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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PD "똑같은 韓게임, 과거 딛고 미래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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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24 18:04:07
"한국 게임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과거 돌아봐야 더 나은 게임 미래 만들 수 있다"
"경험 공유는 다음 세대의 게임 개발을 위한 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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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한국 게임들은 똑같다, 발전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과거가 너무 빨리 유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는 24일 경기 성남시 넥슨 판교사옥 및 일대에서 개막한 '2019년 넥슨개발자콘퍼런스(Nexon DeveloperConference, 이하 NDC)의 기조연설을 맡아 한국 게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했다.

김 PD는 "온라인 게임은 서비스가 중단되면 사라진다. 모바일 게임도 마찬가지로 생명이 짧다. 어느 정도 수익을 내도 서비스를 지속하기 쉽지 않다"면서 "그렇게 한국 게임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PC게임의 역사를 구매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각종 PC게임이 쌓여있는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해당 사진을 소개한 김 PD는 "사진 속 게임들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 성공시켰는지 지금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다"면서 "과거의 한국 게임들은 현재 각각의 점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그 점들을 이어서 미래의 게임으로 이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음 세대의 게임 개발을 위한 토양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내 게임의 개발 히스토리가 공개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사람들이 국내 게임들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고 돌아볼 때 게임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을 주제로 15년 간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의 초기 개발 과정을 돌아보며 당시의 어려움과 대처방법 등을 공유했다. 

"마비노기는 매우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설명한 김 PD는 "아직까지 서비스를 하고 있고 옛날 자료도 많이 남아있다. 게임을 만든 스탭도 많이 근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가 더 유실되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옛날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조연설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PD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30년간 게임업계에 몸 담고 있다. 대학생 때는 패키지 게임을 3년간 개발해 3000장을 판매했지만, 400만원 매출에 그쳤다. 사실상 손해였다. 이후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온라인게임 개발에 뛰어들었고, 2000년 1월1일 넥슨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의 초기 넥슨 시절은 순탄치 않았다. 여러 게임 기획서를 만들어 김정주 넥슨 창업자에게 제출했지만, 신입사원이었던 그에게 기회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았다. 당시 그가 기획했던 게임 중에는 부루마블 온라인, 모험의 바다 등이 있다.

김 PD는 "그때 부루마블 온라인을 만들었다면 (현재 넷마블의 주요 수익창출원 중 하나인 '모두의 마블'처럼) 돈 벌 수 있었을 것이다. 모험의 바다는 지금으로 치면 대항해시대 온라인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김정주 창업자에게) 모두 무시 당했다"면서 솔직한 화법으로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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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과거 힘들었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성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아픔은 '마비노기'라는 15년 장수 인기 게임을 개발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김 PD는 "신입사원이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튀는 기획서를 제안했다. 당시 사람들은 '마비노기가 뭐야? 이름은 튀네'라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마비노기' 프로젝트가 통과됐고, 데브캣 스튜디오가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게 마비노기는 개발되고 서비스 됐지만, 예상치 못한 버그나 자체개발 엔진의 한계, 라이브 문제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오래 손발을 맞춰온 팀워크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며 현재까지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 PD는 "현재 데브캣 스튜디오는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의 마비노기를 현재와 미래로 잇는 게임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과거를 이야기한 것이다. 나는 미래를 위해서 과거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의 기억과 경험을 나누는 것이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데브캣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계승한 MMORPG다. 원작의 캠프파이어, 채집, 아르바이트, 사냥, 연주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간편하고 세련되게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상·하의 조합은 물론 옷을 넣어 입거나 빼서 입을 수 있고, 살을 찌우거나 뺄 수 있는 등 현실감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직업이 정해져 있지 않고 장착하는 무기에 따라 직업이 바뀌는 등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비노기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가 컨셉이다. 데브캣 스튜디오는 원작의 인기를 모바일로 계승해 또 다른 15년을 준비하고 있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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