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바라캇 서울, 보석같은 '19세기 유럽 명품 유리기' 공개

등록 2019.04.19 10:37: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프랑스왕실 장식접시, 19세기, 프랑스, 41x50x25cm, 유리와 오물루(Omulu)

【서울=뉴시스】프랑스왕실 장식접시, 19세기, 프랑스, 41x50x25cm, 유리와 오물루(Omulu)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유럽 전역 왕가의 사랑을 받았던 모저(Moser) 컬렉션, 인도 시장을 타깃으로 제작된 보헤미아-인디아 유리기, 프랑스 모스크 램프 등 최고급 유리기를 만나볼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바라캇 서울 전시장에서 '여림의 미학: 19세기 유럽 명품 유리기'전에 소개한다. 125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바라캇 갤러리의 유리 컬렉션 공개다.

유리기는 19세기 유럽 상류층의 사치품으로 로마,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로마 장인들은 반투명 녹색과 푸른색의 유리기를 주로 생산했고, 귀족들은 이를 값비싼 액체를 담는 용도로 애용했다.

15세기에는 베네치아의 무라노섬이 유리 생산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우윳빛 색감과 도자기 같은 표면이 특징인 무라노 유리기는 유럽 전역과 이슬람권의 상류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무라노 양식을 답습하던 보헤미아 왕국은 기술, 과학, 광업의 발달을 토대로 투명도와 광택이 뛰어난 보헤미아 유리기를 탄생시켰고, 이는 17세기 이후 최고급 유리기로 손꼽히고 있다.

【서울=뉴시스】파티미드양식 영국 유리병 한 쌍, 19세기, 영국, 43x18x18cm, 크리스탈

【서울=뉴시스】파티미드양식 영국 유리병 한 쌍, 19세기, 영국, 43x18x18cm, 크리스탈


제국주의와 교통의 발달로 국내외 시장이 확장하던 19세기 유럽에서는 시장 점유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이 심했는데, 유리기 시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넘치는 수요에 따라 각국에서 수많은 유리기 제조사가 등장했다. 오스만제국의 술탄부터 바티칸의 교황, 포르투갈 왕실에 이르는 최상류층을 사로잡았던 유리기 제조사, 모저의 설립 시기 또한 이때다. 유리기 제조업자들은 국제 박람회에서 수상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외 시장을 공략할 획기적인 유리기를 생산에 몰두했다.

이 시기는 이전의 어떤 시기보다도 고급문화를 향유하려는 의지와 이국적인 것을 갈망하는 엑조티시즘(exoticism)이 절정으로 치닫던 시대이기도 하다. 산업혁명으로 탄생한 막강한 경제력의 중산층은, 신분체계가 와해되던 시대상에 힘입어 이전에는 귀족만이 누릴 수 있었던 문화를 경험하고자 했다. 낭만주의 이후에 나타난 극대화된 엑조티시즘이 부유한 지식인의 유희로 급부상하는 현상까지 더해져 제작자들은 앞다퉈 이국적인 고급 유리기 생산에 열을 올렸다.

반짝임과 유려함이 보석과 닮아 있는 유리는 제조와 가공에서도 섬세함을 요구한다. 그 여림과 아름다운 형태 덕분에 예술품과 실용품의 경계에서 오랫동안 귀하게 다뤄져온 유리기다.

【서울=뉴시스】모저 유리병 세트, 19세기, 체코 공화국, 21x9x7cm, 15x18x5cm, 유리, 에나멜, 도금

【서울=뉴시스】모저 유리병 세트, 19세기, 체코 공화국, 21x9x7cm, 15x18x5cm, 유리, 에나멜, 도금


19세기 유럽의 유리기를 통해 격동의 19세기 유럽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이국적인 유리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 연계 행사로 미술사학자이자 이주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5월 16일 ‘미술품으로 보는 19세기 유럽의 우아한 취향’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연다. 7월31일까지.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