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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제품 따로 있다는 착각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등록 2019.03.16 0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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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제품 따로 있다는 착각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한국의 경우 14.6%)가 본격적으로 노년에 들어서고 있다. '장수 경제'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시니어 비즈니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의 저자 조지프 F 코글린은 "기업들이 판에 박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 노인을 위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예가 '효도폰'이다. 독일의 피트에이지는 2007년 노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카타리나 다스 그로스'라는 핸드폰을 내놓았다. 노인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기능을 단순화하고, 버튼을 크게 만들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카타리나 폰은 실패했고 피트에이지는 2010년 문을 닫았다.

코글린은 "우리가 가진 노인 개념이 잘못됐다. 그 때문에 형편없는 상품 기획으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노인이 처한 기초 수준의 생리적 요구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가지기 쉽다. 노인을 디자인이나 다른 요소는 따질 겨를이 없는 중환자와 동일시한다. 이런 편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에 비해 신체상의 한계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노인들이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하며 상품을 사용한다고 여겨서는 안된다."

"노인도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어한다"며 "당장의 안락한 삶을 제공하는 단기적인 상품 대신 장기적인 안목으로 장수 경제를 바라보면 노후를 혁신할 새로운 기회들이 보일 것"이라고 역설한다.

코글린은 1995년 미국 교통부·백악관과 협력해 준공공 교통수단의 문제를 분석했다. 1999년 MIT와 협력해 50세 이상 인구를 위한 기술과 디자인을 연구하는 에이지랩을 세웠다. 20년간 에이지랩 책임자로서 다양한 정부·기업·비영리 단체들과 협업했다.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시니어 비즈니스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제시한 책이다. 장수 경제의 미래를 밝힐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방법도 전한다.
 
"상품이 미래의 장수 경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고령 소비자를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환자나 풀어야 하는 수수께끼로 취급하면 안 된다. 욕구와 요구와 열망을 인정하고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

"다시 젊어질 수 없다. 이제 장수 경제 시장에 진입하여 승리를 거머쥘 시기가 무르익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판매고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요동치는 시장에서 안정된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아울러 한층 안락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며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여러분이 지금 현명한 선택을 내리면 미래 세대가 무척 고마워할 것이다." 김진원 옮김, 488쪽, 2만원,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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