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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할 수 있어?" "남자가 왜 못해"…직장성차별 '결혼·출산·육아' 1위

등록 2019.04.29 11: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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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생활사전 직장편 발표

여성 87%·남성 67% "직장내 성차별 경험있다" 밝혀

평가·승진>임금>업무·직무배치 순으로 차별 느낀다

남성· 여성 모두 성평등한 '워라밸' 문화가 가장 필요

"여자가 할 수 있어?" "남자가 왜 못해"…직장성차별 '결혼·출산·육아' 1위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여자가 할 수 있겠어?", "고위직급 여자들은 독해서 된거야", "여직원이 웃고 있어야 일 할 맛이 나지"
"남자가 술 빼는 거 아니야", "남자는 육아휴직 하면 안 돼 그러다 자리 없어져", "남자가 그 정도 일도 못해 내나"

남녀 모두 직장에서 바꾸고 싶은 성차별적 말과 행동으로 '결혼·출산·육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직장에서 흔히 겪는 성차별 말과 행동을 바꿔보자는 시민 참여 캠페인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직장편'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남녀 모두 직장에서 바꾸고 싶은 성차별 말과 행동으로 결혼·출산·육아 관련 내용이 2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태도·성격(15.6%) ▲능력(13.5%) ▲외모(12.3%) ▲커피·다과·정리·청소(10.7%) ▲회식·술자리·분위기(8.5%) ▲호칭·단어(7.9%) ▲힘(5.7%) 등의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아이 때문에 연차를 쓸 때 "여자는 이래서 안 돼", "여성은 결혼을 하면 끝" 등의 말을 듣기 싫다고 지적했다. 2위로 "이런 건 여자가 해야지" 등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태도·성격(15.2%)'이 뒤를 이었다. 3위는 '외모(13.3%)'로 화장, 옷차림, 몸매와 관련된 칭찬 또는 잔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직장 문화를 꼬집었다.

4위는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여자치고는 잘하네", "독해서 승진한거다" 등의 '능력(12.6%)'이, 5위는 '커피·다과·정리·청소(12.2%)'로 회사에서도 여성에게 다과준비, 청소 관련 일을 강요하는 상황이 꼽혔다.

남성이 경험하는 성차별 말과 행동 주제 1위도 역시 '결혼, 출산, 육아(22.5%)'였다.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등 남성이라서 육아를 위한 휴직 또는 탄력근무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 결혼과 육아 관련 차별 언어 등이 꼽혔다.

2위는 "남자가 그것도 못 해" 등 남자라서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능력(18.0%)', 3위는 "남자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등 남성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적 '태도·성격(17.6%)' 관련 내용이었다.
"여자가 할 수 있어?" "남자가 왜 못해"…직장성차별 '결혼·출산·육아' 1위

4위는 '힘(14.3%)' 쓰는 일 관련 말과 행동, 5위는 '호칭·단어(9.8%)' 관련된 지적이 이어졌다.

'직장에서 성차별적인 말을 듣거나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참여자의 83%(1002명)가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약 87%(858명)가, 남성의 67%(144명)가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견을 제안한 1205명 중 여성은 82%, 남성은 18%를 차지했다. 20·30·40대가 94%였다. 근무형태별로는 ▲정규직 65% ▲비정규직 26%, 직장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17% ▲100~299인 16% ▲ 30~99명 18% ▲30인 미만이 44%였다.

직장 내 성차별을 경험한 응답자들은 성차별이 심하다고 느낀 점으로 '평가·승진(27.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임금(21.8%)', '업무(직무)배치(18.2%)', '가족친화제도이용(14%)', '채용과정(13.1%)'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직장에서 경험하는 성평등 사례도 제시했다. 전체 응답 1221건(복수응답) 중 유연근무 제도·정시퇴근(11.3%)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직장 문화가 약 42%로 가장 많았다. 출산·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문화(30.3%), 화장·몸매·옷차림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 문화(14.8%) 등도 성평등 사례로 제시됐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성평등 노동시대, 직장 내 성차별적 말과 행동에 대해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점검해 볼 시점"이라며 "남성과 여성 모두 차별 없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누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말과 행동을 할 때 모두가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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