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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부 농민, 대중무역전쟁으로 "트럼프 트윗이 공포"

등록 2019.05.15 07: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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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발표 뒤 대두가격 "10년래 최저"로 하락

미국 농업부문 30년만의 타격, 도산위기설도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상품에 최고 25%까지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모습을 보이며 내달 일본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2019.05.1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상품에 최고 25%까지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모습을 보이며 내달 일본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2019.05.14.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치열한 관세 전쟁으로 이끌고 가면서 미국의 곡창지대인 중서부 농민과 농기업들이 거의 공포에 떨고 있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14일 보도했다. 

미네소타, 노스 다코타와 사우스 다코타 등 중서부 농업지대에서는 매 시간 곡물시장의 가격표를 주시하면서 대통령의 또 다른 트위터 글이 발표될 때마다 긴장과 불안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네소타주 휘튼의 농장주 제이미 베이어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 중국 관세부과를 말하기 시작했을 때 중서부 대두 농장주들은 중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콩이 무역전쟁의 무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이 가족은 양국간 무역전쟁이 미국의 농촌지역을 강타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초조하게 매 시간 곡물시장의 거래 가격을 체크하느라 바쁘다.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또 시장 가격을 떨어뜨리지나 않는지, 쉴 새 없이 스마트 폰으로 뉴스와 거래소 가격을 확인하느라 곡물 재배에 집중하기조차 어렵다"고 베이어는 호소했다.  이 가족은 미네소타와 사우스 다코타주에 무려 3500에이커의 농지를 경영하고 있는데  이번 대 중 무역전쟁으로 약 23만달러 (2억 7313만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요즘은 농업인들에게는 "공포의 시대 비슷한" 시기여서,  농부들의 이런 걱정은 농지 임대기업 등 관련 업종에도 퍼져나가고 있다.  한 경제 분석가는 미국의 농업 부문이 30년만에 최악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주 초 대두 가격은 10년만에 최저로 폭락했다. 이는 지난 주 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 2000억달러어치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고,  중국이 13일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응수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이어서 미국 정부는 앞으로 중국 상품 3000억달러에 대해 추가 관세인상 가능성을 발표했고,  중국은 14일 또 "끝까지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무역전쟁은 지난 해 여름부터 이미 미국 농민들에게 큰 해를 입혔다.  연방정부가 연말까지 약 110억 달러의 농업피해 보상금을 분배했지만 형편은 나아진 게 없다고 이들은 말한다.

농부들의 개인 소득도 2019년 1분기에 118억 달러나 줄어들었다고 미국 상무부도 밝혔다.  캔사스시티 소재 연방준비 은행 지점도 이에 대해서, 앞으로 2분기 역시 비슷한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RSM수석 경제분석가 조셉 부루수엘라는 "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국내 경제의 피해가 어느 부문 보다도 확실히 드러나는 곳이 바로 농업부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지금의 정책 방향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미국의 농업은 1980년대 말 농업위기 시대,  대규모의 농장 파산 사태로 도산과 합병이 만연했을 때 이후 최악의 불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1980년대의 농가부채 위기 당시에는 고율의 이자 부담과 하락하는 농지 가격으로 수많은 농장과 농가들이 압류를 당하면서 파산했다.  지금이 그 때보다 그래도 다른  점은 농지와 농장의 자산 가치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 뿐이라고 미네소타주 레이크 크리스탈에 소재한 민스타 은행의 농업경영전문 분석가 켄트 시에스 부행장은 말했다.

하지만 곡물가 하락을 상쇄할 운영비 부족은 큰 문제이다.  무역 전쟁이 시작된 시점이 일부 지역에서 몇 해동안 흉작이 계속된 뒤여서,  대부분 농가들은 올 봄 파종기까지는 연방정부 보상금과 지원금으로 무사히 파종을 마쳤지만  올 해 추가 지원이 없다면 가을 수확기에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추가 지원을 계획중이라고 밝혔고 상원 농업세출위원회도 150억달러의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농민들의 불안감은 커져 가고 있다.  대두 뿐 아니라 옥수수를 비롯한 다른 곡물,  축산과 농기계 원료인 강철 제강업 등 점점 더 넓은 농업관련 품목과 범위로 무역전쟁의 추가 피해가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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