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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의 리뷰]무한감동 또는 남성 역차별···'어벤져스: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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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24 07:00:00  |  수정 2019-05-02 13: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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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서울=뉴시스】 신효령 남정현 기자 = 24일 개봉하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앤터니·조 루소)이 대한민국 극장가를 장악했다. 사전 예매량 200만장을 넘어서며 영화 예매의 역사를 새로 썼다. 23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이 작품은 영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영화 담당 기자 2명이 함께 보고 따로 평했다. 12세 관람가로, 러닝타임은 181분이다.

◇"안 보면 후회할지도···정말 모든 것을 걸었다"(신효령 기자)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고, 더 나아가 타인을 믿는 일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사람 마음처럼 쉽게 변하는 것도 없다. 이미 변해버린 마음은 돌이키기 어렵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만드는 작품이다. 인생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철학적이면서도 경쾌하게 풀어냈다.

제작이 결정된 순간부터 영화는 이미 감독만의 것이 아니었다. 마블 영화 팬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 특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페이즈 3기를 마무리하는 작품인 만큼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앤터니(49)·조(48) 루소 형제 감독은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히어로물의 클리셰를 완벽하게 피해가진 못했지만, 작품성과 오락성을 모두 잡았다. 액션을 기본으로 깔고 코미디와 드라마, 휴머니즘을 적절하게 버무렸다. 스펙터클한 액션과 풍성한 볼거리, 기술적 완성도, 배우들의 호연 등 영화의 흥행성공 요소를 두루 갖췄다. 무엇보다도 절절한 가족애를 내세운 것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가족애는 소중하지만, 흔한 소재인 만큼 모험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루소 형제는 용감하고 영리했다. 가족간의 사랑은 과하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이 축복이라 느껴질 정도로 감동적 수작을 빚어냈다.

히어로영화, 오락영화, 가족드라마 등 온갖 요소가 합쳐져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냈다. 아무리 잘 짜여진 액션 스퀀스여도 계속 이어지면 지루할 수가 있다. 적절한 때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가족애가 그려지고, 눈물이 나올 것 같으면 허를 찌르는 유머가 등장한다. 다시 히어로 액션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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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의 22번째 작품이다. 지금까지 추구해온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이전 시리즈보다 탄탄해진 서사가 압권이다. 악당 '타노스'로 인해 우주 생명체의 반이 사라진 후 어벤져스 멤버들의 활약상을 그린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블랙 위도'(스칼릿 조핸슨),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등 기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활약한 히어로는 물론, 마지막으로 MCU에 합류한 '캡틴 마블'(브리 라슨)까지 수많은 히어로가 등장한다. 이들은 힘을 모아 타노스와 맞서 싸운다.

타노스는 '어벤져스3: 인피니티 워'(2018)에서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모아 우주 생명체 절반을 없앴다. 이로인해 슈퍼 히어로들의 절반이 실종됐으며, 소중한 가족도 잃었다. 히어로들은 각자 처한 상황이 달랐지만, 놀라운 결집력을 보여준다.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되찾고, 시간여행으로 모든 것을 되돌리려고 한다.

히어로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감정이입하게 되고 극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도 꾸밈없이 그려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권력과 돈, 명예 등을 모두 갖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타인을 짓밟고 배신하는 일도 허다하다. 치열한 경쟁 속에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각자도생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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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는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지금 이 때가 인생에서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절이라며, 한 번뿐인 삶을 후회없이 살아야 된다고 말해준다. 어쩌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삶의 진리이다.

이러한 주제의식을 매우 설득력있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54)·제러미 레너(48)·브리 라슨(30) 등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곳이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것은 슈퍼히어로와 타노스만이 아니다. 루소 형제와 배우들도 모든 것을 걸고 열정적으로 임한 게 느껴진다.

마블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은 관객도 이 작품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특히 삶에 지친 사람에게 큰 용기를 줄 것 같다. 과거는 바꿀 수가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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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 부족 아쉬워···좀 더 설명했어야"(남정현 기자)

히어로 영화를 보면서 완벽한 개연성을 바라는 것은 난센스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있음직하게 설정된 캐릭터들과 그럴싸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내용 전개가 없다면 극에 대한 긴장감과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와 반대로 너무 복잡한 내용 설정 또한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실제로 마블의 22편 인피니티 사가(페이즈 1~3를 모두 아우르는 MCU) 각 작품은 이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며 적절하게 개연성 있는 전제와 캐릭터들의 있음직한 서사와 특성, 그러면서도 너무 어렵지 않은 설정이 MCU를 지탱해 준 힘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큰 틀에서 보자면 극의 이해를 위해 중요한 설정을 조금 더 치밀하거나 혹은 조금 더 단순한 서사로 설명하기보다 위트를 통해 어물쩍 넘어가려 하는 시도가 아쉬웠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다소 복잡한 시간여행의 개념이 아쉽다. 시간여행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설정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본 편에서 히어로들은 5년 전 타노스에게 희생당한 우주 인구 절반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다. 다만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이전 영화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다소 복잡한 시간설정이 들어가는데 직관적으로 와닿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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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농담 속에서 '우리의 시간 여행 개념은 백 투 더 퓨처 등 이전 영화에서의 개념과는 달라' 정도로만 이해될 뿐,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3시간이라는 시간적 한계로 좀 더 친절하게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잡함에서 기인한 이해의 부족은 관객들로 하여금 2시간30분 동안 미혹과 궁금증을 지니고 영화를 보도록 해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캡틴 마블'의 어마어마한 위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MCU는 모든 작품들이 세계관을 공유한다. 그만큼 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의 힘과 특징에 대해 납득이 가야 다음 작품에서 그 인물이 다시 등장했을 때 몰입하고 빠져들 수 있다. '캡틴 마블'은 개봉 때부터 온전히 마블 팬들을 설득시키지 못한 캐릭터다. 비프로스트 수준의 빠른 이동과 우주 내 무호흡이 가능하다는 점, 우주선 한 대가 아닌 함대 전체를 단숨에 박살낼 정도의 초강력 위력을 갖춘 점 등은 이전까지 강한 캐릭터였던 토르나 헐크의 위상을 우습게 만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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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이다. 남성만큼, 아니면 남성보다 강력한 여성히어로를 탄생시키겠다는 마블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었다랄까. 갑자기 ‘캡틴마블’편과 달리 짧은 쇼트컷을 하고 나타난 점이 그랬다. 일적인 면에서 평생 성차별에 시달려온 캐럴(캡틴 마블)이 갑자기 히어로로 거듭나고, 여러 남성도 하지 못했던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일을 혼자 감당한다는 설정도 받아들이기 버거웠다. 가장 ‘센캐’, 주인공 급은 늦게 등장하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캡틴마블은 MCU 22편 중 제일 마지막에 갑자기 등장해 전무후무하게 타노스와 맞먹는 힘의 균형을 지닌다. 물론 토르나 비전급의 여성히어로는 왜 없느냐는 반문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자연스럽고 다른 히어로들과의 조화 속에 존재하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와 연관해 타노스 군대와의 전면전 장면에서 여성히어로들만 모여있는 장면도 다소 인위적이다. 극중 스파이더맨이 궁지에 몰렸을 때 캡틴마블이 나타나 그를 보호해주는 모습을 취한다. 그리고 하나둘씩 여성 히어로들이 모여 상대 진영으로 향한다. 트린 트랜 프로듀서, 루소 감독 형제가 언급했듯이 마블 내 성차별을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여성의 역할에 대해 강화하려는 의도는 좋다. 다만 전술한대로 좀 더 자연스럽게 그려졌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일상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간다. 단지 성별의 문제를 떠나 인간이라는 존재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간다. 홀로만 고고할 수는 없다. 남성의 수에 버금가는 숫자와 능력으로 빌런에 대항하는 여성히어로의 존재만으로도 여성의 위력은 이미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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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원천인 인피니티 스톤을 획득하는 과정도 설명이 더 필요하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캡틴 아메리카가 토르의 무기인 묠니르를 드는 장면, 아이언맨이 타노스로부터 인피니티 건틀렛 자체를 빼앗는 장면 등은 다소 갑작스러웠고 설명이 부족했다. 물론 원작에서는 만큼캡틴 아메리카가 후에 묠니르를 들게 되는 신이 있다. 하지만 MCU를 형성하면서 마블의 원작이 각색되고 MCU는 원작과 완전 같지 않은 세계관을 형성했다. 원작에서 나온 설정이었더라도 코믹이 아닌 영화만 보는 관객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했다. 또한 히어로들이 과거로 돌아가 인피니티 스톤을 찾는 과정 속에서 뉴욕으로 돌아간 아이언맨, 앤트맨, 캡틴 아메리카가 스톤을 획득하는 과정도 치밀한 설계보다 다소 위트에 의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호크아이의 어벤져스 합류는 관객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까 염려된다.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일본에서 무차별적 살상을 저지르고 다니던 호크아이가 다시 인류를 위해 어벤져스에 합류한다는 설정은 상식선에서 봤을 때 약간의 거북함이 느껴졌다. 다크히어로는 방법적인 면에서 비도덕적이거나 잔인할 수 있지만 그 의도만큼은 선하기라도 하다. 이에 반해 이번 편에서 호크아이에 대한 설정은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선의를 갖고 다시 활동하거나 개과천선해 새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이전의 과오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의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는 염려가 든다.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마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영화다.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금세 끝나버린다. 다만 2008년 ‘아이언맨’부터 이어져 온 22편의 장대한 규모의 역사를 마무리하는 작품인 만큼 전 편들에 대해 숙지하고 상기하는 준비는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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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newsis.com,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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