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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5·18 광주, 기억과 망각 사이···다큐멘터리 영화 '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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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4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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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군'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한다. 하지만 한국인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저항의 결과다.

1980년 5월, 쿠데타를 일으킨 군대는 독재를 반대하는 광주 시민들에게 총을 겨눴다. 이에 맞선 시민들은 총을 들어 저항했다. 오늘날 이를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부른다. 1995년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전에는 광주항쟁, 광주학살, 광주사태, 광주민중봉기 등으로 불렸다. 이들 명칭에는 사회 안정을 위해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겼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시민군을 처음으로 조명했다. '박하사탕'(감독 이창동·1999),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2007), '택시운전사'(감독 장훈·2017) 등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와 결이 조금 다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되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주입하지 않았다. 당시의 상황이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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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평론가 지만원(77)씨는 광주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하며 일명 '광수'라고 부른다. 번호를 붙여 '제2광수' '제3광수' 등으로 명명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광주 시민군의 얼굴 윤곽 포인트를 짚어 붉은 선과 점으로 연결한다. 5·18에 대해 지씨는 "북한군 600명이 와서 저지른 폭동"이라고 주장한다.

2015년, 광주시민들은 자신들의 얼굴이 붉은 점과 선으로 난도질된 사진을 마주한다. 지씨에 의해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된 광주 시민들은 "그날의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그날의 진실이 왜곡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소회를 전한다.

 수많은 사람과의 인터뷰와 오래된 자료들이 촘촘히 엮이면서 영화는 진실에 다가선다. 극단적인 선악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 광주시민들의 증언과 함께 지씨의 주장을 실었다. 5·18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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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린 미'(2014) '우리는 없는 것처럼'(2016) 등을 연출한 강상우(36)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심층 취재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개개인의 삶을 조명했다.

비극으로 뭉쳐진 원경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 살육의 현장에 존재한 수많은 김군들을 개별적으로 클로즈업했다. 5·18 당시 중앙일보 사진기자 이창성씨는 김군의 사진을 찍었다. 영화 곳곳에 그가 기록한 시민군 사진이 등장한다.

강 감독은 "영화가 5·18의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건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만큼 젊은 관객들도 공감할 것 같다. 관객들이 39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광주의 진실을 대면하게 하고 싶었다. 울분과 비극보다는 파헤치고 싶은 미스터리로 그날의 진실을 소환하고 싶었다"고 했다.

시대의 아픔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다. 심지어 목숨을 빼앗아가기도 한다. 광주 시민들에게는 잊고 싶은데 잊히지 않는 기억을 돌아보게 하고, 일반 관객에게는 꼭 기억해야 하는데 잊어버리고 사는 일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23일 개봉, 85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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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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