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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기 신도시, 정말 철회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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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5 17: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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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몇 해전, '3포 세대'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세대를 일컫는 자조적인 말이었다. 이 단어의 배경엔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 등 사회·경제현상과 함께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대한 절망감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최근 1~2년새 서울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집값에 '미친 집값'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였다. 일부 세력들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리는 사이 서민과 청년층의 내집마련의 벽은 점점 높아져 갔다. 그렇게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 계획을 완성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에 이어 지난 7일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을 추가해 3기 신도시의 퍼즐을 모두 맞췄다. 각 330만㎡ 이상 5개 신도시 총 3274㎡, 17만3000호를 포함해 서울권과 경기권 86곳에 3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중·소택지는 내년부터, 신도시는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그런데 3기 신도시를 둘러싸고 해당 지역 주민과 인근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국토부가 왕숙·계양·교산 지구 주민을 상대로 마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잇따라 연기 또는 파행됐고 일산·파주·검단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철회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물론 이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땅을 강제수용 당해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거나 인근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집값하락은 불보듯 뻔하다. 미분양관리지역인 검단신도시는 공급 과잉 문제가 있고 이제 막 조성하기 시작한 2기 신도시 파주운정은 일찍부터 김이 빠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건 지역 이기주의라는 시각 때문이다. '집값이 오를땐 가만히 있다가 집값이 떨어질 것 같으니 반발한다'는 비판이 나온는 이유다. 당사자들은 억울하겠지만 집값 안정화를 위한 주택 공급이라는 공공성과 기존 지역 집값 하락에 대한 반발을 비교했을 때 이미 피로감이 지친 국민들은 전자를 지지할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직후 주택시장 안정화를 명목으로 청약·대출·세제제도를 손보는 등 몇차례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다 지난해 9.13 대책 발표이후 겨우 널뛰던 집값을 잡아가고 있다. 주택공급 확대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지방 미분양지역 공급은 조절해야겠지만 집값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라는 큰 그림을 갖고 나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3기 신도시와 인근 기존 신도시 주민들이 대중적인 지지를 받으려면 "3기 신도시 계획을 철회하라"는 막무가내식 주장보다 실질적으로 이익을 보전할 수 있는 요구를 해야 한다. 강제수용 토지의 적정 보상이나 기존 신도시의 자족기능 및 교통망 확충 등의 주장은 그런 면에서 타당해 보인다.

정부에도 당부하고 싶다. 정책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성공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당사자들과 충분히 소통해 적절한 해법을 찾아내고 이를 실행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처럼 집값 안정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모아지고 있는 이때 어렵게 맞은 호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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