=뉴시스】 고등어_살갗의 사건24, 2006, pencil on paper, 30.5 x 21 cm_


짙은 모노톤의 연필 드로잉을 선보인 고등어는 연필 드로잉이라는 내밀한 질감과 더불어 불안하면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샌 정은 동양적인 색과 조형과 그 여백을 통해 미완의 여운을 남긴다. 슈비기 라오(Shubigi Rao)는 <draw-in drawing="">인류학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이른바 말장난(pun)으로 유머러스하게 펼치며 상상의 박물학적 세계를 상상한다.

조재영은  패브릭으로 제작한 비정형의 조형으로 공간의 자유로움을 선사하고,조현선은 면과 색, 그 경계에 대헤 깊이 파고들면서 미완의 상태를 긴장감있게 붙든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 속에서 작업해온 한성우는 이번 전시를 통해 파스텔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가지고 작은 드로잉 신작을 선보인다. 30일까지.


【서울=뉴시스】 갤러리 시몬 개관 25주년 기념전이 21일부터 5월23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시스】 갤러리 시몬 개관 25주년 기념전이 21일부터 5월23일까지 열린다


◇통의동 갤러리 시몬= 2019년 첫 번째 기획 전시로 개관 25주년 기념전을 연다. 21일부터 펼치는 이번 전시는 작가와 화랑은 친구라는 의미를 담은 'Simon’s Friends'를 타이틀로 갤러리 시몬과 인연을 이어온 11명의 작가들이 참여 평면,조각,설치, 드로잉을 선보인다. 1994년 5월부터 기획해온 그룹전이다. 김태호,오원배,배형경,정현,이기봉,윤동천,노상균,홍승혜,강애란,김우영,김주현 작가가 참여했다.

아크릴물감을 수십 번 덧칠하고 쌓은 김태호의 작품은 수많은 풍경과 사건, 감정의 집약체다. 오원배는 투명한 인간 군상은 빈약한 자아정체성을 드러내고 배형경은 인간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던진 질문을 형상화했다. 

정현의 조각과 드로잉은 인간과 사물에 내재된 날카로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기봉은 안개처럼 희미하게 만든 그림으로 존재의 확실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자연의 숭고함을 담아낸다. 윤동천은 192마리의 개 얼굴 사진을 모아두는등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노상균은 작은 시퀸들로이루어진 동심원을 통해 착시효과를 일으킨다.

【서울=뉴시스】갤러리시몬, Installation view of Simon’s Friends, Gallery Simon, 2019

【서울=뉴시스】갤러리시몬, Installation view of Simon’s Friends, Gallery Simon, 2019


홍승혜는 우연과 직관에 의존하여 포토샵의 픽셀을 이미지화 했고, 강애란은 책장에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LED책들을 만들어냈다. 김우영은 도시의 거리를 색면추상의 흐름과 조우한 새로운 사진예술로 선보이고 김주현은 자연에 존재하는 일련의 법칙에 따라 확장하는 다채롭고 유기적인 형태의 조각을 내놓았다. 미술계에서 의미있는 작업을 해오는 작가들로 이번 전시는 압축된 국내 현대미술의 흐름을 파악해 볼 수 있다.  5월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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