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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설도권 "부산 드림시어터 온다, 중·일 뮤지컬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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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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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도권 드림시어터 대표 ⓒ클립서비스
【부산=뉴시스】이재훈 기자 = 할리우드 영화계만큼은 아닐지라도, 한국 뮤지컬계에 유명한 형제가 있다. '설씨 형제'로 통하는 설도윤(60) 설앤컴퍼니 대표와 설도권(56) 클립서비스 대표다.

2001년 한국 뮤지컬 산업의 분기점이 된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위키드' 등을 통해 국내 뮤지컬 산업을 다져온 이들 형제가 꼽는 가장 큰 위기는 2003년 9월. 당시 뮤지컬 '캣츠'가 부산 해운대 인근에 세운 텐트극장에서 순항 중이었는데, 태풍 '매미'가 타격을 줬다.

호주에서 빌려온 텐트는 초속 40m의 바람도 거뜬히 견디게 제작됐다. 하지만 폭우를 동반한 초속 50m의 강풍 앞에서는 속절없었다. 혹시 모를 날씨 변동에 대비해 갖고 있었던 20년치의 기상 데이터는 무용지물이었다.

설씨 형제의 뚝심으로 그해 11월 광주부터 공연을 재개하며 위기를 돌파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후 부산에 '캣츠' 공연이 꾸준히 올랐고, 서울, 대구 다음으로 '캣츠'를 많이 공연한 도시가 됐다.

형제는 부산과 인연을 이어간다. 이번에는 아예 터전을 만들었다. 부산 남구 문현혁신도시의 문현금융단지 문화복합몰 국제금융센터 부산에 1727석(1층 1046석·2층 402석·3층 279석)을 갖춘 뮤지컬 전용극장 '드림시어터'를 개관했다. 2015년 6월 착공 이래 약 3년9개월 만에 베일을 벗었다. 개관작 뮤지컬 '라이온킹' 인터내셔널 투어를 앞세워 지난 4일 문을 열었는데, 연일 매진사례다.

배우로 활약하다가 안무가를 거쳐 1991년부터 뮤지컬 프로듀서로 나선 설도윤 대표는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하다. 반면 경영학을 전공한 설도권 대표는 이성적이고 실리적이다. 2000년 공연 홍보·마케팅 전문회사 클립서비스를 설립한 설도권 대표는 그간 배후를 자처했다. 사람들과 나눔을 좋아하는 형이 전면에 나서면, 지원사격을 해왔다.

침체된 한국 공연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2017년 뮤지컬 '캣츠' 업그레이드 공연 때부터 점차 수면 위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 드림시어터 대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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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도권 드림시어터 대표 ⓒ클립서비스
설 대표는 "드림은 많은 것을 함축한 영어 단어죠. 영어 중 가장 예쁜 단어이기도 하고요. 실제 우리 극장이 꿈이었기 때문에 지은 이름입니다"라고 했다.
  
설 대표의 이름 짓기는 직접적이고 직관적이다. '클립서비스' 역시 초기에 이름 속 '서비스'라는 단어가 위상을 오히려 격하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우리가 공연을 관객에게 서비스하는 회사인데 제격"이라며 밀어붙였고, 현재 국내 공연계에서 가장 위상 높은 이름이 됐다.

그런데 왜 새로운 공연장을 부산에 지었을까. 설 대표는 "현재 부산, 경남은 좋은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어요. 그 갈증들이 오랫동안 쌓였죠. 경제적으로 제2의 도시가 맞고, 배후에 경남권이 있는데 말이죠"라고 짚었다.

드림시어터는 부산 지역 최초 1500석 이상의 객석을 갖춘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이다. 전국적으로도 1700석 이상의 객석을 보유한 공연장은 서울뿐이다. 개관 이후 2주 간 '라이온킹'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을 찾는 관객 중 45~55%를 부산 관객으로 집계하고 있다. 앞서 대구, 서울 공연 당시 매진으로 이 공연을 보지 못한 대구 또는 수도권 관객이 나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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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킹' ⓒ디즈니
설 대표는 부산, 경남권 관객이 더 봐야 한다고 판단, 1주 공연 연장을 디즈니에게 청했다. 디즈니는 인터내셔널 투어 스케줄이 빠듯함에도 설 대표의 의견에 공감, 어렵게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5월19일 막을 내릴 예정이던 드림시어터 공연이 같은 달 26일까지로 연장됐다.

"'라이온킹'으로 부산권역에서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증대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2001년 '오페라의 유령'으로 수도권에서 뮤지컬 붐업이 일어났고, '캣츠'와 '위키드'로 대구 뮤지컬 팬덤이 확장된 것처럼 말이에요. 빅콘텐츠는 시장을 확장시킵니다. 드림시어터의 중요한 첫번째 역이죠."

이제 클립서비스는 홍보·마케팅은 물론 투자·유통 그리고 공연장 운영까지 맡게 되며 공연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회사가 됐다. "공연장은 공연 유통의 정점, 꼭짓점에 있어요. 유통과 제작을 하면서 하드웨어가 얼마나 중요한 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미 공연장은 많아요. 그런데 프로듀서들이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이 없다고 해요. 그 많은 공연장 중에 제가 원하는 공연장, 날짜를 맞추려면 대관 전쟁을 치러야하는 거죠. 공연장은 특성화, 전문화가 돼야 합니다."

더 좋은 뮤지컬을 공급할 수 있는 공연장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2015년 즈음 뮤지컬 관객 확장속도가 더뎌졌는데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킬러 콘텐츠' 공연은 함부로 할 수 없어요. 브로드웨이 최신작 같은 킬러 콘텐츠를 빨리 볼 수 있는 공연장이 필요한 거죠."
 
해외 유명 공연이 한국에서 공연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20주 이상 공연기간이 지속될수록 관객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만 20주 공연이 가능하면, 문제없다. 하지만 공연장 대관이 치열한 서울 공연시장 여건상 쉽지 않다. 현실적인 대안은 10주 서울 공연, 10주 지역 공연이다. 부산 드림시어터가 그 시장을 형성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것이 설 대표의 바람이다. "단기적으로는 1년에 200회이상 공연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에요. 1주일에 다섯 번 이상 공연해야 가능한 거죠." 이후 연간 350회 공연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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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시어터 ⓒ클립서비스
드림시어터는 부산 남구 문현혁신도시의 문현금융단지 문화복합몰 사업에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1단계 개발에 이은 2단계 사업의 핵심 인프라다. 550억원 투입이 예상됐는데 이를 300억원으로 줄인 설 대표는 이 사이트를 개발하는데 8년가량 걸렸다고 했다. 형인 설도윤 대표가 전국의 문화정책 포럼을 다니면서 지자체에 공연장이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설도윤 대표가 내세운 것은 공동화를 없애자는 것. 문현혁신도시 비즈니스 지구로 주말, 휴일 공동화가 우려됐는데 드림시어터를 주축으로 한 문화 예술, 관광 활성화를 노렸다.

나아가 '아시아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극단 시키가 주도하는 일본은 투어 시장이 좁아요. 한국이 주도를 해서 해외 유명 공연의 투어를 부산에서 먼저 성사시키면, 일본은 물론 중국 관객들이 찾을 수 있죠. 해외 자본의 러브콜도 있었는데 받지 않았습니다. 투자하는 대신 반대급부를 원할 수 있기 때문이죠. 드림시어터의 성공 사례로 지자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요."

'라이온킹'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 이후에도 올해 드림시어터 라이업은 탄탄한 작품들로 채워진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스쿨 오브 락'이 9월, 연말에는 '오페라의 유명' 공연이 예정됐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초연 18년 만에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연한다. 그 동안 블록버스터급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가능한 공연장이 부산에는 없었다.   

하지만 설 대표는 서두르지 않았다. '라이온킹' 이후 3개월 동안 다시 공연장 문을 닫고 기술적, 관객 편의적으로 보완할 것을 점검하기로 했다. "지금은 관객들을 위한 공연장이지만 제작사가 필요로 하는 공연장으로도 만들고 싶어요. 다만 진입장벽은 높이고 싶어요. 좋은 작품을 선별하겠다는 거죠. 뮤지컬만은 하지 않을 겁니다. 다양하게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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