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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회담 날 한러 안보회의…숨가쁜 동북아 비핵화 외교전

등록 2019.04.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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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안보수장 북러회담 상황 공유…비핵화 해법 논의

푸틴, 북핵 6자회담 제안 가능성…다자안보체제 변화 촉각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러시아 연방 안보회의 서기를 접견하고 있다. 2017.09.04.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연방안보회의(SCR) 서기의 모습. (사진=뉴시스DB). . 2017.09.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외교안보 정책 콘트롤타워의 이번 방한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동북아 외교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이 25일로 예정된 바쁜 상황 속에서 자리를 비우고 한국을 찾았다는 점에서 한러 간 전략적 소통이 얼마나 긴밀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오는 25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연방안보회의(SCR) 서기와 '한러 고위급 안보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한러 고위급 안보회의는 이번이 다섯 번째로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 당시 이뤄진 이후 10개월 만이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정 실장과의 회의 뒤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 예방은 지난 2017년 9월4일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연방안보회의는 러시아 대외정책과 군사정책의 기본 방향을 마련하는 안보 관련 최고 협의체다. 한국과 미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격에 해당한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구(舊) 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 인사로 KGB 후신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장관을 거쳐 2008년 연방안보회의 서기관에 임명됐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러시아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파트루셰프 서기의 이번 방한은 8년 만에 열리게 된 북러 정상회담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북러 정상회담의 성사 배경, 향후 비핵화 해결 방안 등 러시아의 구상에 대한 공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사정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파트루셰프 서기의 방한은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을 한국 측에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 정 실장을 만나 관련 내용을 긴밀히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북러 간 물밑접촉을 통해 정상회담 성사를 타진해 온 상황과 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의제, 향후 비핵화 해법 등에 대해 종합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위급 안보회의를 북러 정상회의 기간과 맞춘 것은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든 회의가 아무 의미 없이 진행되지는 않으리라 생각이 된다"고 답했다.

지난해 이뤄진 정 실장과 파트루셰프 서기의 4차 고위급 안보회의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약 10일 만에 이뤄졌던 점에 비춰볼 때 당시에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한러 간 평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에 대한 답례 성격의 푸틴 대통령의 방한과 한러 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조율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파트루셰프 서기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북러 정상회담 관련 설명 외에 푸틴 대통령의 방한 일정,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한러 정상회담, 9월 동방경제포럼 초청 등 다양한 일정들에 대해 청와대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한러 정상회담 관계로 9월 동방경제포럼에 불참했지만 올해는 참석하는 방향으로 한러 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 당일 한러 안보회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앞선 회의들에 비춰 무게감이 더해진다.

특히 러시아가 현재 남·북·미 3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비핵화 협상을 과거 북핵 6자 회담 틀 안에서 다룰 것을 원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NHK 방송은 이날 러시아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6자 회담 재개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실패를 맛본 북한이 비핵화 해법을 다자안보 체제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터라 이번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남북미 '톱다운' 방식의 정상외교를 추구하는 우리 정부와의 입장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문 대통령이 4차 남북 정상회담→3차 북미 정상회담 순서를 그리고 있는 것과도 차이가 있다.

6자 회담은 남·북·미·중·러·일 차관보급이 수석대표인 실무회담으로 실질적인 합의 이행에 한계가 있다. 2005년 9·19공동성명, 2007년 2·13합의를 도출하고도 정상급 후속 논의 없이 무산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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