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인터뷰

[인터뷰]전태풍 "FA 규정 제대로 안 알려줘, 상처 받았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9-05-15 12:01:59
7시즌동안 KCC 유니폼 입고 뛰었지만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계약 불가 통보
선수생활 의지 충만 "필요로 하는 팀, 어디든 간다"

associate_pic
【전주=뉴시스】김얼 기자= 2018-2019 KBL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가 14일 전북 전주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실시된 가운데 KCC 전태풍 선수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19.02.14.pmkeul@newsis.com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코칭스태프가 내가 있으면 불편해한대요. FA 규정도 나중에 알았어요. 마음에 상처 입었어요."

프로농구 전주 KCC와 자유계약(FA) 협상에 결렬 서명을 한 전태풍(39)의 목소리에서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전태풍은 15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경기도 용인에 있는 KCC 구단 사무실에서 FA 협상 결렬 확인서에 사인을 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KCC가 나에게 코치 얘기나 돈 얘기를 하지 않아 그냥 여기까지 하자고 얘기했다'고 적은 사진을 올렸다. 협상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일었음을 짐작케하는 글이다.

 2009년 혼혈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KCC에 입단해 3시즌을 뛰었고 고양 오리온, 부산 KT를 거쳐 2015년 5월 KCC로 복귀한 후 다시 4시즌을 뛰었다.

KBL에서 395경기에 출전해 11.2점 4.2어시스트 2.5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한 베테랑이 한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팀이 KCC다. 이번 시즌 중에는 플레잉코치로 보직을 변경해 팀의 약진에 공헌했다.

 "2주 전 최형길 단장님이랑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사무실에 갔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단장님이 '태풍아 할말 있어?'라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더 정확히 이야기 듣고 싶다'고 했더니 단장님이 '너 더 뛸 생각 있느냐'고 물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전태풍은 "'코치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단장님이 '코칭스태프가 너 있으면 불편해한다. 그래서 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아서 여기까지만 이야기하자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ssociate_pic
전태풍 인스타그램
원소속 구단과 FA 계약이 결렬되면 다른 팀과의 조기 협상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번 이적 시장에서 몇몇 팀이 조기에 협상 결렬을 발표하는 경우가 있었다. 선수들이 다른 팀을 보다 빨리 찾을 수 있도록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다.

그러나 KCC는 전태풍에게 FA 계약이 결렬된 후 이 규정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지 않아 혼란을 키웠다.전태풍은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했을때 KBL 측에 바로 'FA가 결렬됐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어봤다. KBL 쪽에서 '서류를 빨리 보내면 다른 팀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날짜가 5월 1일이었다"고 기억했다."KCC 쪽에 전화해서 서류를 빨리 받으면 다른 팀에 갈 수 있다고 했더니, 단장님이랑 구단 관계자들이 '규정이 그게 아니다'라고 했다. '15일에 끝나면 다 합쳐서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면서 "KCC와 7년 동안 좋은 관계를 맺었으니 그 말을 믿었다"고 한다.

전태풍은 이것이 잘못된 정보였다는 것을 다른 선수를 통해 알았다. "우리 팀 다른 선수가 나한테 '다른 팀에서 혹시 오퍼 왔느냐'고 물었다. 내가 '15일에 끝나는데 어떻게 오퍼가 오느냐'고 하자, 그 선수는 빨리 결렬하면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기사도 보여줬다"고 했다.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마음이 아팠다. 마치 가시에 찔린 것 같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루머도 그를 괴롭혔다. 재계약 과정에서 1억2000만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2018~2019시즌 전태풍의 연봉은 1억5000만원이다.

 전태풍은 "사실 무근"이라면서 펄쩍 뛰었다. "나는 미팅 때 돈 이야기 한 번도 안 했다. 그런데 구단 내에서 '전태풍이 1억2000만원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이날 사인을 위해 구단을 찾았을 때도 구단 관계자가 "금액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거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내가 대체 뭐라고 답을 해야하느냐"며 헛웃음을 지었다.

 "KCC에서 7시즌 동안 뛰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런데 구단은 그런 리스펙트를 전혀 안 해줬다"는 섭섭함을 토로했다.

전태풍은 자유의 몸이 됐다. 이제 다른 구단과 자유로이 협상할 수 있다. 금액은 상관없다. 선수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만 안고 FA 시장으로 뛰어든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동원 기자 =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원주동부와 전주KCC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KCC 선수들이 우승그물망을 자르고 있다. 전태풍이 우승 그물망을 자르고 있다. 2011년 4월26일

 dwlee@newsis.com

전태풍은 "KCC와 이렇게 헤어지고보니 더 현역으로 남고 싶은 생각이 든다. 팀이 원한다면 백업이든 뭐든, 10분이든 15분이든 다 좋다. 계약기간도 상관없다"면서 "그냥 전태풍을 필요로 하는 팀으로 가고 싶다. 기술과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면 어디든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다.

 "KCC에서 마지막 두 시즌은 솔직히 버린 것 같다. 경기도 많이 못 나왔고 아쉬운 점이 많다. 그런데도 마지막에 이렇게 '코치진이 불편해한다'고 하니 괜히 그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내가 한국말을 더 잘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라고 자책하면서 "하지만 그렇기에 규정에 대해서 더 상세하게 설명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한국의 '정'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재차 서운한 기색을 내비쳤다.

한편 KCC 측은 이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류재융 KCC 홍보팀장은 "(단장과 전태풍이 이야기하는) 자리에 있지 않아서 확실히 알 수는 없다"면서도 "공식적으로 어떤 합의가 나와야 하는데 SNS를 통해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리스펙트와 재계약은 다른 문제"라면서 "선수가 재계약을 원했지만 안 되어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리스펙트는 그 다음에 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miggy@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헤드라인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