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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강대강' 대치에 협치 실종…'윤리위 제소부터 패싱까지'

등록 2019.03.15 18: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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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한국, 지도부 윤리위 맞제소…대화 창구 사실상 '닫혀'

與, '한국당 우회로' 야3당 공조도 野 내부 갈등에 균열 '위기'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3.14.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우여곡절 끝에 국회가 정상화 됐지만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3월 국회 역시 협치 실종 사태를 겪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지도부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대결 구도로 돌아섰다. 국민적 비난에 미세먼지 사태 해결을 위해 잠시 손을 잡았지만 이내 등을 돌린 셈이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혁을 매개로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공조 체계를 구축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사법개혁'을 추진하려 했지만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내부에서 반발이 불거지면서 공전하고 있다. 한국당은 '범보수'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을 압박하면서 공조 체계 균열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차기 총선 선거구 획정안 제출 시한인 오늘까지 선거제 개혁안 단일안을 마련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지만 불발됐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내부에서 이견이 불거지면서 중지를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내 호남계 중진들은 지역 의석수 감소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에 따르면 지역구를 민주당 제안대로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일 경우 수도권 10석, 영남 8석, 호남 7석, 강원 1석이 통폐합된다.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선거제 개혁의 직격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보수 성향인 옛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이 아닌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2중대', '범여권'이라는 한국당의 프레임 씌우기가 차기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선거제와 일괄 처리를 요구한 사법개혁 법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설치법, 검경수사권조정 관련법)을 두고도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한국당과 향후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의 요구만 관철되고 선거제 개혁은 무산될 수 있다는 불신도 묻어난다.

민주당은 지도부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야3당을 접촉하고 있지만 이날 패스트트랙 지정은 사실상 불발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야3당과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사이 한국당은 이날 국회의원 정수를 10% 감축하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바른미래당을 향해 '범여권', '민주당 2중대'라며 압박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2019.03.14.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2019.03.14. [email protected]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 설득 방안을 질문 받고 "선거법 날치기를 위한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대화와 압박 수단을 (모두 쓰겠다)"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상호 대화 창구를 닫아 놓은 듯한 모양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나 원내대표를 '문 대통령을 모독했다'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한국당도 같은 날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발언 방해 등을 이유로 윤리위에 맞제소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사실상 당론으로 상호 지도부를 제소한 만큼 각자 지지층을 설득할 뚜렷한 명분이 없이 징계안을 취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당은 13일 윤리위 제소 이후 사흘째 날선 발언을 주고받으며 상호 지지층을 상대로 선명성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당이 윤리위 제소를 주고받으면서 상호 협상 기제가 멈춰선 듯 한 분위기"라며 "민주당은 지지층을 설득할 명분 없이 한국당에 대화를 제안하기 쉽지 않다. 한국당도 대결구도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유리한 만큼 먼저 손을 내밀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양당 간 대치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했다.

양당의 선명성 경쟁이 고조되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결정제도 개편 등 노동 현안도 합의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의제별 위원회와 운영위원회 합의에 따라 '6개월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경사노위 본위원회 의결이 불발된 만큼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당은 경사노위 합의 전까지 재계 입장을 반영해 1년 연장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해 '속도 조절'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규모별 업종별로 차등을 두는 '차등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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