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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재벌3세의 대마흡연,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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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7 16:42:15  |  수정 2019-05-17 17: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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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대마도 마약이냐? 그냥 담배 같은 풀떼기 아님?"

SK그룹 3세 최영근(32·구속기소)씨와 현대가(家) 3세 정모(29·구속기소)씨의 대마 상습 구매·흡연 혐의 보도(뉴시스 4월1일)가 나간 이후 이런 식의 댓글들이 상당수 달렸다. 대마는 필로폰 등 다른 마약에 비해 환각성이 약하고, 외국에선 합법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큰 죄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마를 합법화 시키세요. 한국보다 잘사는 나라들이 합법화했고 사회, 경제도 다 잘 돌아가는데 무슨", "대마는 애매함. 다른 마약류와 같이 보기는", "솔직히 대마는 허용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의견을 밝히며 이들 재벌가 출신 마약사범들을 두둔했다.

대마에 대한 이런 시선이 처음은 아니다. 대마는 환각성이 다른 마약에 비해 낮은 편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와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의료용이 아닌 '여가용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재벌가 자제들의 일탈에 대해선 좀 더 날카로운 잣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악법도 법이라는 진부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단순히 '대마'보다는 '재벌가 자제'에, '재벌가 자제가 대마에 손을 댔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부유한 할아버지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던, 소위 '금수저'로 불리는 이들이다. 많은 청년들이 취업 문제로 힘들어할 때 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가문의 회사'에 들어갔다. 정씨의 경우 20대에 상무라는 직함을 달기까지 했다.

재벌가 자제들에게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재벌 가문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 구성원만의 노력이 있었던 게 아니다. 많은 국민들의 소비와 희생이 뒷받침 돼 있다. 우리나라처럼 과거 몇 차례의 경제개발계획 체제를 통해 고도성장을 이룬 경우는 더욱 그렇다. 많은 해외 대기업 구성원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보편화된 덕목이기도 하다.

재벌에 대한 이런 교과서적인 전제가 있음에도 이들은 현행법을 무시하듯 어겼다. 이들의 대마 혐의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힘 있는 집안에 돈만 많으면 법이 어떻게 돼 있든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된다는 모습을 종종 보이는 재벌가의 잘못된 행태 중 하나라는 점에 비중을 두고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마를 두둔한 일부 네티즌들과 달리, 많은 네티즌들은 이런 책임을 외면한 재벌가 자제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최씨와 정씨에 대해 이런 생각을 남겼다.

"젊은 나이에, 좋은 집안에 태어나서 본보기는 못될 망정 왜 자신을 망가뜨리는지 이해불가."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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