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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국제선 강화 놓고 강서구-양천구 갈등조짐

등록 2019.04.03 1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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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서울시의원 김포공항 활성화 앞장

양천구, 구청장 등 민관 한목소리 강력 반발

【김포공항=뉴시스】공항사진기자단 = 17일 김포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이 10여 년에 걸친 리모델링 사업을 마치고 정식 개장했다. 사진은 리모델링후 3층 출발장 입구 모습. 2018.10.17.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DB)

【김포공항=뉴시스】공항사진기자단 = 17일 김포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이 10여 년에 걸친 리모델링 사업을 마치고 정식 개장했다. 사진은 리모델링후 3층 출발장 입구 모습. 2018.10.17.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김포공항 국제선 노선 확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김포공항 인근 자치구인 강서구와 양천구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김포공항 국제선 노선 확충은 강서구 출신인 경만선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3)이 추진해왔다. 강 시의원 주도 하에 지난해 연말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시 김포공항 활성화 지원 조례안'이 가결됐다. 조례에는 김포공항이 국제항공노선을 신규개설할 경우 서울시가 재정을 투입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도 조례안 심의를 마치고 1월초 새 조례를 공포함으로써 김포공항 활성화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취했다. 이어 지난달 8일에는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회 김포공항 활성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며 이 계획에 재차 힘을 실었다.

특위는 "과거 김포공항이 국제공항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했던 당시만 해도 김포공항과 공항 주변지역 경제가 활성화됐지만 현재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기능이 제약돼있다"며 "특히 강서구의 경우 토지의 97.3%가 고도제한 규제를 받고 있어 시민이 체감하는 경제적인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여기에 서울시가 또한번 힘을 보탰다. 시는 최근 김포공항 육성 관리 방안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시의회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경 시의원은 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국내선과 국제선의 비행기 착륙료 차이가 10배 난다. 국제선을 띄워서 한국공항공사가 돈을 벌게 해야 한다. 그러면 공항공사가 수익의 75%를 지자체에 내놓는다"며 "(국제선 확충 반대론자들은) 보상 논의도 없이 국제선을 띄우면 안 된다지만 보상을 더 해주려면 국제선을 더 띄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저가항공 3개가 신설됐다. 이들 회사는 국내선을 몇년 띄우고 이후 국제선을 띄운다. 단기간에 (김포공항에) 국내선이 더 늘면 그분들도 피해"라며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원순 시장의 최고 역작이 마곡단지다. 서울의 자매도시가 동남아에 있는데 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인천으로 가야 하나"라며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남아까지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경만선 서울시의원. 2019.04.03. (사진= 경만선 의원 제공)

【서울=뉴시스】 경만선 서울시의원. 2019.04.03. (사진= 경만선 의원 제공)

강서구 주민이 양천구 주민에 비해 김포공항 소음피해 보상을 적게 받고 있는 점도 이번 사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 시의원은 "강서구는 (양천구가 겪는) 이륙소음에다 공회전 소음까지 경험하고 있다. 비행기는 이륙 전에 몇시간씩 엔진을 돌린다. 그런데도 강서구는 보상은 못 받는다"며 "양천구 주민들은 소음이 보상기준을 넘어서 받고 있지만 강서구는 몇 데시벨 부족해서 보상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청 역시 이 사안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제선 확충시 소음은 다소 늘겠지만 경제적 효과는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우리 구의 공식 입장이 없다"며 "원만히 잘 협의해서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양천구는 민관이 힘을 합해 김포공항 국제선 확충을 반대하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달 18일 구청에서 공항소음대책위원회와 항공기소음직접피해대책위원회 위원, 관계 공무원 등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 반대 민-관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따른 국제선 이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2003년부터 도쿄 하네다를 비롯한 6개 국제노선을 증편한 것도 모자라 계속되는 국제선 증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양천구 소음피해지역 주민을 무시하고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김포공항을 인천공항 수준으로 만든다고 하니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것 같다"며 "작년인가 서울시가 김포공항 국제선 확충 얘기를 했다. 작년부터 국제선 활성화를 위한 운을 띄워서 주민은 계속 의심의 눈초리로 봐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서구와 양천구간 충돌 양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시의회 내부에서는 갈등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경 시의원이 이달 초 국제선 증설 당위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히자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만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 시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신원철) 시의회 의장이나 (김용석) 당대표가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같은 식구(민주당 소속인 김수영 양천구청장)끼리 (갈등)하는 것보다 의장단과 당내에서 조율하자고 했다"며 "저는 (노현송) 강서구청장한테도 (노 구청장이 직접) 나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 구청장이 나서서 자치구간 대결구도가 되면 시민에게 안 좋아보이니 대신 내가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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