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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수영 "베토벤 팬들이 비웃을까봐 두렵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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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19 0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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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영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비중이 크지는 않아도 작품의 열쇠 구실을 하는 배역이 있다. 1월 초연을 끝내고 3개월 만에 재연에 돌입한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의 피아니스트 캐릭터가 그렇다.

베토벤의 인간적인 고뇌를 담은 창작뮤지컬로, 베토벤의 주요 선율을 일부분 사용한 넘버가 피아노 1대로 표현된다. 클래식음악을 전공한 강수영(25)이 피아니스트를 연기하면서 넘버들도 반주한다.

강수영은 이번 작품에서 연기자로도 데뷔했다. 극의 앞뒤 부분에 슈베르트로 등장, 이 팩션의 이야기를 여닫는다. 원캐스트다.

추정화(46) 연출이 상상해낸, 건축가 지망생이던 수녀 '마리'에게 루드윅의 편지를 전달하는 메신저다. 루드윅은 베토벤의 이름인 '루드비히'의 영어식 표현인 '루드위그'를 줄인 것이다.

강수영은 "연기적인 디렉션이 있고, 제작사에서 배우로 홍보를 해주시니까 재미있어요. 더 책임감이 들지요"라며 웃었다. 주로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는 "연주 자체로 대사를 하는 느낌"이라고 한다.

담백함을 머금은 슈베르트는 원래 좋아하는 작곡가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화려하게 기교를 부리지 않아요. 불필요한 음정을 많이 안 쓰면서도, 간결하게 사람의 감정을 흔들 수 있는 위대한 작곡가죠."
 
강수영은 여느 클래식음악 전공자처럼 처음에는 유학을 준비했다. 뒤늦게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학을 시작하면 콩쿠르를 비롯해 평생 피아노만 쳐야 하잖아요. 방황하던 때에 추 연출님과 허수현 음악감독님을 만나 '루드윅'을 하게 됐습니다."

추 연출은 슈베르트가 '루드윅'의 화룡점정이라고 귀띔했다. 출연분량은 많지 않지만 연주력을 갖춘 강수영이 적역이라고 여겼다. 강수영은 극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조언을 하는 드라마터그처럼, 음악적 조언을 하는 ‘뮤직터그’가 돼 악보의 기호와 클래식음악 역사를 추 연출이 정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허강녕 과수원뮤지컬컴퍼니 대표가 작품의 아이디어를 추 연출에게 전했을 때, 그녀가 가장 난감해 한 것은 교향곡으로 유명한 베토벤의 음악을 피아노 한 대로만 들려줘야 한다는 점이었다. "베토벤 팬들이 와서 비웃고 갈까봐 두렵기도 했어요"라는 고백이다.

하지만 번쩍 아이디어가 스쳤다. 교향곡이 베토벤의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것으로 설정, 오케스트라를 따로 구해 미리 녹음한 음원으로 그 부분을 대신한 것이다. 덕분에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법했던 음악의 결이 풍성해졌다.
 
대학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추 연출과 강수영의 시너지 효과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추 연출은 "다음 연출작에서 강수영씨를 정식 배우로 캐스팅하고 싶다"며 웃었다.

한편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6월30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한다. 가슴 아픈 청년시절을 보낸 중년의 루드윅 역에는 초연 멤버 김주호, 이주광에 새 멤버 서범석, 테이가 캐스팅됐다. 마리는 김소향, 김지유, 김려원, 권민제(선우)가 나눠 맡는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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