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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 기엔 케라스 "진은숙·박찬욱과 함께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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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6 15:11:23
프랑스 첼리스트
'앙상블 레조난츠'와 24일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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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기엔 케라스 ⓒLG아트센터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모든 종류의 레퍼토리, 단체들과 연주를 하나의 큰 음악세계로 본다. 분리할 수 없다!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마치 독주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하나로 결합하는 걸 좋아한다."

프랑스의 장 기엔 케라스(42)는 '팔방미인 첼리스트'로 통한다. 솔로에서 실내악까지, 그리고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전방위 연주자로 세계무대를 누빈다. 다재다능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그는 e-메일 인터뷰에서 "나의 세대는 스페셜리스트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첫 세대일 것"이라고 여겼다.

 프랑스 현대음악 단체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에서 그가 과거 활동한 고전음악 단체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로 돌아가 옛 동기들을 다시 만났을 때 어느 누구도 '이 친구는 돌아와서 뭘 하는 거지?'라며 궁금해 하지 않은 이유다. "현대음악에 집중했다고 해서 나를 다르게 보지 않았던 거다. 그보다 15년 전이었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여러 차례 내한한 케라스가 자신과 10년 간 호흡을 맞춰 온 독일 함부르크의 '앙상블 레조난츠'와 한국 팬을 다시 만난다. 24일 오후 8시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케라스는 2010년 LG아트센터에서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와 듀오 연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2013년과 2105년 무반주 솔로, 2013년 로테르담 필하모닉 협연, 2017년 파우스트 멜니코프 케라스 트리오의 실내악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앙상블 레조난츠는 1994년 창단했다. 정통 클래식은 물론 현대음악, 록 뮤지션, DJ와 협업한다. 함부르크의 새로운 클래식 명소 엘프필하모니 체임버홀의 상주단체다. 상임 지휘자나 예술감독을 별도로 두지 않는 앙상블 레조난츠는 2010년 케라스를 상주 아티스트로 초빙, 2013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앙상블 레조난츠에 한눈에 반했었다. 모든 게 잘 맞았다! 이 궁합은 첫 만남 이후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들로 이어졌다. 그들의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음악은 수평적인 그들의 운영방식에서 비롯된다. 연주자들이 모두 예술적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어쩌면 다른 오케스트라에서는 이것이 혼돈으로 이어질 지 모르겠지만, 바로 여기에 앙상블 레조난츠가 음악에 생기를 불어넣는 보기 드문, 신비한 비결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앙상블 레조난츠와 연주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점은 "오케스트라 연주라기보다는 확장된 실내악에 더욱 가깝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개개의 연주자들이 음악에 흠뻑 빠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열정적인 연주를 하는 것은 특별한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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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스와 앙상블 레조난츠 파트너십의 결실은 작년 카를 필리프 엠마누엘(C P E) 바흐(1714~1788)의 음악으로 탄생했다. C P E 바흐는 J S 바흐(1685~1750)의 차남이자 18세기 고전주의를 연 음악가다. C P E 바흐의 '함부르크' 교향곡과 첼로 협주곡 2곡을 담은 음반은 현대악기로 연주하지만 시대악기 연주법을 적용한 '절충주의' 연주로 호평을 들었다. 작년 프랑스 황금디아파종상에서 '올해의 베스트 협주곡 음반'으로도 뽑혔다.

이번 내한에서는 이 음반의 수록곡인 C P E 바흐의 첼로 협주곡 A단조를 비롯, 케라스가 10여년 전에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하이든(1732~1809)의 첼로 협주곡 1번, 케라스와 앙상블 레조난츠 조합에서 빠질 수 없는 베른트 알로이스 치머만(1918~1970)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 포함된다.

케라스는 다양한 음악에 몰두해 왔다. "특별히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나의 직관을 따라 흘러가는대로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특정한 때에 하고 싶던 것을 하면서 경력이 쌓였지만, 그동안 만난 뛰어난 동료들도 영향을 줬다. 피에르 불레즈, 타베타 치머만, 이자벨 파우스트, 알렉상드르 타로, 안너 빌스마, 알렉신더 멜니코프, 야닉 네제세갱, 필립 헤레베헤 등이다."

1983년 프랑스 포르칼키에에서 가족과 시작한 음악제 '오트 프로방스의 음악적 조우'(Rencontres Musicales de Haute-Provence) 예술감독도 맡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음악제의 지속성에 대해서 관심을 쏟고 있는 중이다.

"형과 학생 시절에 프랑스 남부에서 축제를 시작했다. 벌써 35년도 넘었다! 페스티벌의 지속적인 성공은 경제적인 보상도 없이 기꺼이 시간을 내어준 대단히 너그러운 사람들과 더불어 뛰어나고 아름다운 공연장, 매년 찾아오는 충성심 강한 관객들 덕이다. 한국에도 음악 페스티벌이 많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모든 페스티벌들이 성공적으로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한국 청중은 어떤 종류의 레퍼토리에든 열려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예술가 2인을 특기했다. 진은숙(58) 전 서울시향 상임작곡가와 박찬욱(56) 영화감독이다.

"진은숙은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작곡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박찬욱 감독은 그의 강렬한 영화세계에 매료됐다. 언젠가 그와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물론 놀라운 한국 음악가들이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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