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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젊은 리더십 부상...공통 1차 해결과제는 '상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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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5 12:00:00  |  수정 2019-05-15 16:44:21
경영권 문제 없을 땐 상속 지분 매각 통해 稅납부 택하지만
안정적 경영권 확보 위해선 상속 지분 매각하긴 쉽지 않아

구광모 회장 자회사 매각 통해 9215억원 상속세 1차분 마련
박정원 회장, 이미 ㈜두산 6.4% 보유한 '최대주주'로 다소 여유
조원태 회장, 가족간 불화설 속 상속세 재원 마련 방식도 숙제

과거 쓰리세븐·농우바이오 등 세부담에 경영권 포기 사례도
"상속·증여세 과다로 기업 위축" vs "소유·경영 분리를" 의견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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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구광모(왼쪽부터)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LG그룹 구광모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15일 동일인에 지정되면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그룹 총수로 등극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대기업 집단을 규정하고 시장지배력 남용,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하는 기준이 된다. 동일인을 기준으로 친족, 비영리법인, 계열사, 임원 등 동일인 관련자의 범위를 결정한다. 기업집단 소속회사 범위도 동일인 범위를 기준으로 확정한다.  

동일인의 경우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정 등에 이어 올해도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 걸쳐 그룹 총수의 별세나 경영 퇴진 등의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박용곤 전 두산 회장과 조양호 전 한진 회장은 각각 올해 3월과 4월에 타계했다. 

실질적 그룹 지배권을 쥐게 된 이들 젊은 총수들은 기업경영에 앞서 '상속세' 해결을 통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하는가에 집중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별세한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으려고 자회사를 팔아 9215억원의 상속세 1차분을 마련했고 ㈜LG 주식의 49.9%를 용산세무서 등에 담보로 내놓았다. 상대적으로 오랜기간 경영 승계를 위해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고,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없었기 때문에 역대 최고 상속세에도 불구하고 납부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박정원 두산 회장도 ㈜두산의 지분 6.4%를 보유한 최대주주 상태로 이미 2016년 3월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아 지분 상속과 관련해선 여유롭다. 박 회장은 두산의 등기임원으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함께 경영관리를 총괄하다 박용만 회장으로부터 그룹 회장을 승계해 오너4세 경영시대를 열게됐다.

다만 갑작스레 지난 4월 조양호 전 회장이 타계한 한진그룹은 아직 상속세 납부와 관련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아들 조원태 회장이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7.84%(경영권 프리미엄(최대주주 할증평가) 포함 약 4000억원)을 모두 물려 받으려면 세율 50%로 단순 계산해도 상속세는 2000억원에 달한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2.34%에 불과한데, 경영권을 위협하는 행동주의 펀드 KCGI(강성부펀드)는 최근 한진칼 지분을 14.98%까지 늘리고 있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한진칼 지분을 제외한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대한항공 지분매각을 통해 약 750억원의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한진 등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의 자산매각 등을 통해 배당여력 및 배당금 확대 ▲연부연납신청을 통해 최대 5년 간 상속세 분할납부 신청 ▲보유 및 상속지분의 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간 갈등설 등 3남매 간의 지분정리 및 계열분리 가능성 속에서 상속세 재원마련에 대한 의견 합치에도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과거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나 재원 부족으로 창업주 후손들이 기업 경영을 포기한 사례도 상당하다.

◇갑작스런 상속세 부담에 경영권 포기 사례도

상속세액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 최장 5년 동안 6번에 걸쳐 연부연납이 가능하지만 창업주나 총수의 갑작스런 유고에 따른 세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던 기업들도 상당수다.

점유율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손톱깎이 업체 '쓰리세븐(777)'은 지난 2008년 창업주 김형규 회장이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며 유족들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유족들은 회사를 찾아오긴 했지만 신성장동력을 확보를 위해 인수했던 바이오 분야 자회사는 끝내 찾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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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종자기술을 보유했던 농우바이오 역시 창업주 고희선 회장이 지난 2013년 세상을 떠나면서 유족들은 1000억원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이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지난해엔 국내 최대 콘돔제조사 '유니더스'도 상속세 부담에 창업주 2세는 경영권을 200억원에 매각했다.

◇경영권 문제 없을땐 상속·증여된 지분매각 통해 세금 납부

상속·증여세 부담 발생시 향후 경영권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상속·증여된 지분 매각을 통해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재계 29위 OCI도 지난 2017년 이수영 회장이 급작스레 별세한 후 장남 이우현 사장에게 1000억원 안팎의 상속세 부담이 발생했다. 이 사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철강업계 3위 세아그룹도 지난 2013년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승계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자녀들이 거액의 상속세를 분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오너 3세들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세아그룹은 세아홀딩스, 세아제강 등 사촌경영 체제를 띄게 됐다.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2006년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 주식 147만4571주 전량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 두 사람이 받은 주식의 시가총액은 6872억원 규모였으며 납부한 증여세는 3400억원에 달했다.

◇"과도한 상속·증여세, 기업 위축" VS "소유-경영 분리해야"

재계에선 과도한 상속·증여세가 기업 성장을 위축시키고 기업가의 의욕을 꺾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기업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분율이 낮아져 경영권 승계가 어려우며, 재산가의 편법 증여 사례도 과도한 상속세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면, 소유와 경영 분리에 따라 전문경영인이 기업경영을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자녀에게 기업 경영권을 세습하기 위해 세금을 축소·폐지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들이 비정상적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란 국민정서가 작용한 결과로 상속·증여세율(50%)은 OECD국가 평균(26%)의 2배에 달한다"면서 "최대주주 할증 세율 65%를 감안하면 일본의 55%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네덜란드, 중국 등 상속세가 없는 나라도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선 '징벌적 과세' 차원의 과도한 상속세로 대주주의 지분 감소에 따른 경영권 우려 등 경영 장애요인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3대쯤 내려가면 땀흘려 일으킨 기업을 국가에 헌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세계적인 상속세 축소 움직임에 맞지 않을뿐더러 기업가 정신 고취, 기업의 존속성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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