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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뉴질랜드 테러범 “포트나이트로 킬러훈련” 발언은 오역

등록 2019.03.19 14:32:47수정 2019.03.20 17: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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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테러범 선언문에 게임 언급은 사실

게임 언급 이유는 언론 비꼬기 위한 것

최초보도언론 해당내용 뒤늦게 수정해

【AP/뉴시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이슬람 사원에서 15일 총기난사 테러를 일으킨 범인이 범행을 하러 가며 촬영한 자신의 모습. 범인은 총기난사 순간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2019.03.15

【AP/뉴시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이슬람 사원에서 15일 총기난사 테러를 일으킨 범인이 범행을 하러 가며 촬영한 자신의 모습. 범인은 총기난사 순간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2019.03.15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50명의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테러범이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를 통해 훈련을 했다는 국내 언론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국적의 뉴질랜드 총격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8)는 15일 범행 전 ‘새로운 사회를 향한 대전환’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했다.

테러범은 선언문에서 자문자답 형식으로 “폭력과 극단주의를 비디오게임과 음악, 문학, 영화에서 배웠나?” 라고 묻고 “그렇다. '스파이로 더 드래곤 3'가 내게 종족민족주의를 가르쳤고 '포트나이트'가 나를 적들의 시체위에서 춤추는 킬러로 훈련시켰다.”라고 답했다.
뉴질랜드 총격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8)가 본인 SNS에 올린 선언문 중 게임에 관한 문답 항목 캡쳐.

뉴질랜드 총격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8)가 본인 SNS에 올린 선언문 중 게임에 관한 문답 항목 캡쳐.


이 내용을 토대로 국내 한 언론이 뉴질랜드 총격테러 용의자가 게임 ‘포트나이트’로 훈련했다고 보도하자 이를 그대로 인용한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선언문의 맥락을 확인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발생한 오역이다.

'스파이로 더 드래곤'은 작은 보라색 드래곤 스파이로가 악당들을 물리치며 각 지역을 탐방하는 게임이다. 태런트가 언급한 3편은 2000년에 출시돼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인기를 끌었다.

포트나이트는 2017년 출시된 3인칭 슈팅게임으로 전 세계 이용자수 2억 명이 넘는 인기 게임이다. 선언문에 등장한 ‘춤’(floss)도 포트나이트 캐릭터가 추는 춤으로, 게임의 상징과도 같다.          
'스파이로 더 드래곤3'(왼쪽)과 '포트나이트' 게임플레이 화면 캡쳐.

'스파이로 더 드래곤3'(왼쪽)과 '포트나이트' 게임플레이 화면 캡쳐.


테러범이 이같이 범행 동기와 연관 없어 보이는 게임을 언급한 것은 범행 원인을 게임에서 찾으려는 경향을 비꼰 것이다. 더욱이 태런트는 게임을 언급한 부분 마지막에 “아니다(No)”라고 밝히기도 했다.

테러범이 총격 테러를 벌여 50명을 숨지게 한 동기는 백인우월주의와 이민자 혐오였다. 그가 범행 전 공개한 74쪽 분량의 선언문 대부분은 자신의 반이민·반무슬림 시각을 명백히 드러내는데 할애됐다.

선언문 제목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도 프랑스 극우 작가 르노 카뮈가 2011년 펴낸 책 '대전환'에서 인용한 것이다. 카뮈는 자신의 책에서 "프랑스 주류 사회가 무슬림으로 변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테러범의 '포트나이트 훈련' 발언을 처음 보도한 국내 언론은 해당 발언이 범행 원인을 게임에서 찾는 시각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며 해당 내용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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